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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과 테스에서 여성과 시대상

천부인권 2006. 6. 5. 23:10
 

무정과 테스에서 여성과 시대상

1.무정의 줄거리

경성학교 영어 교사인 형식은 김 장로의 부탁을 받고 그의 딸 선형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선형은 정신 여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가려는 지식인 여성이다. 선형을 처음 대한 형식은 그 고운 자태에 호감을 느낀다.

그날 형식의 하숙집에서는 박영채라는 기생이 형식을 찾아 온다. 영채는 형식을 길러준 은인의 딸이다. 부친과 두 오라비가 어느 사건에 연루되어 감옥에 갇힌 뒤 외가에 가서 갖은 고생 끝에 자기 아버지를 구하고자 기생이 되고 말았다.

그런 고생을 겪으며 그는 형식이를 마음 한 가운데 두고 정절을 지켜왔던 것이다. 그러나 형식의 앞에서 자기가 기생이 되었노라는 말은 끝내 하지 못하고 되돌아 간다. 형식은 한편으로 영채의 순결을 의심하며 불괘함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달콤한 그리움을 느낀다.

그러던 중 형식은 경성 학교 학감 배명식의 추문을 듣는다. 평양에서 온 기생 계월향의 꽁무니를 따라다닌다는 거였다. 그는 영채가 계월향임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 그가 다시 영채를 만나려고 찾아갔을 때 영채는 배학감과 김현수에게 이끌려 다른 곳에 가고 없었다. 형식은 신문기자인 신우선의 도움을 받아 이들의  행방을 찾아냈으나 영채는 순결을 잃은 뒤였다.

영채는 형식을 위해 지켜온 자신의 정절을 빼앗긴 것이 수치스러워 죽으려고 평양으로 향하고, 편지로 이 사실을 알게 된 형식은 영채의 뒤를 따라 평양으로 간다.

그러나 영채를 찾지 못하고, 죽은 것이라 생각하고 서울로 되돌아온다.

한편 영채는 병욱이라는 처녀를 만나 인생을 새롭게 살기로 결심하고, 병욱의 집에 머물게 된다. 그러면서 병욱의 오빠에게 연정을 느끼기도 하며, 자신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한다.

서울로 돌아온 형식은 선형 집안의 청혼을 받게 되고 마음 한편으로 영채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결혼하기로 결정한다.

형식과 선형이 미국 유학을 위해 경성역에서 기차에 오르던 날, 영채와 병욱 역시 일본으로 가기 위해 같은 기차를 타게 된다. 그들은 우연히 기차 안에서 만나게 된다. 지난날들을 돌이키며 이들 사이에는 부끄러움과 미움, 질투와 원망이 오고간다. 그러던 중 폭우를 만나 기차가 멈춘 틈에 수해를 당한 농민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열면서 이들은 조선의 민중을 구하기 위해 배우고 또 교육에 몸 바치기로 작정한다.


2.인물상 및 시대상


무정을 읽으며 우리 인물 속에 크게 자리잡는 인물은 크게 세 명이다. 작품의 주인공이라 할 만한 이형식과 영채, 그리고 선형이다.

[무정]의 주인공 이형식은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마디로 변덕 무쌍한 사람이다. 영채와 선형에 대한 감정도 그러하고, 여성에 대한 생각도 그러하다.

자기 앞에 기생이 되어 나타난 영채를 보고 그가 순결한 여자일까, 아닐까를 궁리하던 모습이며 그러면서도 영채에게 끌리는 감정을 느끼고 또 한편으로는 선형의 지위와 고운 용모에 호감을 갖는 것 등 통 종잡을 수 없다.

대체 자기는 누구를 사랑하는가. 선형인가, 영채인가. 영채를 대하면 영채를 사랑하는 것 같고, 선형을 대하면 선형을 사랑하는 것 같다.

평양에 갔다가 영채의 시체를 찾지도 않고 돌아온 것에 죄책감을 느껴 다시 평양으로 가려던 형식에게 선형 집안의 청혼 소식이 전해진다. 그때 형식이 보여준 태도는 인간의 솔직한 마음인지 아니면 형식의 무정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두 여자 사이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굴리고, 이랬다 저랬다 할 때의 형식은 줏대없는 남자 같지만 선형과 결혼하여 선형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할 때는 여성주의자 같기도 하다.

과거의 여인 영채, 어정쩡한 새 시대의 여인 선형 영채와 선형이라는 두 여인의 태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무 생각없이 그날 그날 잘 살고 있는 형식 앞에, 게다가 분홍빛 장래를 예감하게 해주는 선형과의 만남이 있는 바로 그날 형식의 앞에 나타난다.

기생만 되지 않았다면, 신식 교육만 받았다면, 순결한 여염집 색시라면 덥석 안고 싶은 한 여자로 나타난 것이다.

