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봉수대

함안군 파산봉수를 찾아

천부인권 2018. 1. 5. 22:18



2017.11.25. 처음 찾았던 함안 파산봉수 모습(동쪽방향)


지난 2017년 11월 25일 함안 파산봉수 탐방을 시도 했으나 함안군 여항면 내곡리(內谷里) 봉곡(烽谷)마을 탐방만 하고 되돌아 왔다. 그날 봉곡마을 뒤쪽으로 나있는 임도를 오르고자 했으나 차량이 비포장 임도를 오르지 못해 포기 했다. 이후 여러 방향의 등산길을 살펴 본 후 최종으로 원주민이 친구에게 길을 물으니 한치재 방향에서 등산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고 하여 오랜 시간 등산을 할 각오로 파산봉수에 다시 도전을 했다.





한치재에 있는 진고개 가든 쪽으로 보면 정현리 방향으로 가는 시멘트포장 길이 있는데 길옆에 충렬공 이방실장군태역(忠烈公 李芳實將軍胎域)이라 적은 비갈을 만나게 된다.





2018.01.04. 차량을 임도로 진입함.


창원시에서 임도를 개설하여 무작정 차를 몰고 올랐다. 이곳에서 등산로가 있는 곳까지 가는 일부 구간은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고 약 해발 200m에 접근하면 수평으로 임도가 나있어 비포장이다.





2018.01.04. 임도 0.8km를 오른 후 만난 등산 안내표지


등산 안내표지가 있는 곳 약 30m 전방에 차량을 둘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주차를 하고 본격적으로 등산길을 올랐다. 등산길은 오르는 사람이 많지 않아 희미한 길이 이어졌다.





제법 가파른 길을 걷다보면 여러 사람이 쉬어도 될 정도의 넓은 평바위가 나온다. 일행이 있었다면 아마도 한번 쉬었다가 갔을 것이다.





이 등산로가 파산봉수로 오르는 가장 무난한 길이라 하지만 함주지(咸州誌)에 기록 했듯이 “높이 우뚝 솟음이 하늘까지 솟음이라 [屹立千仞聳出雲霄]”라는 표현 그대로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는 등산길이다. 곧게 오르는 산능선은 낙엽이 바람에 휩쓸려 을씨년스럽기도 했다. 수종은 대체적으로 참나무류와 소사나무, 사람주나무, 쪽동백나무 및 진달래가 많았는데 가끔 다래덩굴도 만난다.





낙남정맥 제8구간인 이 등산로의 정상은 다음지도에 봉화산으로 표기되는데 봉화산은 파산봉수가 있는 곳이고 이곳은 무명 봉우리이다. 이 봉우리 정상 90m 아래에서부터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얼마나 가파른지 알게 한다.





이 봉우리 정상에서 우측은 파산(巴山 해발 676m)으로 가고 좌측은 대부산, 서북산으로 가면 발산재에 이른다. 등산을 시작하여 이곳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다. 이후 봉화산이라 불리는 파산으로 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다.





정상부 능선에 위치한 봉수군 집터 자리에 있는 자연 암반에 이끼와 일엽초가 돋아 있다.




전망이 있는 절벽에서 바라 본 별천마을 풍경



봉군의 집터 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파산봉수의 정상부에서 약간 아래쪽에 자리한 암반에 축대를 쌓아 둔 흔적




함안 파산봉수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220호로 함안군 여항면 내곡리 산 188번지 파산의 정상부에 위치한다. 이곳 안내판에는 이처럼 적고 있다. 『조선 전기 왜구 때문에 설치된 이 봉수는 조선시대 5곳의 중심봉수로 중에 동래에서 서울로가는 제2봉수로에 속했다. 이곳 파산은 남쪽으로 진동방면 남해안과 동쪽으로 웅천이 조망되고 북쪽으로는 함안군 일대 및 의령방면을 한눈에 바로 볼 수 있어 봉수대로서는 최적이이다. 현재 남북 39m, 동서 15m 정도 규모의 봉수대 터와 2곳의 건물터가 확인되고 있다. 봉수대 터에는 높이 2.3m, 둘레 8m 정도의 돌로 쌓은 연대가 비교적 잘 남아 있어 조선시대 봉수시설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이곳은 남쪽으로 창원시 진동에 있는 가을포봉수와 북쪽으로는 의령 가막산 봉수와 서로 연결되어 소식을 전달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함안군 파산봉수를 이처럼 기록했다.
파산봉수(巴山烽燧) 남쪽으로는 진해현 가을포에 응하고 북쪽으로 의령현 가막산에 응한다. [巴山烽燧 南應鎭海縣加乙浦 北應宜寧縣可莫山]




