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 산 132(백연)에 위치한 구룡정九龍亭은 1968년 부산과 함양의 계원들이 용유담 바위 위에 세운 정자로 용유담龍遊潭에 용龍 9마리가 살았다는 전설에서 이름을 지었다, 이곳의 해발 높이는 237m, 좌표는 35°24'41"N 127°42'30"E를 가리킨다.(35°24'42.0"N 127°42'32.0"E)
구룡정九龍亭에는 김희소金熙韶가 지은 구룡정상량문九龍亭上樑文, 강기대姜起大가 지은 구룡정기九龍亭記, 구룡정계원명단九龍亭契員名單이 걸려 있고 정자 옆 암반에는 건립에 조력한 이강신李康信공로비를 1977년에 세웠다.
용유담龍遊潭에 살았던 구룡은 한쪽 눈이 먼 용 한 마리만 남겨두고, 여덟마리가 서로 싸우다가 마적도사에게 쫓겨가는 모양을 그린 구룡병풍이 법화사에 있었으나 해인사 성보박물관으로 이관하여 보관하고 있다.



九龍亭上梁文
述夫 天作東邦方丈에 據最確之鎭하고 地成南嶽天王에 揭特號之尊이라 此九龍亭은 咸釜有志가 仰慕先賢之遺觸地하고 承繼後人之咏觴處라 合心修契하고 鳩財築亭이라 前有惠平公之恩賜林하고 後據法華山之障壁崖라 潭水가 匯深에 古傳九龍之屈宅하고 山頂이 削立에 令號十勝之筆峰이라 春回溪谷에 花鳥相望으로 詩人墨客이 争尋斯亭하고 秋深頭流에 紅葉絶頂으로 才子蕩兒가 相探此處라 長江遠岫가 悠悠境界之俱涵하고 聼鳥看魚가 歷歷精華之必韻이라 紅梁載擧에 愧我拙詞라
兒郞偉抛梁東하니 扶桑日出財初紅이라 馬跡洞名令有在인데 道人傳說永無窮이라
兒郞偉抛梁西하니 頭流山下重峯低라 山亭矻立風流好에 遠望馬川路不迷라
兒郞偉抛梁南하니 悠悠嚴水碧如監이라 高風正脉傳來遠하니 會講時時願徃忝이라
兒郞偉抛梁北하니 法華山脉雲中直이라 一去先賢幾日歸아 蒼茫人世無終極이라
兒郞偉抛梁上하니 滿天旭日呈昭曠이라 氣衆好時要若斯하니 心胸恢拓無塵障이라
兒郞偉抛梁下하니 亭下嚴川日夜瀉로다 元流如一古猶令하니 佳人遊子忝風雅라
伏願上梁之後 名山長翠하고 流水續淸이라 亭坮增修하고 棟梁爭拱이라 風流眞美에 常開文酒之樂하고 隱趣日長에 永作溪山之味라 光風霽月은 長新景色之無邊하고 華偑靑襟은 日益硏磨之有造라
歲戊申 柳花節 金海 金熙韶 謹撰
契長 高茂出
李鍾聲 謹書彫
구룡정 상량문 (九龍亭 上梁文)
살펴보건대, 하늘이 동방의 방장산(지리산)을 만드심에 가장 확실한 진산으로 의지하게 하셨고, 땅이 남악의 천왕봉을 이루심에 특별히 높은 존함(천왕봉)을 내거셨도다.
이 구룡정은 함양과 부천(휴천)의 뜻있는 이들이 선현들의 발자취가 남은 곳을 우러러 사모하고, 후인들이 시를 읊고 술잔을 나누는 자리를 계승하고자 한 곳이라. 마음을 합쳐 계를 닦고 재물을 모아 정자를 지었도다.
앞에는 혜평공(惠平公)이 은혜로 하사하신 숲이 있고, 뒤로는 법화산의 깎아지른 절벽을 등지고 있구나. 못물이 깊이 모이는 곳에는 예부터 아홉 마리 용이 살던 집이라는 전설이 전해오고, 산꼭대기가 깎은 듯이 서 있으니 십승지의 필봉(붓끝 같은 봉우리)이라 불리도다.
봄이 계곡에 돌아오니 꽃과 새가 서로 마주하고 시인과 묵객들이 다투어 이 정자를 찾으며, 가을이 두류산(지리산)에 깊어지니 단풍이 절정이라 재주 있는 선비와 풍류객들이 이곳을 찾아드는구나. 긴 강과 먼 산봉우리의 유유한 경계가 모두 이 안에 머금어져 있고, 새소리를 듣고 물고기를 구경하니 그 정화로운 운치가 역력하도다. 이제 붉은 들보를 들어 올림에 나의 졸렬한 글솜씨가 부끄러울 따름이로다.
