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섬 여행과 낚시

거제 이수도를 찾은 봉곡평생학습센터 운영위원들

천부인권 2018. 10. 10. 07:46



2018.10.9 이수도를 찾은 봉곡평생학습센터 운영위원회


해마다 년초에 봉곡평생학습센터 운영위원들이 1박 2일 또는 당일 여행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올해는 여러 번 날짜를 정했지만 실행하지 못하고 미루어 오던 야유회 겸 운영위원회를 거제 이수도(巨濟 利水島)로 정하고 시행하게 되었다. 봉곡평생학습센터에서 8시에 출발하여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 시방(矢方)마을 선착장까지 약 1시간 걸려 도착해 이수도로 향하는 도선에 올랐다. 국경일인 한글날이 휴일이 되면서 이수도에 여행객이 많이 오는 요인이 되어 이수도로 향하는 도선이 수시로 운행을 하는 덕택에 시간이 절약되었다.




해안 산책길의 시작지점 이수도 마을 풍경



2018.10.9 이수도 방시순석(防矢盾石)과 방시만노순석(防矢萬弩盾石)이 있는 풍경


먼저 시방마을 입구 언덕에 있는 방시만노석(防矢萬弩石)을 찾았다. 2016년에는 아무른 시설이 없었던 곳인데 이번에 방문하니 나무시설로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관광자원화 했다. 거제시 장목면 시방리 750-2번지에 있는 이 방시만노석(防矢萬弩石)은 이수도에 있는 방시만노순석(防矢萬弩盾石)과 함께 지역민들의 갈등과 화합이라는 측면을 실물로 보여주는 좋은 예이면서 이야기가 있는 마을의 대표적 관광 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시방마을에 방시만노순석이 세워진 까닭은 어업이 잘되는 이수도가 시방마을 보다 잘살아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어느 날 어떤 도사가 이수도에 와서 하는 말이 “이수도는 학이 비상하는 모양의 명당이라 잘살 수 있으나 시방마을의 해변이 활처럼 휘어져 학을 향해 활을 쏘는 형국이기에 화살을 막을 수 있는 방시순석(防矢盾石)을 세우면 잘살 것이라 했다” 주민들은 그의 말을 듣고 마을 뒷산 언덕에 방시순석(防矢盾石)을 세우니 과연 이수도가 번창하고 시방마을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두 마을 간에는 갈등이 시작 되었고 시방마을 사람들은 생각과 연구 끝에 “시방마을에서 쏘는 화살을 막는다고 비석을 세웠으니 쇠로된 화살로 쏴버리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 이듬해 시방마을에서 방시만노석(防矢萬弩石)을 세우게 되었고 이후 시방마을이 더 잘살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시방마을 사람들은 가뭄 때 물이 많이 나는 이수도에서 물을 길러 먹었는데 이수도 사람들이 물을 가져가는 것을 막는 등 갈등이 심하게 되었다. 또한 이수도 사람들은 궁리 끝에 방시만노석(防矢萬弩石)을 막을 수 있는 비석을 방시순석(防矢盾石) 위에 세우면 될 것으로 판단해 방시순석(防矢盾石) 위에 방시만노순석(防矢萬弩盾石)이라 세긴 작은 비석을 붙여 세웠다. 비석의 모양은 이상하지만 이로서 두 마을이 큰 충돌 없이 잘살게 되어 지금은 형제 마을처럼 지내며 살고 있다.




해안산책길 절벽에 핀 해국


이수도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해안선을 따라 만든 길을 걷는데 벌써 해국(海菊)이 꽃을 피워 눈길을 끈다. 이수도는 관광객을 위해 해안 산책길에 의자를 설치하고 해국 등을 심어 나름의 볼거리와 편의시설을 해 두었다.




이수도 북쪽의 이정표가 있는 풍경


이수도는 동경 128°42′, 북위 34°53′에 위치하며, 시방마을에서 동쪽으로 0.6㎞ 지점이고, 면적은 0.32㎢이며, 해안선 길이는 3.7㎞이다. 섬의 형태는 동서로 길게 뻗었으며, 해발 최고지점은 높이 77.8m로 이루어졌다. 구릉지에는 대체로 완만한 사면이지만 해안으로 갈수록 경사도가 심한 편이다. 마을은 시방마을과 마주하는 이수도의 서쪽에만 있고, 북쪽과 동쪽에는 물이 많아 계단식 논이 있지만 지금은 산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쪽의 논밭에는 한 때 고사리를 심었던 것을 볼 수 있는데 지금은 그마져도 수확하지 않는 듯 보인다.
섬의 북쪽과 동쪽 사면은 모두 논밭으로 개간을 했던 곳이라 섬 전체에 나무들이 많지도 않고 또한 다양하지도 못하다. 그러다 보니 묵혀둔 논밭에는 칡이 많이 발생하여 경관을 해치고 있어 제거해야 될 것으로 보였다.




이수도의 상징인 사슴의자가 있는 풍경




이수도의 동쪽은 묵혀둔 논으로 인해 억새가 발생했고 가을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 잘 가꾼다면 새로운 명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해안 산책길을 걸으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이수도(利水島)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이 많은 섬이라 동쪽과 북쪽에 묵혀뒀지만 계단식 논이 있다. 화장실은 이곳의 물을 이용한 자연 방사형식으로 설계하고 배설물이 거름이 될 수 있도록 이용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했다.




억새가 가을을 연출하는 풍경




이번에 방문하니 동쪽 끝 해돋이전망대 옆에 발달한 해식애(海蝕崖)에 출렁다리를 설치하여 즐길꺼리를 더했다.





이수도에서 유일하게 어느 길로 가야할지 망설이게 되는 갈림길이다. 물새전망대와 정상을 향하는 사슴농장 방향에서 우리 일행은 섬의 정상을 향했다.





이 사각 전망대 역시 이번에 새롭게 지은 것인데 한 무리의 단체 관광객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어 감히 오를 수가 없었다.





우리 일행이 지나 온 동쪽 해안을 굽어보니 멀리 보이는 가덕도를 병풍삼고 그 안으로 세 개의 점 같은 백사도(白蛇島), 백여도(白礖島), 갈산도(葛山島)가 그림이 된다.





섬의 가장 높은 정상을 지나 경사로 이루어진 마을로 향하며 이수도 마을 풍경을 남긴다. 방파제의 붉은등대와 흰등대가 언제나처럼 관광객을 맞이할 것이다.




울금을 재배하는 모습


마을 주변의 작은 밭에는 채소와 고구마 등을 심었는데 일부는 파초같이 생긴 울금을 재배하고 있다.





마을 안으로 들어오면 옛 마을길이 시간여행을 거슬러 가듯 반겨준다. 오롯이 사람이 지게를 지고 짐을 운반해야 하는 좁은 골목길이 정겨움을 넘어 그리움이 되는 곳이다.
우리 봉곡평생학습센터 운영위원들이 섬이라는 한정된 문화를 형성해온 이수도에서 오늘은 서로에게 마음으로 다가가고 서로를 이해하며 즐거움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어 오래도록 회자될 그리움의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