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섬 여행과 낚시

소매물도를 찾아서-언제나 마음 설레는 섬 여행

천부인권 2018. 5. 6. 13:00



2018.5.2. 거제도 저구항 여객터미널 모습


한반도의 부속 도서(島嶼)를 찾아 떠나는 섬 여행은 언제나 마음 설렌다. 비릿한 바다 내음과 뱃머리에 부셔지는 파도는 왠지 낮선 섬으로 가는 길잡이처럼 느껴지며 육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이번  소매물도 여행은 “엄마도 생태환경교육 선생님하기 교실”에서 소매물도 생태계를 공부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친구 박정기가 생태안내 선생으로 활동하게 되어 따라 나서게 된 경우이다. 내친김에 어머니들과 친구를 따라가며 소매물도에 자생하는 나무들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창원에서는 안개비가 조금 내렸지만 일기 예보로는 오후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하여 소매물도(小每勿島) 배편이 있는 거제도 저구리로 친구의 1톤 포트를 타고 떠났다. 진동에 들어서니 제법 비가 내리고 있다. 고성을 지날 때쯤 비는 거의 거쳤지만 거제도 저구마을에 도착했을 때에도 안개비가 조금은 내렸다.




저구터미널에 붙어 있는 여객 운항시간표와 요금표


거제시 남부면 저구해안길 60에 위치한 거제도 저구항은 소매물도로 가는 배편만 있는 곳으로 여객운항 시간 및 요금은 여객터미널 표 파는 곳에 가면 안내판을 볼 수 있다. 왠만하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편할 것으로 생각되며 배를 타기 위해서는 “신분증”이 꼭 필요하다.





저구항에서 출발할 때는 '매물도구경1호'를 타게 되어 배 삯이 11,350원 이었는데 소매물도에서 나올 때는 1호보다 규모가 작은 매물도구경3호를 타게 되어 10,350원으로 1,000원 싼 가격임을 알게 되었다.




2018.5.2 저구항에서 '매물도구경1호'에 탑승하기 위해 사람들이 가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안개비가 내리고 바람이 조금 불긴 했지만 바다는 잔잔하고 파도는 전혀 없다. 모두들 들뜬 기분으로 탑승을 하고 있다.




길게 널어선 장사도를 지나면 뱃머리가 방향을 약간 바꾼다.


저구에서 “매물도구경1호”를 타고 매물도(每勿島)로 11시에 출항했다. 장사도(長蛇島)를 벗어나자 풍량으로 심하게 배가 흔들렸고 잠시지만 배멀미를 하는 사람들이 제법 발생했다.





배의 후미에는 언제부터 인지 갈매기가 초접근하여 따라온다. 알고보니 배에서 사람들이 새우깡 같은 과자를 던져 주기에 이를 먹기 위해 배를 따라 비행을 한다. 갈매기는 먹이를 위해 비행하지만 습관이란 이처럼 자연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뱃머리가 돌려지니 길게 보이던 장사도는 동쪽 부분의 좁은 면만 보여지고 소덕도, 대덕도가 마치 삼형제 섬처럼 느껴진다. 장사도는 지금 통영과 거제에서 관광을 위한 배편이 있고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유인도 이지만 소덕도, 대덕도는 아직 무인도 이다. 이들 섬들은 거제도에서 가깝지만 통영시에 속한 섬들이다.





안개비가 가왕도 근처에 왔을 때 제법 내렸고 파도의 영향으로 배가 앞뒤로 요동을 쳤다. 가왕도에는 구름이 섬 정상부위에 내려 앉아 섬의 중턱까지만 보인다. 이 가왕도 역시 통영시에 속하고 무인도 이다.





어느듯 대매물도 첫 마을인 '당금마을'에 배가 들어 왔다. 여기에 가겠다고 표를 산 사람이 있어 하선을 시키기 위해 안내 방송을 했는데 알고 보니 소매물도에 갈 사람이 착각을 하고 당금마을에 하선 하는 표를 샀다고 한다. 두 사람이 소매물도로 가겠다하니 다시 배가 항구를 떠나는 해퍼닝이 있었다.



당금마을에서 되돌아 본 '어유도'모습




대매물도의 또 다른 마을인 '매죽리' 항구에 입항을 했다. 당금마을 보다 규모가 작지만 주소는 매죽리로 표기를 한다.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및 가왕도는 매죽리에 속한 섬이다. 잠시 배가 머문 후 목적지인 소매물도를 향했다.




거제도 저구항을 떠난지 50여분 후 소매물도 선착장에 도착했고 여행객들이 하선을 하고 있다.



소매물도의 옛 집 모습


대매물도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을 경유하여 소매물도에 도착하니 20년 전의 과거와 크게 변한 것이 없어 보였다. 다만 민박을 하는 펜션과 화장실이 건설된 것이 달라진 모습이다.





섬의 가파른 지형 때문에 아래층은 남자화장실이 되었고 윗층은 여성화장실이 되었다. 이 건물은 20년 전에 없던 건물이다. 나무로 변기를 만들어 벽에 붙어둔 것이 이채롭다.




마을 우측의 탐방로 입구에 세워둔 안내판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는 박선생과 공부하는 어머니들




아!

그리움은 저만치에 있구나.




탐방로 곳곳에 있는 동백나무와 떨어져 애틋한 동백꽃이 감성을 자극한다.



애틋한 전설로 남은 남매바위 중 남자바위


이곳 안내판에는 『남매바위는 마을에서 섬 동쪽으로 10여분 거리의 움푹 패인 골짜기에 위치하고 있으며 골짜기 중간에 집채만한 커다란 바위와 그 아래 30m 떨어진 해안에 있는 바위를 일러 남매바위라 부른다. 크고 거뭇한 것은 숫바위이고, 아래에 있는 작은 희멀쑥한 바위가 암바위이다.
이 바위에는 예부터 특별하고 애잔한 전설이 전해져 오는데 어릴 때 헤어졌다가 성장해서 만난 쌍둥이 남매가 오누이 사이인 줄 모르고 사랑에 빠져 부부의 연을 맺으려는 순간 하늘에서 번개가치며 벼락이 떨어져 두 남녀가 죽으면서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한다.』고 적었다.






일행들이 조금 빨리 지나가고 조금 뒤쳐져 산행을 하는데 완전히 안개가 소매물도를 삼켜 버렸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경관 구경은 포기를 했다. 덕분에 걸음 속도는 빨라졌다.




폐교로 가는 길에 동백나무가 길을 애워 싸 동굴을 만들었다.




폐교에서 운동장으로 가는 일행들을 보니 동굴을 벗어나 광명의 길로 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곳 운동장에서 모두들 싸가지고 온 점심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