일상의 기록들/향교와 뿌리

창원향교 홍살문의 위기

천부인권 2011. 6. 27. 10:36

 

 

 

 

창원향교 홍살문의 위기

 

홍살문(紅살門)은 능(陵), 원(園), 묘(廟), 대궐, 관아(官衙) 그리고 충효절열(忠孝節烈)의 정려각(旌閭閣)이 있는 마을 입구 정면에 세우는 붉은 칠을 한 문(門)으로 둥근기둥 두 개를 세우고 지붕 없이 붉은 살을 세운 문으로 이 문을 출입하는 사람들은 이곳에 경의를 표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창원향교(소답동 432-2)는 훌륭한 유학자를 제사하고 지방민의 유학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나라에서 지은 교육기관으로 고려 충렬왕 2년(1276)에 세웠다고 전해지나, 확실한 근거는 없고, 처음엔 소답동에 창건되었다가 1705년 2월에 부사 신명식(申命式)과 도감(都監) 박태윤(朴泰潤)에 의하여  지금의 마산회원구 합성동 내상리의 청룡사(靑龍寺) 아래로 이건하였는데 그 곳 옥봉(玉峯) 아래의 지세가 풍수의 논리에 의하면 '숭무(崇武)의 땅이지, 숭문(崇文)의 땅이 못 된다'고 하여 1749년에 부사 이윤덕(李潤德)에 의해 태을산(太乙山) 아래의 현 위치로 옮겼으며, 1761년 부사 임익창(任益昌)에 의해 풍화루(風化樓)가 창건되었고, 향교 입구에 '부사 이윤덕 이교불망비(府使李潤德移校不忘碑)'와 '부사 임익창 풍화루창건비(府使任益昌風化樓剏建碑)'가 각기 세워져 있습니다. 경내에는 뒤쪽에 제사를 지내는 공간으로 대성전과 동·서무가 있고, 학업의 공간인 명륜당과 유생들이 기거하던 동·서재, 풍화루가 앞쪽에 배치되어 있는 전형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135호인 창원향교대성전(昌原鄕校大成殿)은 앞면 3칸·옆면 4칸의 규모로 지붕 옆모습이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으로 건설 되었습니다. 이곳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한 중국 5현을 모시고 있는 곳입니다. 창원향교대성전(昌原鄕校大成殿)은 오랜 세월 동안 민족의 정신을 담아오면서 선인들의 문화 활동에 의하여 창조된 가치가 뛰어난 건물로 경상남도 문화재보호조례 ‘제44조(건설공사 시 문화재 보호)’에 의해 보호되는 곳입니다.

 

 

 

 

2011년 5월에 창원향교의 입구인 홍살문과 소방도로를 두고 정면으로 마주한  대한예수교 장로회 소속의 ‘새샘교회’가 건물을 수리하면서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 십자가를 세우려 하였습니다. 이를 알게된 창원향교가 ‘새샘교회’ 측에 강력히 항의하자 십자가를 높이 세우는 일은 일단락되었지만 언제 다시 세우려 할지는 ‘새샘교회’만이 알고 있는 일입니다.

 

‘경상남도 문화재보호조례’에 의하면 문화재보호구역의 개발은 문화재 외곽경계지점에서 200미터 이내의 지역으로 하되 “건축물 또는 시설물의 용도, 규모, 높이, 모양, 재질, 색상 등이 문화재와 조화되는지의 여부,” “경관 및 조망의 훼손 여부,” “고도경관 또는 역사·문화·자연 환경 저해 여부” 등을 검토하여 저촉이 되지 않는 경우 건물의 허가가 가능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새샘교회’가 십자가를 높이 세우려는 것은 문화재보호조례를 위반하는 위법행위입니다. 오히려 ‘새샘교회’가 역사적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창원향교’의 정면에 있을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여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일조를 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