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북면 인곡리 의림사 경내의 산신각 앞에는 1985년 1월 14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77호로 지정이 된 모과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이 모과나무는 절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대웅전의 좌측에 위치하며 산신각 우측 앞에 심어진 의미 있는 나무이다.
모과나무나 배롱나무, 노각나무 등은 수피가 항상 떨어져 나가며 매끈한 알몸을 드러내는 나무들인데 모과나무는 꽃으로만 향기가 나는 것이 아니라 열매에도 향기가 난다. 이러한 점이 참 진리를 깨닫는 중이 항상 마음의 껍질을 벗고 모든 것을 밝게 알몸을 드러내듯 부처님께 귀의하는 모습과 비교된다. 끝없이 자신의 껍질을 버리고 알몸을 드러내는 모과나무와 진리를 깨닫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버리는 중과 비교해보면 서로가 사뭇 닮았다. 또한 부처님께 향을 피워 올리듯 대웅전과 산신각 앞에 자리하여 모과의 향기를 받친다는 점에서 의림사 모과나무는 그곳에 존재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의림사 모과나무는 중이 수행을 통하여 깨달음의 향기를 피우듯이 이곳을 지키며 오랜 세월 알몸을 드러내며 향을 피웠으니, 비록 나무에 불과하지만 닦은 공덕의 향기는 세상을 덮을 것이다. 이 때문에 종종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진북면 인곡리 439번지에 위치한 이 모과나무는 높이 10m, 밑둥 둘레 333cm, 사방으로 넓게 뻗은 가지(樹冠)는 그 폭이 동서 15m, 남북 14m이며 수령은 280년이다. 밑둥부분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뻗어 나오며 위로 올라와 연리지가 되기도 한다. 황갈색의 얼룩무늬 피부에 근육처럼 울퉁불퉁한 알몸을 드러낸 모습을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장미과 명자나무속(Chaenomeles)에 속하는 모과나무는 낙엽 활엽 큰키나무(喬木)로 학명은 Chaenomeles sinensis (Thouin) Koehne이다. 높이는 대략 10m내외로 자란다. 껍질은 해마다 벗겨지며, 녹갈색의 구름무늬가 있다. 잎은 어긋나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연한 붉은색의 다섯 잎 꽃이 5월에 1송이씩 핀다. 열매인 모과는 9월에 노랗게 익는데 둥그런 공 또는 길쭉한 고구마를 연상케하며 8~15㎝ 정도로 단단하다.
울퉁불퉁한 모습 때문에 못생긴 것을 “모과 같이 생겼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모과는 술을 빚기도 하며 특히 기침의 약제로 유용하다. 『동의보감』에는 “갑자기 토하고 설사하면서 배가 아픈 위장병에 좋으며 소화를 잘 시키고 설사 뒤에 오는 갈증을 멎게 한다. 또한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빠지는 것을 낫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2017.4.23 경남도청 모과나무 꽃과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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