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전통5일장과 재래시장

진주 금곡장을 지키는 어물전

천부인권 2012. 12. 25. 12:17

 

 

<장이 열리고 있는 금곡장의 또 다른 모습>

 

"공감! 경남오일장의 맛과 멋"이라는 이름으로 경남정보사회연구소가 경남의 5일장들을 찾아다니며 우리들에게 잊혀 지거나 사라져가는 풍경과 추억들을 남기려는 노력에 동참을 한지 벌써 1년이 흘러갔다.

 

 

 

 

이번에는 진주시 금곡면에서 열리는 금곡장(구암두문로1017-3)을 찾아서 창원을 출발하여 고성읍장을 거쳐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를 따라가다 연화산IC에서 내린 후 영오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400m여를 가니 영천강을 가로지르는 영오교를 지난다. 영오교를 지나자 장터와 상관없이 작은 하천 위에서 어물전을 연 젊은 부부를 만났다.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차갑고 한산함이 묻어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손님도 보이지 않는 이 시골장을 찾아서 장을 펼치고 있었다.

 

 

 

 

혹시 이곳이 장터인지 물어보니 장터는 안쪽에 있다고 하여 마을 안쪽으로 200m여를 더 간 후 차를 길가에 세우고 길가에서 어물전을 열고 있는 2분과 장갑 등 공산품을 팔고 있는 분에게 “장이 서는 곳이 여기뿐입니까?”라고 물으니 “뒤편으로 가면 장터가 있습니다.”고 해서 건물 뒤편으로 장터를 찾으러 발걸음을 옮겼다.

 

 

 

 

장터를 보니 허름하고 찾는 이도 없는 폐허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장갑과 옷가지를 파는 한 곳 만이 문을 열었고 그 외는 장소가 있어도 문을 열지 않는 빈 공간으로 남아있어 을씬년스런 분위기이다.

 

 

 

 

그나마 골목길과 장터에 펼쳐진 어물전 4곳과 과일가게 1곳이 있어 이곳이 그래도 아직은 끝나지 않은 장터임을 알게 한다.

 

 

 

 

12시가 조금지난 시간 장꾼들도 식사를 하고 난 후에는 오늘은 파시를 한다고 한다. 겨우 파시 직전에 어물전을 찾은 손님이 있어 마수를 하고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전통5일장의 미래를 짐작하게 한다.

 

 

 

 

이곳 장터를 관리하고 청소를 하는 분을 우연히 만나 보니 지역경제과에서 시장 운영권을 위탁 받아 년간 19만원의 세금으로 내고 시장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제는 고생만 되지 즐거움이 없다는 말씀을 하신다. 상인들에게 500원~1,000원의 자릿세를 받아 운영을 해야 하는데 금곡장을 찾아오는 장꾼이 없으니 자릿세가 나오지 않으니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5일장의 운명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잘 만들어진 도로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동차 그리고 대형 마트에서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던지 물건을 살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이제 5일장은 역사의 이면으로 사라지는 모습이다. 점점 부의 편중은 심화될 것이고 없는 서민의 생활은 궁핍해 질 것이다. 가진자의 오블리스노블제가 요구되는 곳이 바로 5일장터에서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