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보호수와 노거수

인간과 노거수가 공생 하는 밀양 사촌마을

천부인권 2015. 1. 28. 16:17

 

 

 

<2015/1/27 밀양 단장면 사촌마을 도로의 노거수>

 

단장천을 가로지르는 금곡교를 건너면 감물리입구 교차로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감물리 방향으로 차량을 진행 시키면 얼마지 않아 길 가운데에 우뚝 서있는 두 그루의 노거수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밀양시 단장면 미촌리 945번지로 단장로의 일부 구간이며, 사촌(沙村)마을 입구에 해당한다. 도로 가운데에 입석을 세워 사촌마을이라 새긴 비갈이 서 있는 뒤에는 제법 굵은 느티나무가 서있고 그 뒤에 또 한그루의 노거수 회화나무가 지상 170cm 높이에서 가지 하나를 남기고, 원 줄기는 말라버린 회화나무를 볼 수 있다.

 

 

 

 

도로 중앙을 분리한 두 그루의 노거수는 들판 넘어 단장천과 사촌(沙村)마을을 분리하듯 일렬로 서있는 방풍림과 불과 30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지금의 도로가 나기 전에는 아마도 연계된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감물리로 향하는 단장로를 건설하면서 노거수 두 그루를 도로 중앙에 남겨두고 도로를 확장한 것을 볼 때 노거수를 보호하려는 옛 사촌마을 사람들의 고민이 보인다. 사람과 나무의 공생을 위해 도로의 불편함을 감수하려 했던 배려는 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노거수와의 공생이 사촌마을의 역사와 정신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이해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스토리가 된다.

 

 

 

 

가끔 이런 도로 중앙을 점유한 나무들을 만날 때면 이 나무의 어떤 점이 사람이 감히 베지 못하게 했는지 그 기운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사촌마을 노거수 두 그루도 역시 그런 느낌을 갖게 했다. 특히 원 줄기가 말라 버렸지만 아직도 생명을 유지하는 회화나무를 보면서 신목(神木)의 힘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밀양향교 전교가 이곳 사촌마을 출신이라는 점을 볼 때 학자나무라 불리는 회화나무의 수명이 오래도록 연장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