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진해고등학교 재창원산악회 비음산 숲속나들이길 산행

천부인권 2018. 12. 9. 21:20



2018.12.08. 비음산 숲속나들이길 초입 굴반쉼터에서


진해고등학교 재창원산악회가 발족되어 첫 산행으로 비음산 둘레길을 걷게 되었다. 출발지 이면서 회귀점이기도 한 성산구 비음로151번길 36의 목장원산장에서 모여 출발했다. 굴반(窟盤)쉼터에서 산행을 하는 사람들 끼리 단체 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했다. 걸음의 차이는 있으나 짧은 구간이기에 자유롭게 걷게 되었다.
굴반(窟盤)쉼터는 처음에 포곡(抱谷)쉼터라 이름 했으나 진례산성 내에 포곡정(抱谷亭)이라는 또 하나의 쉼터가 있어 두 곳의 명칭이 중복되어 혼돈이 있었다. 이에 사파정 원주민 강기문씨가 탐방로를 따라 약 70m 올라가면 너럭바위가 있고 거기에서 계곡을 두고 남쪽을 바라보면 쟁반형태의 자연동굴이 있어 그 이름을 몇 백 년 동안 원주민들이 구전으로 사용했음을 고증했다. 강기문씨의 고증으로 옛 지명인 굴반이라는 동굴의 이름을 따서 이곳을 굴반쉼터라 이름 짓게 되었다. 이곳에는 굴반쉼터에 대한 안내판을 부착했는데 강기문씨의 이름을 빼고 사파정 원주민들 모두가 한 것처럼 기록한 것은 이야기꺼리를 없애는 짓이다.




산을 계속 오르면 첫 번째 만나는 이정표에 남산재, 숲속나들이길(대암산 약수터 방향), 창원FC입구 등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숲속나들이길은 산 중턱을 걸을 수 있도록 개발한 등산로로서 거의 평지를 지나는 기분으로 걷게 되는 가장 무난한 산행이다. 창원 주위의 산들은 대부분 급경사에 물이 솟아나는 샘들이 없고 비가 많이 올 때 일시적으로 물이 흐르는 계곡들이다. 지금은 겨울이라 계곡에는 물이 흐르지 않고 말라있다. 그러나 물이 흘러 갈 때를 대비한 계곡의 다리는 잡나무를 잘라 한사람 지나도록 만든 임시 다리가 놓여 있어 이곳이 산속임을 알게 한다.



잡나무를 이용한 임시 다리와 숲속나들이길


숲속나들이길 옆에 있는 윤노리나무


산굽이를 돌아서니 회백색의 매끈한 수피를 자랑하는 나무에 작고 붉은 열매를 아직도 매달고 있어 특별히 눈길이 가는 겨울나무의 모습을 담았다. 소교목인 이 나무는 뿌리 부분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발생했다. 응달지역인 이곳에는 주위 나무들의 키가 하늘을 향해 크게 자라 이 나무 역시 생존을 위해 줄기를 곧게 올렸다. 나무에 대해 잘 아는 지인에게 이름을 물어보니 윤노리나무라 한다. 2017년 11월 가덕도 천성연대봉수를 찾았다가 보게 된 윤노리나무와 대조를 하니 작고 붉은 열매가 똑같음을 확인했다.
윤노리나무는 일명 소코뚜레나무라고도 불리는데 나무의 줄기가 곧고 단단하면서도 질긴편이라 노간주나무, 물푸레나무, 감태나무와 더불어 소코뚜레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윷놀이를 할 때 윷을 만드는 재료로 많이 사용되기에 윤노리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 



 

윤노리나무의 수피


피자식물(ANGIOSPERMS), 쌍자엽식물강(DICOTYLEDONAE), 장미아강(ROSIDAE), 장미과(Rosaceae), 윤노리나무속(Pourthiaea)의 윤노리나무 학명은 Pourthiaea villosa (Thunb.) Decne. var. villosa)이다.




