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아지에서 용산리 방향으로 본 모습>
깍아지른 절벽위로 바람은 제 마음대로 길을 내어 흘러가고, 청아한 오솔길은 아직도 길을 내어 줍니다.
<하늘과 맞다은 곳에 바람이 흘러 갑니다.>
<바람은 오솔길을 따라가지 아니하고 제 마음대로 길을 내어 갑니다.>
비스듬히 누운 소나무가 건방진 도시인에게 겸손을 가르쳐 주려고 버티고 있어 별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길을 지나갑니다.
<저렇게 버티고 있으면 절을 받겠다는 뜻이 겠지요?>
이 붉은 깃발이 “개비리 길이 벼랑 끝에서 우리를 애타게 부르는 이유입니다.” 이제 이 아름다운 오솔길이 대운하계획과 길을 내고자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사라지려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비운의 길을 걸으며 애틋한 추억하나를 미리미리 챙겨 두시기 바랍니다.
<이 오솔길을 없애고 길을 내려고 깃발을 세워 두었다.>
개비리 가는 길은 초록의 잎새를 자랑하는 ‘마삭줄’이 길가에 도열하여 지나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마삭줄 꽃이 필 때 가시는 분들은 그 향기에 취하여 넋을 잃고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싱그른 마삭줄이 새싹을 내어 놓았습니다.>
아~! 여기도 이렇게 “대한민국”의 흔적을 남기고 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몇일 내에 다시 올 땐 꼭 치울 것입니다.
<아직도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있다니!!>
강가의 절벽에 앉아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착 가라앉고 은근히 숙연해 집니다. 이렇게 좋은 경관 앞에서 시한 수 엂조리지 못하는 이 우둔한 사람이 부끄럽습니다.
<벼랑 끝 바위 위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모래가 밀려와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 둔 이 곳이 개비리 길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데, 다가가는 길가에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있고요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습니다.
<모래의 곡선이 예쁘지 않은가요?>
<대나무가 오솔길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폐허가 한채 있습니다.>
대나무 숲을 빠져나오니 다시 이곳이 그리워집니다. 지나는 길가에 이름 모르는 나무도 있고, 바위틈에 석위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대나무 숲을 빠져 나와서>
<닥나무가 있는 걸 보니 옛날엔 종이도 만들었나 봅니다.>
<개비리 길에서는 처음 만난 석위 입니다.>
용산리로 다가갈수록 길은 제법 넓은 편으로 작은 자동차가 다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비포장이긴 하지만 자동차 한대는 다닐 수 있는 공간은 됩니다.>
조금 더 지나니 이렇게 배나무 과수원이 나오고 자동차가 다닌 흔적이 보입니다. 마지막 남강과 낙동강이 합수 되는 지점에는 ‘대국밀’이 넓게 심어져 있어 새로운 풍광을 보여 주는데 미쳐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배 과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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