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5 해남 유선관>
봉곡평생교육센터 운영위원회 워크샵 장소로 향하는 도중에 들렀던 보성녹차밭으로 알려진 대한다원을 뒤로 하고 다음 견학지인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799번지인 두륜산 대흥사를 향하여 차를 몰았다. 두륜산 대흥사는 유명 관광지로 알려진 곳이라 절의 초입에서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는데 장애인도 3급까지만 무료이고 4급부터는 어른 3,000원, 주차비 2,000원을 내어야 한다.
우리 일행은 주차장이 있는 이곳에 주차를 하지 않고 곧장 대흥사 범종루(梵鐘樓) 앞의 주차장까지 올라가 주차를 하고 대흥사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내려오다가 100년 전통의 한옥여관 유선관(遊仙館)을 들러 구경을 하였다. TV방송 1박2일에서 이 유선관을 소개한 후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유선관(遊仙館)은 군산의 선유도(仙遊島)를 떠올리게 하는데 앞에 쓰나 뒤에 쓰나 둘 다 “신선이 머무르다 간곳”이라는 뜻이다.
유선관은 대흥사 피안교(彼岸橋)를 넘어가기 전 길 옆에 위치하며, 원래는 신도나 수도승들의 객사로 사용했다고 하나 40여 년 전부터는 여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를 하고 있다. 여행객을 위해 동동주와 파전도 팔고 있다고 하는데 일정이 빠듯하여 신선처럼 놀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 유선관은 영화 <장군의 아들>과 <서편제>, <천년학>등의 촬영지로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집 안으로 들어서니 한옥의 기둥마다 주련이 걸려 있어 사진으로 남기고 그 뜻을 음미해보니 유선관의 주련 내용은 서산 대사 청허(淸虛, 1520∼1604)스님의 게송으로 알려진 주련 4개와 "당송팔대가" 중 한명인 소동파(蘇東坡), 소식(蘇軾,1037 ~ 1101)의 시가 걸려 있다.
十年端坐擁心城(십년단좌옹심성) 십년을 단정히 앉아 마음 성(城) 지키니
慣得深林鳥不驚(관득심림조불경) 깊은 숲 새가 놀라지 않게 길들었구나.
昨夜松潭風雨惡(작야송담풍우악) 어젯밤 소나무 숲에 비바람 사납더니
魚生一角鶴三聲(어생일각학삼성) 고기는 뿔이 나고 학은 세 번 울었다.
溪聲便是長廣舌(계성변시장광설) 개울 물소리는 곧 장광설이요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 산빛은 어찌 청정한 몸 아닌가.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게) 밤새 흘러 온 팔만사천 게를
他日如何擧似人(타일여하거사인) 뒷날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주리.
유선관 마당에는 장독이 나란히 놓여 있어 그 모습이 옛 부자집을 연상케 하고 장독마다 무엇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유선관 뒤 계단을 내려서면 계곡의 맑은 물을 만나는데 물에 손을 씻으면 비누를 칠한 것처럼 매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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