윤노리나무 열매


윤노리나무는 중국 산둥반도와 일본,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 분포하지만 주로 남부지역의 산지에 자생한다. 건조한 곳과 추위에 강하며 어린 나무는 회색빛 도는 갈색을 띠다가 묵을수록 짙은 회갈색이 되며 밝은 청회색의 얼룩이 생긴다. 낙엽이 지는 키 작은 나무로 2~5m 정도 자란다. 잎은 어긋나며 길이 3~8cm의 장타원형의 도란형이다. 끝은 길게 꼬리처럼 뾰족하고 밑 부분은 쇄기형이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촘촘히 있다. 꽃은 4~5월에 2~5cm의 산방꽃차례에 백색의 양성화가 모여 달린다.
열매는 지름 8~10mm의 타원형 또는 난형이며 10~11월에 적색 또는 황적색으로 익는다. 열매 끝에는 꽃밭침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뿌리 부분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온다.
윤노리나무의 뿌리는 모엽석남근(毛葉石楠根)이라 부르며 약용하는데 가래, 장염, 땀이 많고 더위를 타는 현상에 이용한다. 뿌리는 수시로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쓰며, 복용은 말린 것 10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서릿발


숲속나들이길의 응달구간에는 서릿발이 솟아 겨울임을 증명하고 있다. 아마도 근래에 가장 추운 날이 오늘이 아닐까? 어릴 때 산에 땔감을 구하러 지게를 지고 가던 때를 생각나게 하는 서릿발이다. 서릿발을 밟을 때 나는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 일부러 밟기도 했는데 보리밭에 서릿발이 생기면 보리가 땅위로 치솟아 땅심을 받지 못하기에 보리밭 밟기를 했던 추억도 생각이 난다.





고개를 돌려 시내방향을 보니 빌딩으로 가득한 시가지가 보인다. 30만 인구가 살도록 구성된 창원시를 지금은 분지 내에 50만이 살고 있다. 온갖 희로애락(喜怒愛樂)과 각각의 사연을 지닌 숱한 사람들의 삶이 공존하는 창원시는 기계산업의 요람이었지만 이젠 시민의 먹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호황기를 맞으면 쇠퇴기가 온다는 진리는 창원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제까지 잘 살 때를 즐겼던 기존의 지도자와 기성세대들은 미래세대를 위해 욕심을 버리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





커다란 바위의 틈새를 비집고 「사랑의 굴레, 우애, 헌신적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인동(忍冬)이 강인한 생명력을 뽐내며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인동과에 속하는 반상록 덩굴식물인 인동은 겨울에도 줄기가 마르지 않고 견디다 봄에 새순을 낸다. 이처럼 곤경을 이겨낸다 하여 인동초(忍冬草)라고도 부르며, 흰꽃과 노란꽃이 함께 있다하여 금은화(金銀花)라고도 한다. 줄기는 타 식물을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며 어린가지는 적갈색으로 털이 있으며 속은 비어있다. 


쌍떡잎식물강(Magnoliopsida), 꼭두서니목(Rubiales), 인동과(Caprifoliaceae), 인동속(Lonicera)의 인동은 학명이 Lonicera japonica Thunb이다.


꽃은 6~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흰색으로 피었다가 노란색으로 변하며, 꽃잎은 길이 3~4cm, 꽃잎의 끝은 5개로 갈라진다. 꽃잎 안쪽에는 굽은 털이 있고,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9~10월에 익는데 지름은 7~8mm이다. 꽃을 따서 빨면 꿀이 나와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민간에서는 많이 쓰는 약재로 전초를 달여서 차로 마시며 류머티즘, 타박상에 좋다고 하고, 감기치료 및 이뇨, 해독, 종기, 부종, 건위, 해열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한다. 꽃은 따서 술에 담가 먹으면 각기병에 좋고, 물에 타서 목욕을 하면 습창, 요통에 좋다. 꽃을 덖어 차로 만들어 먹으면 편도선, 관절염, 위궤양에 좋은 약차가 된다.