동(東)으로 들보를 던지니, 부상(해 뜨는 곳)에 해가 떠올라 재물이 처음으로 붉게 물드는구나. 마적동(馬跡洞)이라는 이름은 지금도 남아 있는데, 도인의 전설은 영원토록 끝이 없도다.
서(西)로 들보를 던지니, 두류산 아래 겹겹의 봉우리들이 낮게 깔렸구나. 산속 정자가 우뚝 솟아 풍류가 좋으니, 멀리 마천으로 가는 길이 헷갈리지 않도다.
남(南)으로 들보를 던지니, 유유히 흐르는 엄천(嚴川)의 물이 비취색 거울 같구나. 높은 풍모와 바른 맥이 멀리서 전해오니, 때때로 모여 강론할 때 나도 가서 참예하기를 원하노라.
북(北)으로 들보를 던지니, 법화산 줄기가 구름 속으로 곧게 뻗었구나. 한 번 떠나신 선현들은 언제나 돌아오실까, 아득한 인간 세상은 끝이 없도다.
위(上)로 들보를 던지니, 하늘에 가득한 아침 해가 밝고 넓게 비추는구나. 기운이 좋을 때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니, 가슴이 넓게 트여 티끌만큼의 막힘도 없도다.
아래(下)로 들보를 던지니, 정자 아래 엄천강 물은 밤낮으로 쏟아지는구나. 근원은 하나로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으니, 아름다운 여인과 노니는 나그네가 풍아(風雅)를 즐기노라.
엎드려 바라건대, 상량한 뒤에는 명산은 길이 푸르고 흐르는 물은 끊임없이 맑을지어다. 정자와 대를 더욱 수리하고 들보와 기둥을 다투어 받드니, 풍류의 참된 아름다움 속에 항상 글과 술의 즐거움이 열리고, 은둔하는 취취가 날로 깊어져 영원히 시내와 산의 맛이 되리로다. 광풍제월(맑은 날의 바람과 비 갠 뒤의 달) 같은 깨끗한 경색은 끝없이 새롭고, 화려한 도포를 입은 선비들은 날로 학문 연마에 정진하여 성취함이 있으리로다.
서기 1968년(무신년) 유화절(버들꽃 피는 계절)
김해인 김희소(金熙韶) 삼가 짓고,
계장(契長) 고무출(高茂出),
이종성(李鍾聲) 삼가 쓰고 새기다.

九龍亭記
智異之北咸陽之南龍遊潭은 九龍窟宅而其源이 發自雲峰하야 衆澗이 合流에 飛爲瀑하고 匯爲潭하야 至此而深不見底하고 兩岸岩石이 凹凸不一에 宛如龍觸之像하고 千峰松蘿가 參差密菀에 隱若鳳飛之形하니 海山蓬萊요 壺中天地라 太古日月이 朝暮往來하고 互天雲霞가 隨時捲舒하니 箇中千態萬奇는 實不枚學에 載在入域形勝而幽閑淸淨이 甲乙於東方하니 以故國中大賢高士가 杖屨觴詠에 絡繹不絶하고 仁廟見賜惠平公新安姜先生은 如賀鑑之鏡湖焉이라 歲戊申에 釜咸兩地有志紳士가 合心修契하고 鳩才建亭하야 因其潭稱하야 名亭九龍하고 風俗咏觴을 歲一爲常하니 山益高而水益淸이라 數多契員이 無非專心努力而釜之金敬奉李康信黃潤龍等과 咸之金熙坤高茂出等이 特爲賢努云云이라 日에 金熙坤金壽甲二名이 來我詳說其顚末하고 請置一言于扁楣어늘 余以不文으로 累辭不獲하야 略敍如右하고 繼以一言하니 惟願契員은 益勤前志하야 仰慕先賢之遺躅하고 俯啓餘生之見聞하야 使斯契斯亭으로 擅揚國中을 如用飛九天之日則不惟此地充榮이라 將有補於來世矣러니 免之哉
歲壬子榴花之節
晉陽 姜起大 謹識
구룡정기
지리산의 북쪽, 함양의 남쪽에 있는 용유담龍遊潭은 아홉 용의 굴집으로 그 근원이 운봉으로부터 시작하여 여러 간수澗水가 합류하여 나는 물은 폭포 되고, 휘도는 물은 못이 되어 이에 이르러 깊어서 밑이 보이지 아니하고 양쪽 기슭 암석이 들쑥날쑥하여 일치하지 않아서 용이 거쳐간 형상이 완연하고 천 개의 봉우리가 송라松蘿¹⁾처럼 빽빽하고 무성하여 다르게 참여한 듯하고, 봉황이 나는 형상을 숨겨둔 것 같고, 깊은 심해의 봉래蓬萊²⁾요 별천지別天地이다. 태고의 해와 달이 아침저녁으로 뜨고 지고 하늘에 뻗친 안개구름이 수시로 깔리고 걷히니 그 속의 여러 가지 기이한 모양은 실로 끝이 없어 거론하지 못하고 실려서 아름다운 경계 내의 지형은 아낙의 고운 마음씨처럼 그윽하고 맑고 깨끗함이 우리나라에서 첫째·둘째를 다툰다. 그러므로 나라의 큰 현자와 높은 선비가 노니는 장루杖屢³⁾로 술을 마시며 시詩를 짓고 노래를 읊는 것이 끊이지 아니했다. 인조仁祖 때에 용유담을 해평공惠平公 신안강선생新安姜先生에게 주셨으니 하감賀鑑⁴⁾이 받은 경호鏡湖와 같다.