복원한 파산봉수 연조


함안군의 옛 읍지인 함주지에는 파산과 파산봉수를 이처럼 기록했다.
파산(巴山)은 군의 관아에서 남쪽 십오리(병곡리)에 위치하는데 높이 우뚝 솟음이 하늘까지 솟음이라 서쪽으로는 여항산과 대립하고 남쪽으로는 진해현을 위압하며 군의 관문으로 산위에는 봉수가 있다.
[巴山 在郡城南一十五里(竝谷里) 屹立千仞聳出雲霄 西封餘航 南壓鎭海爲 郡關防 上有烽燧]





파산봉수 군의 관아에서 남쪽 병곡에 있는데 성에서 15리쯤이며 남으로는 진해현의 가을포에 응하고, 북으로는 의령현 가막산에 응한다. 별장 2인, 감고 2인, 군 6인, 옹기 5, 모래 5석, 말똥 5석, 숯 5석, 나무 몽둥이 15자루, 둥근 순찰용 몽둥이 15자루, 횃불용 나무 100자루, 연굴(불때는 토굴) 5, 멸화자(불끄는 것) 5자루, 말먹이 통 5, 큰 밧줄 1, 연기피우는 풀 5단, 솥 2구이다.
[巴山烽燧 在郡南竝谷去城十五里  許南應鎭海縣加乙浦 北應宜寧縣可莫山 別將二人 監考二人 軍六人 瓮五沙五石 馬糞五石 炭五石 木椎十五柄 稜杖十五柄 炬百柄 煙窟五 滅火子五柄 槽五 水瓢五柄 大索一 煙草五丹 鼎二坐]




복원한 봉수대 연조 내부 모습



북쪽의 함안군 방향의 모습


칠원 안곡산(안국산)봉수와 가막산봉수의 위치이다. 안국산봉수와 직선거리로 15.38km이고, 의령 가막산봉수와는 직선거리로 19.31km이다.





남쪽으로 진해만과 가을포봉수가 보이고 직선거리로 10.48km이고 여음포봉수와는 18.75km이다.




웅천 지역의 음지도 솔라타워와 사화랑봉수도 조망된다.


가덕도 천성연대봉수웅천 사화랑봉수→고산봉수→창원 여음포봉수진해 가을포봉수함안 파산봉수의령 가막산봉수초계 미타산봉수→합천군 미숭산봉수[봉수노선은 제2거 간봉(2)]

옛 문헌의 기록으로 볼 때 웅천 가덕도 천성연대봉수에서 출발하여 창원 여음포봉수와 진해 가을포봉수를 거쳐 함안 파산봉수로 이어지는 이 봉수노선은 제2거 간봉(2)이다. 웅천 고산봉수와 관출산 망대는 군사시설 지역이라 접근할 수가 없다.




파산봉수의 북쪽 함안면 강명리에서 바라 본 파산봉수


북쪽 함안 지역에서 바라 본 파산은 풍수적으로 완전한 필봉에 속한다. 붓을 세워 놓은 듯한 필봉 아래에는 문인이 많이 나온다고 했는데 함안 지역에 이름 난 문호가  없는 것으로 볼 때 풍수는 풍수일 뿐인가 보다.




해동지도에는 파산봉수를 이렇게 기록했다.
파산은 부에서 동남쪽에 있고 이어서 서쪽에 여항산이 있다. [在府東南西連餘航山]
남쪽으로 진해 가을포와 서로 응하고, 북으로는 의령 가막산에 응하며 육로이다. [南來應鎭海加乙浦北去應宜寧可莫山陸路]





대동여지도 함안부 중심의 봉화대 표시를 보면 가막산봉수의 위치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