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전통5일장과 재래시장

하동시장에서의 소소한 재미

천부인권 2012. 9. 8. 21:48

 

 

 

경남정보사회연구소에서 "공감! 경남오일장의 맛과 멋"이라는 이름으로 경남의 전통재래시장 탐방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하동장을 찾는다하여 2일날 따라 나섰다.
하동장은 이미 상설장으로 변했지만 2일과 7일에 서는 전통 오일장이 함께 열리는 시장이라 전통재래시장이 서는 날이면 장의 규모가 보통 상설장일 때 보다 크게 선다고 한다. 광양제철소가 들어서기 전에는 섬인 광양에서 배편으로 하동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장사꾼도 엄청나게 많았으나 지금은 광양이 더 발전하여 하동 사람들이 오히려 광양으로 시장을 보러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광양이 개발되기 전에는 지리산에서 생산된 나물과 약초 등이 하동장으로 모이고, 광양만에서 생산되는 미역과 파래 등 해삼물이 이곳으로 모여 육지와 바다의 모든 생산물이 풍부했으나 지금은 상권이 많이 줄었다고 상인들은 말하고 있다.
하동군 공설시장으로 불리는 이 시장은 1951년 광평시장, 해량동시장(3, 8)을 중앙동시장으로 통합하고 2. 7일 장으로 변경하였다. 1965년 하동군 읍내리 249번지일대의 면적 13,677m²를 목조함석으로 신축했다. 점포수는 457개로 일반점포가 371개, 어시장 47개, 노점상 60여 명 으로 이 시장은 근거로 일하는 종사자가 221명이나 된다.

 

 

 


시장에 들어서니 입구에 조그만 노점을 펼친 할머니가 가져온 물건은 텃밭에서 키운 것 같은 농산물과 구지뽕 열매였는데 구지뽕 열매의 실물은 처음 보았다.
부작용이 없는 꾸지뽕은 맛이 달고 독이 없어서 줄기, 잎, 열매, 뿌리 등 모든 것이 약으로 사용되는데 구지뽕 열매는 1kg당 약 1만원에 거래가 된다고 한다. 소화장애나 냉기와 습기로 인하여 생긴 중풍, 암이나 종기 각종 피부병 등 약효가 미치지 않는 데가 별로 없을 정도로 매우 효능이 많다.

 

 

 


맞은편에서 전을 펼친 곳은 약초를 전문으로 팔고 있었는데 ‘평지’라는 이름을 붙인 버섯인데 인터넷에 평지버섯를 찾아보니  일부에서는 떡다리라고 하기도하며 일년에 하나의 원을 이루면서 커가는 만년영지라고도 하는 평지버섯이다. 영지버섯과에 속하며 다려서 먹으면 소변으로 몸속에 나쁜 노폐물을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좋은 명약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버섯이 뽕나무에서 자라면 상황버섯이 된다고 약초를 파시는 분이 설명을 해주었다.

 

 

 


시장 안으로 접근을 하자 60년대가 연상되는 물건들이 보였다. 고무가 없었던 옛날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애환을 같이해 왔던 짚신도 보이고 우리의 전통 가락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장구와 징, 소고도 걸려 있고 성냥도 팔고 있다.

 

 

 


하동전통시장의 중앙에 도착하니 대형마트에 밀려 점점 상권을 잃어가는 전통재래시장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마련한 문화공간에는 인제대학의 댄서동아리가 공연을 한다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이런 눈물겨운 상권회복을 위한 노력이 서민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우리나라를 속이 꽉찬 내실 있는 재미난 나라로 이끌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기원을 해본다.

 

 

 


하동시장에서 가장 특이했던 것은 시장의 한 가운데에 떡하니 마련된 우물이었다. 이 우물의 역사를 물으니 100년은 훨씬 넘게 자리하고 있으며 시장상인들이 물이 필요할 때 우물에서 물을 길어 먹기도 하고 사용했다고 한다. 원래 우물이 있던 자리에 지금은 우물의 형태만 만들어 수돗물를 공급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두레박으로 물을 길었다고 하여 두레박도 걸어 두었다. 이곳이 시장이 아닐 때 마을의 공동우물로 있던 곳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자연적으로 우물은 시장상인들이 많이 이용하게 되고 작은 마을은 위쪽으로 밀려나 현재의 모습으로 변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봤다.

 

 

 


한 할머니가 팔고 있는 난장에 펼쳐진 물건을 보니 고추, 전구지(푸추), 고구마줄기, 우럭조개, 다슬기, 꼬막, 바지락, 모시조개 등이었다. 이 모두를 팔면 얼마의 돈이 될까마는 집에만 있으면 심심한데 이렇게 시장에 나오면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용돈도 벌 수 있어 나오신다고 한다. 그리고 다슬기와 가무락조개가 대체적으로 이 지역의 특산물 중 하나로 보였다.

 

 

 

 

한참 장을 돌다보니 늦으나마 아침 생각이나 아침식사 제안을 하자 하동에서 유명하다는 피순대국을 먹자는 의견이 나와 이리 저리 찾다가 결국 시장통 안에 있는 “청학동장터국밥”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막걸리 한잔과 피순대 그리고 다양한 부위의 부산물을 담은 안주가 등장하고 피순대국도 밥과 함께 나와 함께한 일행들은 먹는 즐거움에 잠시 빠져들었다.

 

일행은 식사를 마치고 다음 탐방지인 남해장을 향하여 출발을 하였다. 하동장은 5일장의 영향은 아직 남아 있으나 상설시장으로서의 기능이 강하였다. 모든 재래시장이 느끼는 위협과 마찬가지로 대형유통마트에 의해 설자리가 점점 작아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