영채가 가진 사고방식 역시 과거의 전통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아버지를 구하겠다고 기생이 된 것이며, 아버지의 '너는 형식의 색시 되어라'는 한 마디에 형식을 마음 한 가운데 두고 절개를 지켜간다. 자기 뜻과 상관없이 폭력에 의해 순결을 잃고 그것이 부끄러워 자살하려고 평양으로 떠나는 것 역시 수천 년 동안 우리 여성을 묶고 있던 굴레로 '과거의 여인'인 것이다.

이런 영채에게 새로운 빛을 보여준 이가 병욱이다.

"아니오. 영채 씨는 지금까지 꿈을 꾸고 지나셨지요. 허깨비를 보고 지나셨지요.  제가 사랑하지 않는 지아비가 어디 있겠어요. 하니깐 영채 씨의 과거사는 꿈입니다. 이제부터 참생활이 열리지요."

형식을 다시 만난 기차 안에서 영채는 자기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절규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던 과거의 여인 영채는 세상을 원망함으로써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

'과거'라 할 수 있는 영채에 비해 '새로운 시대의 여성'이라할 선형의 모습은 생동감이 없다. 신식 교육을 받았으나 그는 진취적인 사고나 행동은 없다. 자기 배우자에 대해 막연한 꿈을 꾸고, 부모가 권하는 대로 결혼을 결정한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막연한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새로운 여성의 모습은 병욱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자기 주관에 따라 행동하고, 단호한 의지를 갖고 있는 총명한 여성이다. 병욱을 통해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대의 여성의 모습이나 애정관을 보여준다.

무정의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섥혀 만나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들이 지금 우리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치기도 한다.

우리가 지녔던 유교적 질서를 부정하는 마음도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1910년 우리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사실은 어떤 식으로든 이 사회에 지식인이 기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도록 만들었다.


3.테스의 줄거리


글은 테스의 삶에 과정에 관해서 쓴 글이다. 테스는 몰락한 농가의 딸인데 자기의 조상이 명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자 아버지는 테스를 명문집안의 사람들과 결혼시키려고 하는데, 그 도중 명문가의 후예라고 자칭하는 청년 알렉이 테스를 유혹하여 사생아를 낳게 한다.

알렉은 도망을 치고, 테스와 사생아만 남는데, 사생아는 곧 사망하여 남몰래 매장된다.

테스는 타향으로 도망가서 농장에서 젖짜는 일을 하며 새로운 삶을 찾으려 한다. 몇 년이 지나서 테스는, 농장 경영을 지망하는 목사의 아들 엔젤과 사랑하게 되어 그와 결혼한다. 결혼 첫날 밤, 남편이 자기의 과오를 고백하자 테스도 엔젤이 자기의 과거를 용서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자기의 과거를 고백한다. 그러나 엔젤은 테스의 과오를 용납하지 않고 그녀를 버린 채 브라질로 가버린다. 그 후 테스는 알렉을 만나 다시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그때 뜻하지 않게 엔젤이 돌아오고 격정에 사무친 테스는 제정신을 잃고, 알렉을 살해하게 된다. 마지막에 테스는 자신의 정신을 찾고, 삶에 만족한다는 말을 남기고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진다는 내용이다.


4. 그 시대의 여성


테스는 '토마스 하디'의 작품으로 정확한 제명은 '더어버빌가의 테스'이며, '순결한 여성'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책에서 설명하기를 "테스에서는 남자의 에고이즘과 도덕적 편견, 사회적 인습에 희생된 불행한 여자의 모습을 묘사하는 동시에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의 장난을 극적인 플롯으로 표현하였다."라고 하고 있다.

내 생각에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 남자가 잘못해도 여자만 잘못했다고 보는 잘못된 사회를 탓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구사회에서도 이렇게 순결이 중시 되었던 적도 있구나!'라고 느꼈다.

테스란 소녀는 단 한 번의 실수로 순결을 잃고, 그 이후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식의 존재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사람의 욕망이란 참 제어하기 힘들고 인간의 운명이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 글. 잘못인줄 알면서도 나쁜 짓을 한 알렉과, 잘 살아보려고 하면 할수록 더 고통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테스를 보면서 인생은 참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줄 알고 기대하며 읽어 비극적 결말에 충격을 받는다. 이 책은 인생의 힘든 점을 잘 가르쳐 주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5. 시대적 의식과 여성


동양이나 서양이나 남자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었던 시대에서 여성은 남자를 통하여 여성의 삶이 결정되는 모습을 두 작품은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도덕적 관념 속에는 여성의 순결이 있을 뿐이고,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것은 남자의 몫이 아니라 오로지 여성의 문제로 생각하여 그 여성은 지탄을 받는다.

여성의 신분상승은 어떤 조건의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여성의 정조는 매매의 대상으로 인식되어 여성을 소유한다는 시대적 사고가 존재했다.

테스나 무정은 이러한 측면에서 너무나 유사한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순결 속에서 표류하는 시대의 단면적 표현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교적 사상 속에서도 잘 반영되고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순결이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성이 매매의 대상이면서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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