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성주사 동종과 그에 새긴 명문

천부인권 2020. 5. 27. 15:19

2020.5.26. 성주사 동종각 모습

 

성주사聖住寺 동종銅鐘은 1998년 11월 13일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67호』로 지정된 지방문화재이다. 동종에 새긴 명문에는 「건륭사십팔년乾隆四十八年 계묘癸卯」라 기록하고 있어 서기 1783년(정조 8년) 계묘년癸卯年에 처음 제작됐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명문의 끝에 『세존응화이천구백사십육년世尊應化二千九百四十六年 무오구월일戊午九月日』이라는 기록이 있음을 볼 때 「세존응화 2946년 무오년 9월일」 즉 서기西紀 1919년 9월에 다시 『성주사 동종』을 주조하였음을 알 수 있다. 
총 높이는 111㎝, 종구鐘口 지름은 84㎝, 무게는 600근이며, 용뉴龍紐에 음통音桶은 없고 쌍용雙龍으로 고리를 장식했다. 종 몸체 가운데에는 4개의 유곽이 독립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그 사이에 보살상이 새겨져 있다. 타종 부분에 대칭적으로 새겨지는 당좌(유곽乳廓)는 없다. 전체적으로 문양의 조각 수법이 질서보다는 투박하고 엉성한 모습으로 표면은 거친 편이다. 일제강점기 동종의 면모를 엿볼 기회가 된다.

 

2020.5.26. 성주사 동종 모습


범종梵鍾은 절에서 아침저녁 예불 때 사용하는 4물 중 하나로 의식이나 행사 때 또는 대중을 모이게 하거나 시간을 알리기 위해 치는 것이다. 따라서 신앙적 의미는 종의 울림을 통하여 지하세계의 모든 중생과 악귀에게 종소리를 듣는 순간이라도 번뇌에서 벗어나고 고통을 잊게 하고자 함이다.

 

성주사 동종의 용뉴 모습

종의 머리에 용뉴를 장식하는 이유는 인간의 기원을 담은 『용생구자불성용龍生九子不成龍』에서 나왔다. 『용생구자불성용龍生九子不成龍』이란 황룡(수컷)과 청룡(암컷)이 교미하여 9홉의 자식을 낳았는데 각자의 개성個性이 너무나 달라 서로 화합하지는 못하지만 성격에 따라 세상에 쓰임새가 있음을 뜻한다. 9홉의 자식들은 모두 용이 되어 승천하지는 못하고 이무기로서 살아가고 있다. 9홉이란 ‘굉장히 많다’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인 비희贔屭로부터 치문鴟吻, 포뢰蒲牢, 폐안狴犴, 도철饕餮, 리수螭首, 애자睚眦, 산예狻猊, 초도椒圖가 그들 이름이다.
이 종두를 장식하는 용의 자식은 셋째인 포뢰蒲牢로 모양은 용을 닮았지만 용龍보다 작고, 울부짖는 것을 좋아하며, 바다에 사는데 고래를 제일 겁을 내어 고래가 습격 시에 크게 울어 그치지를 않는다고 전한다. 그래서 포뢰蒲牢를 종의 윗부분 고리에 만들어 놓고 고래의 뼈로 만든 당목幢木으로 종을 때린다. 그러면 종소리가 잘 난다고 한다.

 

성주사 동종의 보살상

 

乾隆四十八年 癸卯
八月日 昌原佛母山
聖住寺鑄鍾重六百斤
施主秩
松嶽明螢
宲同知 金興才 崔無卜
건륭사십팔년 계묘
팔월일 창원불모산
성주사주종중육백근
시주질
송악명형
포동지 김흥재 최무복

 

 

縁化秩
前化主居士戒信
化主嘉善大夫智閑
都監           學肯
別庒           昌空
供粮主        來隱
片手
연화질
전화주거사계신
화주가선대부지한
도감           학긍
별장           창공
공량주        래은
편수

 

 

重修縁化秩
住持 金蓉峰
祖室 姜藤巖
立繩 李松巖
會計 金玩溟
중수연화질
주지 김용봉
조실 강등암
입승 이송암
회계 김완명

 

 

書記 宋性運 金亏虛 金性月 具桂潭 徐善浩 朴晉河 韓定海 朴永秀 李戒欣 姜應鍾 서기 송성운 김우허 김성월 구계담 서선호 박진하 한정해 박영수 이계흔 강응종

 

 

片手 林化惧
世尊應化二千九百四十六年 戊午九月日
편수 임화구
세존응화이천구백사십육년 무오구월일*

 

*세존응화 2946년 9월 일은 간지干支가 '무오년戊午年~기미년己未年'인 때이다. 따라서 서기로는 1919년 기미년이나 간지의 시점으로 "성주사 동종"에는 무오년戊午年이라 기록한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