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뒤틀린 미학 고묘젠지(光明禪寺)의 고산수정원(枯山水庭園)과 이끼정원

천부인권 2018. 2. 26. 08:03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滿宮)로 가는 길에서


2018년 2월 21일 후쿠오카(福岡)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자리한 큐슈(九州)에 가면 우리나라 단체여행객들이 거의 모두가 가보는 장소인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滿宮)를 다녀왔다. 태재부천만궁(太宰府天滿宮)은 일본 텐만구(天滿宮)의 총본산지로,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眞)를 모시고 있다. 메이지(明治)시대에 다자이후진자(大宰府神社)가 되었다가 현재는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滿宮)가 되었다.




고묘젠지(光明禪寺)로 가는 입구의 대문


이 철문은 청일전쟁때 북양수군의 비장한 운명은 백년이 흘러도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그중에서 북양수군의 주력함이었던 정원호(定遠號) 철갑함(鐵甲艦)은 더욱 사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큐슈(九州) 후쿠오카(福岡)시 태재부(太宰府) 천만궁(天滿宮)에는 "정원관(定遠館)"이라고 부르는 곳에 「명치 28년(1895) 3월 일청전쟁의 위대한 바다를 지킨 해전에서 연합함대가 청나라의 북양선대기선인 정원(定遠)를 대파하여 인양한 선체의 재료들로 정원관((定遠館)을 만들었다.」는 안내판을 붙인 이곳에는 정원함 유물이 보존되어 있으며 그 유물들로 정원관을 만들었다 이에 당시 죽은 청나라 군인의 원혼이 떠도는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원관의 출입문인 대문의 포탄 맞은 철문이 바로 정원함(定遠艦) 유물이다.




光明禪寺라 쓴 편액이 걸려 있다.


태재부천만궁(太宰府天滿宮) 을 방문한 후 그 옆에 위치한 고묘젠지(光明禪寺)라는 선종 사찰을 방문했다. 고묘젠지(光明禪寺)는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滿宮) 입구를 바라보는 곳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만날 수 있는 곳이나 항상 문이 개방 된 곳이 아니라 그곳에 거주하는 늙은 중이 문을 열어주어야만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 일행들은 가이드를 맡은 이준호 이사가 이곳 주지와 미리 약속을 하고 찾아 갔으나 광명선사 입구에서 몇 분을 기다린 후 입장했다. 광명선사(光明禪寺)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 되어있다고 했으나 인간이란 남이 하지 말란다고 다 듣지는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적용했다.




光明禪寺의 앞뜰인 고산수정원


이곳 고묘젠지(光明禪寺)를 찾은 것은 일본 말로 ‘가레산스이(枯山水庭園)’라 하고 우리는 ‘고산수정원’이라 읽는다. 이 고산수정원이란 일본인들이 정원을 꾸미는 독특한 방식을 이른 말인데 물을 사용하지 않고 돌과 모래 등을 이용하여 산수의 풍경을 표현하는 정원 양식이다.





고묘젠지(光明禪寺)는 가마쿠라시대(鎌倉時代) 중기인 1273년(文永10年) 스가와라(菅原) 가문 출신인 데쓰쿠엔신(鐵牛圓心) 화상(和尙)이 창건(創建)한 선종 사찰이다. 이곳의 정원은 안뜰과 앞뜰로 구분된다. 안뜰(裏庭), 즉 잇테키우미노니와(一滴海之庭)에는 철쭉과 진달래 속(屬)의 상록 관목인 석남화(石楠花;학명은 Rhododendron degronianum)와 일본단풍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나무들은 푸른 이끼로 덮여있어 「고케테라(苔寺)」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이끼는 대륙과 섬을 나타내었고, 흰모래들은 큰 바다를 표현한 것이다. 앞뜰(前庭)에는 즉 호토케꼬세끼테이(佛光石庭)의 돌 15개는 7개ㆍ5개ㆍ3개로 나뉘어 있는데, 한자로 빛‘광(光)’를 배열(排列)한 것으로 규슈 유일의 가레산스이(枯山水)정원이다. 15란 숫자는 진리의 완성이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출처 및 참조 : 다음 블로그 눌인정사로의 초대-후쿠오카(福岡) 고묘젠지(光明禪寺)의 정원]




光明禪寺의 뒤뜰인 이끼정원

 

전각 입구에 신호산(神護山)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우리 절과 달리 대웅전은 없고, 법당 하나 있었다. 법당 안에는 조그만 불단이 마련되어 있었다. 법당 마루는 전체가 나무로 이루어졌으며 나무 판 하나의 크기가 상상 이상이다. 광명선사에서 최고의 볼거리는 멀리 보이는 툇마루에서 바라보는 안뜰이라는데 툇마루바닥에 비취는 녹색의 그림자가 압권이라 한다.





안뜰(裏庭)은 즉 잇테키우미노니와(一滴海之庭)의 푸른 이끼는 대륙과 섬을 나타내었고, 흰모래들은 큰 바다를 표현한 것이다. 광명선사는 가레산스이(枯山水)정원과 고케(苔 이끼)정원이 함께 한다.





고묘젠지(光明禪寺)의 정원을 바라보며 인간의 상상력과 왜국인(倭國人)의 뒤틀린 미학을 엿볼 기회를 가진 것 같아 나름 의미가 있었다. 왜국인(倭國人)들은 정원을 만들 때 돌과 나무 등을 배치하면서 돌의 마음 즉 석심(石心)을 읽어야 제대로 된 정원이 꾸며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석심을 읽은 정원사가 정원 곳곳에 의미를 담아 숨겨둔 곳이 있는데 “숨겨둔 것을 보는 것은 그 사람의 역량이다.”고 말한다. 잘 포장해서 표현하면 “독특함과 자부심”이라 할 것이나 한국인의 정서를 가진 내가 볼 때 정신병자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원의 걸작이라는 담양 소쇄원과 비교를 해보면 인간의 내면세계가 무엇이 다르고 어떤 것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지 알 수도 있다.
큰 틀에서 정원은 자연을 담은 것이나 우리나라는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 그대로를 이용하고, 왜인(倭人)은 자연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는 것에 집착함을 알 수 있다.




고묘젠지(光明禪寺)를 나와서 전체 풍경을 바라 본다.




광명선사 아래에 위치한 아이조메가와(藍染川)


藍染川 梅壺侍從蘇生碑(남염천 매호시종소생비)라는 제목으로 소개를 하고 있는 안내판에는 한글 맞춤법과 설명이 부족하긴 하지만 『옛날 이 하천은 우메츠보라(梅壺)라는 여성이 천신의 힘으로 소생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에 세운 비갈이다.』고 적었다.
‘아이조메가와’는 광명선사 방향에서 흘러오는 개천이 굽이치면서 도심 속으로 흘러가는데 1급수에서 산다는 총명탕의 재료가 되는 석창포가 자라고 있었다. 왜인들의 보존에 대한 감성을 읽을 수 있는 좋은 본보기이다.




아이조메가와(藍染川) 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