두 번째 만나는 이정표에서 하산을 시작하는데 곧장 내려가면 대방동 체육공원으로 가게 된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는 하산하는 사람들과 등산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정겹게 인사를 나누며 스쳐 지나는 인연을 쌓아간다. 숲속나들이길과의 첫 만남은 이처럼 종착지를 향하여 마무리를 한다.




산 아래 철탑을 못가서 좌우에 돌무더기가 쌓여있어 왜 이곳에 돌무지가 있는지 궁금했다. 옛 산길의 능성이나 고갯마루에 돌무지가 있다면 성황당일 확률이 있으나 그런 것 같지도 않고 풍수상 비보를 위해 전문가가 쌓아 올린 막돌탑의 형태도 아니라 궁금했다. 대방동에 살았던 친구에게 이 돌무더기의 존재 여부와 지금처럼 모아둔 이유를 알아보니 이곳까지 예전에는 밭을 일구었던 곳이라 한다. 지금은 다시 야산의 모습으로 변했지만 밭을 개간할 때 나온 돌들을 모아 놓은 곳이라는 설명을 듣고 보니 고달프던 시대의 산물임을 알게 된다.





하산 길은 국도25호선 우회도로인 해원로 아래로 이어진다. 굴다리를 벗어나니 한평이나 반평 정도의 텃밭은 물론이고 S자의 작은 오솔길이 미적 감성을 일으킨다. 자연은 결코 직선을 좋아하지 않으며 S자형태의 곡선을 이룬다. 곡선의 공간에서 노는 아이들이 직각으로 만들어진 공간에 노는 아이들 보다 훨씬 창의적이고 미적감성도 뛰어나다고 하는데 인간이 살고자 하는 곳은 특히 도시는 직각을 만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작살나무 열매


대암산의 가장자리를 따라 대방체육공원으로 향하던 중 앙상한 나무 가지에 영롱한 보석 같은 열매를 매달고 있는 작살나무를 만났다. 작살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인 식물로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작살나무는 습기가 많은 계곡 부근에 자리를 잡고 자라기 때문에 덩치 큰 나무들에 가려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도 잘 자란다. 잎이나 나무의 수형이 특별하지 않아 눈에 띄지 않는 극히 평범하게 생겼지만 숲 속의 초록빛이 한창인 단오 즈음에 잎의 겨드랑이를 보면 연보라빛 깨알 같은 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피자식물(ANGIOSPERMS), 쌍자엽식물강(DICOTYLEDONAE), 국화아강(Asteridae), 마편초과(Verbenaceae), 작살나무속(Callicarpa), 작살나무의 학명은 Callicarpa japonica Thunb이다.


열매는 처음에 평범한 녹색으로 달리나 가을이 깊어지면 보라빛의 반짝이는 구슬 같은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시작하여 가을이 완전히 깊어지면 지름 2~5밀리미터의 동그란 열매로 성숙한다. ‘올챙이 시절’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자수정 구슬로 장식한 아름다운 작살나무 미인을 비로소 사람들이 알아준다. 열매는 혼자가 아니라 가녀린 가지가 휘어질 듯 수십 개씩 옹기종기 붙어 있다. 여름 끝 무렵에 열리기 시작하여 낙엽이 진 앙상한 가지에 삭풍이 휘몰아쳐 나뭇가지를 온통 훑어버릴 때까지 열매가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는 것도 작살나무의 자랑거리다.



산행을 마치고 후기를 이야기 하는 모습


출처 및 참조
한국의 나무-돌베개-김진석.김태영
나물먹고 물마시고-풀베개
다음백과-인동
풀꽃과 함께하는 건강약초 126선-하남출판사/박덕선
궁궐의 우리나무-눌와/박상진
우리 나무의 세계-김영사/박상진




산행 후 발전방향을 논의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