무신戊申년에 부산·함양 두 지역의 뜻있는 신사紳士⁵⁾들이 합심하여 계契를 만들어 재물을 모아 정자亭子를 세웠다. 그로 인하여 그 못을 일컫기를 구룡九龍이라 이름하고 풍욕風浴하고 시詩 짓고 읊기를 한해 한번씩 개최하니 산은 더욱 높고, 물은 더욱 맑도다. 많은 계원契員이 마음을 모아 노력하였으나 부산의 김경봉金敬奉, 이강신李康信, 황윤용黃潤龍 등과 함양의 김희곤金熙坤, 고무출高茂出 등 두 분이 특히 노력하였다. 어느날에 김희곤金熙坤, 김수갑金壽甲 두 사람이 나에게 와서 그 전말顚末을 상세히 말하고 한마디 편미扁楣⁶⁾를 청하거늘 내가 여러번 사양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간략하게 지으니 원컨대 계원契員은 더욱 앞의 뜻을 가담듬어 선현의 발자취를 흠양하고 여생의 견문을 열어 이 계와 이 정자로 하여금 국내에 드날리고 용이 구천에 나는 것과 같이 오직 이곳의 영광뿐 아니라 장차 내세來世에도 도움이 있으리니 힘쓸지어다.
1972년(壬子) 7월(流火節)
진양 강기대姜起大⁷⁾ 삼가 지음
【주석】
송라松蘿¹⁾ : ①소나무와 쑥이 자란 것을 비유한 것으로 폐사지를 말한다.
②송라과에 속한 지의류(地衣類). 안개가 잘 끼는 높은 산의 나무줄기와 가지에 실처럼 늘어져 달린다. 황록색이 돌며 가지가 갈라진다. 한방에서는 이뇨, 거담제 및 폐결핵에 해열제로 사용한다.
봉래蓬萊²⁾ : 영주산瀛州山, 방장산方丈山과 함께 우리 민족의 신화에 나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 이 산에는 신선이 살며 불사의 영약이 있고, 이곳에 사는 짐승은 모두 빛깔이 희며, 금은으로 지은 궁전이 있어 신선이 산다고 한다.
장루杖屢³⁾ : 장구杖屨의 오기이다. 「杖屨之所-지팡이와 신발을 숨긴 곳」 그곳에 살다가 죽어 무덤이 있는 곳을 뜻한다.
하감賀鑑⁴⁾ : 당唐나라 황제현종皇帝玄宗 때 비서감祕書監을 지낸 하지장賀知章을 이르는데 그가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가겠다고 황제皇帝에게 청하자 황제皇帝가 경호鏡湖 한 굽이를 하사하여 그곳에 은거했다.
신사紳士⁵⁾ : 점잖고 예의禮儀 바르며 교양敎養 있는 남자男子
편미扁楣⁶⁾ : 처마 밑에 걸어 둘 편액
강기대姜起大⁷⁾ : 강기대姜起大(1896~1973)의 자는 태현太賢, 호號는 춘포春圃로 은열공파殷烈公 강민첨姜民瞻의 26세손이고 파조派祖인 진천군파晉川君派 강위상姜渭祥의 15세손으로 아버지는 적은跡隱 강지주姜趾周(1856~1939)이고, 할아버지는 정재正齋 강필준姜必俊(1819~1886)이며, 증조할아버지는 강광여姜光呂, 고조할아버지는 경운鏡雲 강동망姜東望, 5대조는 극복재克復齋 강효기姜孝基, 6대조는 죽봉竹峰 강휘정姜徽鼎, 7대조는 경호鏡湖 강대연姜大延, 8대조는 당암戇庵 강익문姜翼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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