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삼성 이건희를 닮은 석조여래좌상

천부인권 2014. 12. 15. 20:33

 

 

<2014/12/11 의령 중교리 석조여래좌상>

 

의령군 중교리 723번지는 삼성가의 시조가 되는 호암 이병철의 생가가 있는 곳으로 의령 정암(宜寧 鼎巖) 솥바위 부자 전설과 관련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 중교리(中橋里)는 정곡면(正谷面) 사무소가 소재한 곳으로 단위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모두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의 한곳이다.

 

 

 

 

이곳 정곡초등학교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된 중교리 석조여래좌상(中橋里 石造如來坐像)이 위치해 있는데 1925년에 정곡면 석곡리 미륵골의 옛 절터에서 발견되어 옮겨온 것으로 발견 당시 일부가 훼손되어 있던 것을 복원하였다고 한다.

 

2005년까지는 현재 남아있는 불상보다 작고 손의 모양이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한 불상 1기가 더 있었으나 도둑이 훔쳐가 지금의 석조여래좌상만 남아 있다고 한다. 지금 남아있는 석조여래좌상도 광배가 있었지만 도둑 맞았다 한다. 석조여래좌상은 참선의 경지에 들어갔음을 형상화 한 선정인(禪定印)을 하고 있는 석가모니불의 형상이다. 통일신라의 석불 양식을 계승한 고려시대 불상으로 추정 되는 이 불상은 머리 위에 곱슬(螺髮)이 많은 상투(肉髻)가 뚜렷하고, 얼굴 가득 머금은 인자한 웃음을 보이고 있는데 머리 부분은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 수리한 것이다.

 

 

 

 

아마도 머리가 없는 것을 수리할 때 옆에 있었다는 도둑맞은 불상의 얼굴을 참조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번에 이 불상을 처음 보는 선배는 ~! 이거 삼성 이건희 얼굴인데 마이 닮았제!”라는 말을 한다. 그래서 이건희의 사진을 찾아보니 의외로 많이 닮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그렇게 생각을 해서인지, 아니면 이 불상의 머리를 제작할 때 그런 생각을 하고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모습이 닮긴 했다.

예부터 불상의 얼굴을 조각할 때에는 당대에 가장 잘생긴 얼굴이라는 명분으로 임금의 얼굴이나 불상을 제작해 달라는 사람의 얼굴을 닮게 조각했지만 가끔은 석공 본인의 모습을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문화는 그 시대를 반영하게 되어 있고, 이 불상의 얼굴 역시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라 말하는 삼성가의 얼굴을 조각했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