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섬 여행과 낚시

구산면 방파제 마다 호래기 낚시 성황

천부인권 2015. 11. 23. 15:31



<2015/11/22 창원시 구산면 장구마을 방파제 모습>


경상도에서는 꼴뚜기(beka squid)를 호래기라 부른다. 호래기는 연체동물로 두족강, 십완목,화살오징어과에 속하며, 크기는 6cm정도이고, 학명은 Loliolus beka이다

오징어와 비슷하게 생겨 오징어 새끼도 호래기라 부르나 호래기는 성어의 크기가 6cm정도로 오징어보다 확실히 작다. 몸빛은 흰색 바탕에 자줏빛 반점이 있으며 다리는 10개이다. 호래기는 있는 듯하면서도 없고, 없는 듯하면서도 있으며,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그런 종이다. 4~5월경에 창원만에서 많이 나타나나며 1년 내내 잡힌다. 주로 젓갈을 만들어 먹는다. 한자로 골독어(骨獨魚)라고 쓰기도 한다.




<2015/11/22 장구마을 방파제>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호래기의 정식명은 꼴뚜기이다. 그러나 경상도에서는 꼴뚜기 보다 호래기라고 더 많이 불려진다. 연체동물 중 오징어과에 속하는 것들 중에 가장 크기가 작은 것이 꼴뚜기이고, 음식을 하더라도 주재료가 아니라 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나오는 간식 같은 존재로 통하다 보니 그 존재감이 매우 작다는 표현으로 등장하는 것이 꼴뚜기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다른 고기를 잡다가 덤으로 잡히는 고기 정도였다. 그래서 푸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낚시점에서는 호래기가 많이 나오는 요즘 같은 철에는 미끼로 사용하는 민물새우를 파는 제미가 솔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그리고 생활낚시꾼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즐거움을 선사하는 종이다.

밤낚시에만 잡히는 호래기다 보니 방파제에는 삼삼오오 모인 호래기 낚시꾼들이 출출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라면에 갓 낚은 호래기를 넣고 별미를 즐기는 풍경을 보면 호래기가 푸대접 받을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방파제 밝히는 호래기 집어등

 

우리가 사는 지역의 바다를 창원만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다를 부르는 이름이 여러 개가 있다고 하더라도 통합 된 창원시에서 결국 그 모든 것을 칭하는 하나의 이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웅천 연도에서부터 진해구 명동 앞 음지도와 우도 등에서도 호래기가 잡히고, 마산만이라 칭하는 귀산에서도 잡힌다. 가장 호래기 낚시를 많이 하는 곳은 창원시 구산면의 원전과 실리도 및 진동만이라 불리는 구복, 장구, 욱곡, 주도, 광암 등 어느 방파제 할 것 없이 호래기 집어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조용하던 어촌의 작은 방파제에는 많으면 40~50여명이 동시에 호래기 낚시를 하느라 정신이 없고, 이름 없는 작은 방파제에도 몇몇은 집어등을 밝히고 있음을 보게 된다.




<2015/11/22 장구마을 방파제에서 본 장구마을 풍경>



<2015/11/22 장구마을 방파제에서 낚시 삼매경에 빠진 가족>



<실패를 경험으로 새롭게 만든 나만의 채비>


호래기 낚시채비

 

호래기 낚시에서 중요한 것은 채비 자체가 수면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야 어느 층에서 입질이 오더라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고, 호래기의 입질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캐미를 여러 개 달아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호래기의 입질은 캐미를 물고 가는 것을 보고 파악할 수 있는데 감각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잡을 수 있고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나만의 방식으로 채비를 만든 것이 위 사진의 모양이다.

첫째, 70cm 길이의 호래기 바늘과 30cm 길이의 바늘을 소형도래에 함께 묶었다. 소형의 T자형 삼각도래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채비를 사용해 보면 두 개의 바늘이 엉키는 것을 볼 때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바늘이 엉켜도 직선을 유지하면 호래기의 입질을 받는데 아무른 지장이 없다.

둘째, 3호 원줄에 180cm 지점에 연주찌 4호를 달고 그 아래에 한 개의 수중 미니집어등을 고정했다. 그리고 연주찌 하나를 더 채우고 60cm 아래에 캐미를 달았고 60cm 아래에 캐미를 또 끼웠다. 그리고 호래기 바늘이 달린 도래와 연결 했다. 가장 아래의 호래기 낚시 바늘과 맨 위쪽의 연주찌의 길이는 250cm이다.

수심이 깊은 바닥 층에서 입질이 온다고 해도 바다 속 300cm 정도까지는 수중 미니집어등이 보이기에 입질을 파악할 수 있다.


 


<2015/11/22 욱곡마을 방파제 밤 풍경>


처음 호래기 낚시를 위해 찾아간 곳은 노을이 아름다운 곳인 구산면 장구마을 방파제였다. 이곳에서 호래기 낚시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고 한 사람이 8마리 잡는 것만 구경을 하였다. 그리고 밤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이 모여들어 포기를 하고 다시 구산면 사무소가 있는 곳으로 나오니 작은 방파제 마다 집어등을 켠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어 잠시 차를 대고 물어 보니 제법 잡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욱곡마을 방파제로 달려가 다시 시도를 했다. 멀리 던지지 않고 가로등 아래의 밝은 곳에서 낚싯대가 닫는 거리에 채비를 내리니 수중 미니집어등이 바다 속에 보였고 그 순간 채비가 끌려간다. 챔질을 하니 역시 호래기였다. 그리고 다시 시도를 하니 조금 후에 또 낚였다. 이후 입질이 오래도록 없어 두 마리로 호래기 낚시를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2015/11/22 욱곡마을 방파제에서 낚은 호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