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전통5일장과 재래시장

도시화의 문턱에선 일반성5일장

천부인권 2012. 11. 28. 23:15

 

"공감! 경남오일장의 맛과 멋"을 찾아 가는 경남정보사회연구소가 주최하는 장터탐방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듯합니다. 창원에서 국도 제2호선, 진마대로를 타고 가다보면 이반성면을 지나는데 이곳에서 “구복신앙의 백미 진양 대천리 입석”을 만날 수 있다.

 

 

 

 

대천리 입석에서 약 1.4km를 가면 경상남도수목원이 나온다. 요즘은 단풍이 든 메타쉐콰이어 숲이 멋진 광경을 만들고 있어 사진작가들이 방문하는 곳 중 한곳이다. 경상남도수목원을 지나 약1.4km를 가면 진주외국어고등학교의 정문이 나오고 이곳 앞이 일반성5일장이 열리는 곳이다.

 

 

 

 

차량을 진주외국어고등학교 입구 안쪽에 주차를 하고 도로를 건너니 이제 장을 다보고 집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눈에 띈다. 사봉에 사신다는 어르신을 만나 장에 나온 이유를 물어보니 구경삼아 버스를 타고 장터에 놀러 왔다며 장의 규모가 예전에 비하면 3/2는 줄었다고 하시며 집에서 먹을 양파모종을 사러 왔지만 모종이 나오지 않아 그냥 가신다고 한다. 장이 설 때마다 가끔 놀기 삼아 오시지만 예전처럼 흥이 나지 않는 다는 말을 남기시고 버스를 타셨다.

 

 

 

 

 

그래도 장터에는 흥정이 오가고 큰돈은 아니지만 파는 장사꾼이나 사는 사람이나 흐뭇한 표정들이다. 물고기를 사거 거스름돈을 챙기시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생활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크고 작은 장사들이 진을 친 장터는 확실히 썰렁한 모습이 역력하다. 장터를 오가는 분들의 나이가 다들 고령이고 젊은이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50대의 아주머니는 장터의 활력소가 되는 사람들이다.

 

 

 

 

참기름 가게에는 참깨를 볶는 화로가 허연 연기를 피우고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래 장날은 맞는 갑다!”

 

 

 

 

장터를 돌아다니다 회향의 열매를 파는 분을 만났다. 회향이 향기가 좋아 절에서 많이 사용하는 식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장터에서 팔고 있는 것은 처음 본다. 회향 끓인 물을 주어 맛을 보니 달짝지근하면서 향긋한 향기가 났다. 내친 김에 씨를 몇 개 먹어 보니 향기와 단맛이 난다. 이런저런 것들이 몸에 좋은 것이라 설명을 했지만 잊어버렸고 한가지 당뇨에는 회향보다 특효약이 없다는 이야기는 기억이 난다.

 

 

 

 

골목길을 막 벋어 나려는데 허리가 굽은 어르신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시며 귀갓길에 올랐다. 나이가 들면 원치 않아도 허리가 굽어진다는 어머니의 이야기 속에 늙어짐의 회한이 묻어 있었는데 두 어르신의 뒷모습을 보면서 세월은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는 이치를 깨닫게 된다.

 

 

 

 

될 수 있다면 장터에서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이 내가 장터를 찾는 이유이기도 한데 장터국밥 집에서 돼지국밥을 먹으려니 카드는 되지 않고 현찰만 된다고 하신다.

 

 

 

 

어쩔 수 없이 돼지국밥을 시키고 미지근한 국밥을 먹어보니 이제까지 먹어 본 국밥과는 조금 달랐다. 배향초는 보이지 않았지만 향기와 강렬한 맛이 났다. 딱히 맛있다는 표현은 할 수 없었지만 이 맛에 길든 사람들은 꼭 찾는 음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했다.

배고픔이 사라지니 다음 코스로의 이동이 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