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보호수와 노거수

불모산 재찜고개(上點嶺)의 소사나무 노거수

천부인권 2015. 7. 4. 09:15

 

 

 

<2015/7/3 불모산 재찜고개의 소사나무 노거수>

 

불모산리에서 김해 장유로 넘어가는 재를 요즘은 上點嶺(상점령)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예전에는 재찜고개라 불렀고, 고개의 정상에는 당산나무가 쌍수로 서있어 재찜당곡이라고도 불렀다. 지금도 창원시의 입장에서는 상점령이 아니라 재찜고개라 불러야 하는데 상점령이라는 지명은 장유쪽에 휴게소인 주막이 많다는 上店(상점)에서 유래된 지명이기 때문이다.

재찜고개는 용지봉(용제봉: 728m)과 불모산(801.7m) 사이의 높이 410m에 위치한 고개로 6.25사변 때에는 UN도로가 개설되어 장유 대청동에서 삼정자리로 이어지는 군사도로가 생겼다. UN도로를 통하여 미군의 군수물자 및 탱크 등이 창원을 거처 함안으로 진격을 했다. 지금도 UN도로는 임도처럼 넓고 숲속길로 시민들에게 각광을 받는 매우 중요한 등산로의 구실을 하고 있다.

 

 

 

 

이 재찜고개의 정상에는 두 그루의 소사나무 노거수를 보호하기 위해 단을 쌓고 보호난간을 만들고, 두 나무의 중앙에는 삼정자동과 불모산동의 원주민들이 제단을 만들어 두었다. 그 제단에는 원주민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누가 단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용하는 창원시 지역의 고갯마루에는 느티나무, 팽나무와 푸조나무를 심어 둔 곳이 대부분인데 이 재찜고개에는 소사나무 쌍수를 심었다는 것이 이채롭다. 아마도 이 지역에 흔하고, 많이 서식하는 나무를 선택하다보니 소사나무를 심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이곳은 단을 쌓기 이전부터 불모산동의 당산나무로 인식하고 개인들이 제사를 지내고 금줄을 치는 등 의식을 행해 왔으나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때 슬그머니 그런 행위가 사라졌다. 그리고 고목이던 소사나무는 죽어 버리고 孫子木(손자목)이 다시 자라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재찜고개의 소사나무 중 가장 굵은 나무의 밑둥둘레는 157cm이고, 1m높이의 둘레는 110cm이다. 좌측의 소사나무 노거수는 10여 년 전에 고사하고 지금 서있는 것은 손자목이다. 우측의 나무 역시 노거수는 고사했고 아들목이 서있으나 그 중 하나는 이미 고사를 하였다. 이곳에 위치한 소사나무의 수령은 100년 정도로 추정 되고 나무의 굵기는 40년 전과 거의 동일하다.

 

 

 

 

자작나무과(Betulaceae), 서어나무속(Carpinus)의 소사나무는 학명이 Carpinus turczaninovii Hance이다.

소사나무는 소금기에 강하며, 줄기가 잘려져도 새싹이 잘 나오는 등 척박한 조건에 잘 적응하는 나무로 중부이남 해안과 섬 지방이 원산지이다. 낙엽활엽소교목인 소사나무는 다 자라도 키 5~7m 정도이고, 나무의 둘레도 300cm 정도의 작은 나무다. 그것도 똑바로 선 나무가 아니라 비뚤어지고, 꾸부정한 모습이며, 여러 갈래가 뿌리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