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죽전리 탑바위를 욕되게 하는 의령군

천부인권 2015. 1. 13. 21:14

 

 

<2014/12/11 죽전리 탑바위>

 

의령군 지정면 죽전리의 탑바위는 남강의 시퍼런 물길을 발아래 두고 아찔한 절벽위에서 함안군 법수면 백산리 들판을 굽어보는 위치에 우뚝 서있다. 이처럼 경관이 뛰어난 위치에 있다 보니 의령군이 품고 있는 제6 비경으로 손꼽는 곳이다. 의령군에서는 이러한 경관과 아울러 죽전리 탑바위를 알리고 관광 상품으로 만들려고 애쓰고 있는 점은 칭찬할 만 하다.

 

 

 

 

또한 이곳은 경상남도기념물 제100로 지정이 된 의령 죽전리 고분군(宜寧 竹田里 古墳群)이 위치한 곳이다. 남강을 따라 형성된 해발 100m 정도의 정상부에 많은 고분들이 분포해 있고, 정식 발굴은 하지 않았지만 30여기의 큰 무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안내판의 내용을 살펴보면 봉분의 크기는 지름 8~10m, 높이 1.5~2m 정도이다. 고분의 구조는 구덩식 또는 굴식의 돌곽무덤이 대부분이다. 하나의 봉분 안에 여러 기의 무덤이 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주변에 채집된 토기 파편과 고분의 구조를 고려할 때 이곳의 고분들은 대략 기원 후 6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분 가까이에는 호미산성(虎尾山城)이 함께 있어 삼국시대의 의령지방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의령군에서 추구하는 스토리텔링 (Storytelling)이란 줄거리(plot), 캐릭터, 그리고 시점이 포함되며, 단어, 이미지, 소리를 통해 사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스토리 또는 내러티브는 모든 문화권에서 교육·문화보존·엔터테인먼트의 도구로써, 또 도덕적 가치를 가르치는 방법으로써 공유되어 왔다.

의령 죽전리 고분군(宜寧 竹田里 古墳群) 안내판 아래에는 탑바위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예쁜 모습으로 세워졌는데 이 안내판의 내용을 보니 의령군의 스토리텔링이 정도를 넘어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담고 있다.

 

 

 

 

이 안내판은 가족의 건강 청춘남녀의 사랑 충족한 삶을 기원하는 탑바위라 새기고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탑바위들이 생긴 시기는 분명히 알 수 없지만 원래는 쌍탑이었다고 한다. 암탑, 쑥탑(수탑)으로 불렀다는데 탑에서 내려다보면 맞은편에 함안 백산마을 너른 들판이 환히 내려다보이고, 천 길 낭떠러지 저 아래 시퍼런 남강물이 길게 흐르고 있어서 내려다보면 어지어울 정도이다. 그런데 일제시대 강 건너 백산마을에서 해마다 병신이 자꾸 끊이지 않고 태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의논하기를 해마다 째보, 곱사, 절름발이 등이 계속 태어나니 이건 우연이 아니다. “용한 도인을 찾아 물어보자.”하였다. 그래서 소문난 도인에게 물어보니 도인의 말이 저 건너 의령 땅에 있는 탑바위 때문에 그러니 저 탑바위 하나를 없애버리면 이 동네가 잠잠해지고 병신이 나지 않을 것이라 하면서 그런 뒤에 한차례 어려운 고비를 겪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자손을 생각해서 일을 시작하기로 결의하고 동네사람들이 장정 일곱을 뽑아 야밤중에 강을 건너와서 탑 하나를 부셔버렸다. 그리고 도사의 말처럼 탑을 부수는 동안 두 사람은 강으로 떨어져 죽고 나머지 다섯 사람은 시름시름 앓다가 달포를 못 넘기고 다 죽었다. 그리고 난 뒤부터는 백산마을에는 아무른 재앙이 없고 농사도 잘되어 풍년이 계속되고 안가태평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쑥탑(수탑)이 남아 있는데 기묘한 모양에서 풍겨지는 기이한 기운을 통해 가족의 무병장수와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암탑의 부서져 버린 애틋한 마음이 수탑에게 향하고 있어 청춘남여들이 기원을 하면 애틋한 마음이 서로에게 전달된다는 사연이 있다. 그리고 솥바위의 부자 기운이 탑바위를 거쳐 이병철 생가로 이어져 있어 탑바위에서 기원하면 그 기운을 받아 충족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설이 있다. (의령군)

 

 

 

 

 

<안내판의 내용을 보면 의령군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위 안내판의 내용에서 당장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는 병신(모자라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주로 남을 욕할 때에 쓴다.), 째보(‘언청이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 곱사(‘척추 장애인<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요인으로 척추에 장애가 있어 등이 굽고 큰 혹 같은 것이 불룩 튀어나온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절름발이(한쪽 다리가 짧거나 다치거나 하여 걷거나 뛸 때에 몸이 한쪽으로 자꾸 거볍게 기우뚱거리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등으로 아무리 좋게 해석을 하려고 해도 장애인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용어를 순화하지 않고 사용한 것은 장애인을 욕보이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장애인을 차별하는 용어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솥바위의 부자 기운이 탑바위를 거쳐 이병철 생가로 이어져 있어 탑바위에서 기원하면 그 기운을 받아 충족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설이 있다.”라는 내용도 잘못 해석하면 이 탑바위를 파괴할 여지를 가진 표현이다.

 

결국 이 탑바위는 예전에는 백산마을을 재앙으로 몰았고 현대에는 부자면 다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이 탑바위를 부수면 이병철이가 망할까? 실험해 볼 수도 있다. 이런 내용은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재앙을 부르는 이야기로 만든 경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