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6.8 명곡동 등명산 아래 박영원 묘지 아래에서 본 우곡각자 위치
우곡(愚谷)이라는 각자(刻字)가 새겨져 있는 곳은 등명산(燈明山, 182.5m) 남동쪽 자락의 능선에 위치하는데 주소는 창원시 명곡동 산 47-3번지이다. 이곳은 해발 높이가 85m이며, 「위도 35°14′38″N 경도 128°38′14″E」이다. 현재 이곳으로 가는 길은 없는 상태이고 접근로는 수자원공사 팔룡동 취수장 우측 경계철망 끝에서 약 20m 북동쪽으로 가면 된다.
명곡동 우곡각자(明谷洞 愚谷刻字)에 접근하려면 수자원공사 경계가 보이는 곳의 우측 산으로는 가야 하는데 주민들이 밭을 일구고 있다. 이 밭들의 허름한 문들을 지나 곧장 오르면 묘지들이 제법 나타난다. 계속 위쪽으로 오르면 다시 묘지 2기가 쌍분으로 있는 곳이 나타나는데 우곡각자(愚谷刻字)는 이 무덤 뒤쪽의 절개 지를 이루는 병풍 같은 바위의 중앙부에 새겨져 있다.
우곡각자는 가로 5m, 세로 2.5m 내외의 큰 바위 중앙에 세로로 음각했다.
2019.6.8 명곡동 등명산 아래 박영원 묘지에서 본 모습
무덤의 상석에는 원당밀양박공영원지묘 유인광주안씨·함안조씨부좌-임좌(源堂密陽朴公泳源之墓 孺人廣州安氏·咸安趙氏祔左-壬坐)라 적혀 있다.
우곡각자가 새겨져 있는 암괴
우곡각자
우곡(愚谷)이란 운암서원(雲巖書院)에 배향 된 박신윤(朴身潤)의 호이다. 박신윤은 조갈내(早渴川)의 전설을 만든 인물로 이곳 우곡각자가 있는 곳에 정사(精舍)를 지어 수양했던 사람이라 전한다. 그 내용은 그가 남긴 우곡 병서(愚谷 幷序)와 한편의 한시에 잘 나타난다.
[원문]
愚谷 幷序
夫谷在燈明山之下 介於沙火石馬間 碧海經其南 溪水自東北流宗于海 巖石儼然森列于前後者 如槍劍如屛幛 而左右入眼界僅三四十里許 余愛其閒靜 置書堂 嫌其沒號而號之曰 愚谷之勝也 而以愚得名何 余坐愚不得行於世而隱於此 安得不以愚名吾谷也 噫 世不我容 而是谷也惟我是容 然則谷無負於我 我乃以吾之愚加之於谷而名之 此非反有負於谷者耶 仰觀是谷也 雖有煙霞風月之奇 而却欠桑麻稻梁之利 自古及今 曾無一人居者 谷之見棄於人 亦興我均矣 我無似故不周於俗而爲愚人 谷無用故唯愚者居而有愚名谷 若有知其必樂於愚名而不辭矣 昔人有愚名泉名丘者 未知其志 亦如我之名吾谷耶 題詩一絶以誌焉
登山白石下 古有無名谷
忽爲愚者居 是以名愚谷
[해문]
우곡 서문을 씀
이 골짜기는 등명산(燈明山) 아래 사화의 돌마지기에 있다. 그 남쪽으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동북쪽에서 개울물이 흘러서 바다로 간다. 암석들이 앞뒤로 엄연히 솟아 펼쳐진 모습이 창칼과 같고 병풍 벼랑과 같아서 좌우 사방으로 보이는 경계가 겨우 3~40리이다. 내 그 한가롭고 고요함을 사랑하여 서당을 짓고 이름이 없음을 아쉬워하여 우곡의 명승이라고 하였다. 어리석을 우(愚)를 이름으로 얻은 것은 어째서인가? 내 어리석은데 앉아 세상에 행해지지 못하고 이곳에 숨어서 사니 어찌 어리석음을 내 골짜기 이름으로 삼지 않겠는가. 아! 세상이 아를 받아들이지 않으나 오직 이 골짜기는 나를 받아들였다. 그러므로 골짜기는 나에게 빚진게 없지만 나는 나의 어리석음을 골짜기에 덧붙어 이름을 지었으니 이는 반대로 골짜기에게 빚을 지는 것이 아닌가. 이 골짜기를 보노라면 비록 아름다운 노을과 바람, 달의 기이한 정취가 있지만 뽕과 삼, 보리, 벼를 심을 이로움은 없어서 예부터 지금까지 한사람도 살지 않았다. 이는 골짜기가 사람에게 버림받은 것이 나와 같다. 나는 별다른 연고도 없이 세상에 두루 섞여서 살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되었다. 골짜기도 쓰임이 없었는데 오직 어리석은 자가 살게 되어 어리석음을 골짜기 이름으로 얻었으니 만약 어리석은 자가 반드시 즐거움을 안다면 어리석다는 이름을 사양하지 않을 것이다. 옛날 사람들이 샘이나 언덕의 이름에 어리석다는 의미를 사용한 자가 있었는데 내가 나의 골짜기 이름을 짓는 것과 그 뜻이 같았는지는 잘 알지 못하겠다. 절구 시 한편을 지어 그 뜻을 펼치노라!
등명산 흰 너들돌 아래 예부터 이름 없는 골짜기 있었네.
홀연히 어리석은 사람 살게 되니 이로부터 우곡이라 이름 했네.
출처 및 참조
창원시문화유적분포지도(2005년)-창원대학교박물관
우곡선생문집(2005.4.23.)-운암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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