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보호수와 노거수

북면 내감리 신목 팽나무 노거수

천부인권 2019. 4. 15. 15:53

 

 

 

△2019.4.15 북면 내감리 신목 팽나무 노거수


창원의 노거수를 찾아서 돌아다닌 지 벌써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보니 창원시의 웬만한 노거수와 마을 숲은 둘러보았다. 그런데도 오늘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북면 내감계리의 신목(神木)인 어르신 나무를 만났다. 이 내감마을 신목이 자리한 곳은 마을 도로의 한 부분이라 지번은 창원시 북면 감계리 983-4번지를 찾으면 만날 수 있다. 이곳은 해발 높이가 64m이며 「위도 35°18′01.5″N 경도 128°35′28.5″E」이다.
원래 이곳에는 지금 남아있는 팽나무 노거수와 함께 회화나무가 있었는데 몇 년 전 태풍으로 노거수 회화나무는 부러져 사라지고 회화나무의 맹아로 남았던 두 그루 중 한그루가 그 자리를 차지하여 후계목(後繼木)이 되어 자라고 있다. 지금은 제례 등의 행위는 없고 다만 마을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감계마을 당목인 이 팽나무 옆에는 6각형 정자가 마련되어 있으나 정자의 이름은 없다.

 

 

 

 

△서쪽 방향에서 본 팽나무 노거수 줄기

 

감계마을 신목인 이 팽나무는 서쪽방향으로 굽어져 자라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아마도 회화나무가 동쪽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터라 회화나무의 간섭으로 서쪽방향으로 줄기가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신목의 가슴높이 둘레는 356cm이고, 높이는 10m, 나이는 250년 이며, 줄기는 심재부분이 썩어 있는 상태로 줄기의 밑 둥에는 버섯류가 자라고 있어 부패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북면 신촌마을 당산목인 팽나무도 줄기 아랫부분에 발생한 버섯으로 인하여 이번 바람에 부러져 지금은 사라져 버렸다. 몇 년 전 창원의집에도 아름드리 참느릅나무 밑 둥에 발생한 버섯 때문에 나무가 부러져 없앤 경우도 있다.

 

 

 

 

△남쪽에서 본 회화나무 후계목과 팽나무 노거수

 

창원의 오래된 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당산목과 신목이 이처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사라지는 것은 우리 문화유물과 전통적 유산이 뿌리 뽑혀 사라지는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급격히 변하는 문화만큼이나 전통이라 이름 하는 것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은 끈끈한 민족문화가 사라지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종교적인 의식이 남아있는 것들에서 그 현상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는 모양새이다. 세상에 미신 아닌 종교는 없는 것인데 유독 우리 문화만 미신이라는 의식을 심어준 일제의 식민교육과 토속왜구의 이익이 잘 맞아 떨어져 심화 되었고, 기독교만이 유일한 종교라 떠드는 미국을 위시한 서구문화 때문에 그 현상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역사를 보면 자신들의 뿌리인 고유의 전통문화가 사라진 민족은 서구문물의 정신적 식민지가 되어 있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깊이 뿌리를 내리고 널리 영양분을 찾는 나무는 오래도록 장수 하지만 이리저리 물길이 잘리고 뿌리가 드러난 나무는 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전통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버리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올 것 같지만 정체성을 잃은 민족이 뿌리내릴 곳은 사라진다. 우리 문화가 볼품없어 보여도 세상에는 없는 것이고 세상에 없는 희귀한 것은 그 가치가 무한한 것이다. 그것을 많이 가지는 민족이 결국에는 세상을 지배한다. 점점 사라지는 신목을 보면서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지금 다시 바라볼 때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동쪽 방향에서 본 내감계리 신목 팽나무 노거수

 

 

 

△줄기의 심재가 썩어 버린 모습

 

 

 

△줄기의 아래에 발생한 버섯으로 부패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마을 주민의 쉽터이고 보호수 지정을 받지 못해 아쉬워하는 주민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