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여행 이야기

어리목에서 오른 어승생악

천부인권 2009. 7. 1. 12:21

 

어리목에서 오른 어승생악

‘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에 의하면 “어리목은 ‘어리+목’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어리’는 18세기 중반의『증보탐라지』의 ‘빙담(氷潭: 어름소)’의 표기를 고려할 때 ‘어름’의 변음으로 보인다. ‘목’은 ‘통로 가운데 다른 곳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중요하고 좁은 곳’을 뜻하는 고유어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리목 입구에는 사람의 얼굴모양을 한 신기하게 생긴 돌이 있어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문화유산 생태안내를 하시는 분의 설명과 해설을 들으며 어승생악을 오르기 시작했다. “어승생악(御乘生嶽)은 임금님이 타는 말의 생산지란 뜻으로 어승마(御乘馬)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신기한 바위>

 

등산로 주변에는 제주조릿대가 빽빽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옛날에는 말들이 조릿대를 먹었지만 말을 방목하지 않아 제주조릿대가 지천에 깔려있다. 제주조릿대의 특징은 어린순일 때에는 잎의 색깔이 녹색이지만 자라면서 잎 가장자리가 말라 하얗게 보인다는 것이다.

<해설사님의 열강>

 

육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천남성”이 제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천남성은 독성으로 인해 초식동물이 먹지 않을뿐더러 옛날에는 사약의 원료로 쓰였다. 하나의 줄기가 올라와 잎을 만들고, 긴 파이프 같은 연통모양의 꽃이 피는 모습이 신기하여 요즘에 야생화를 키우는 분들이 많이 기르고 있다. 꽃은 5~7월에 피고 가을에 빨간 열매가 옥수수처럼 달리며, 다년생 초본으로 덩이뿌리가 달린다. 동속 근연식물로 섬천남성, 두루미천남성, 무늬천남성, 넓은잎천남성, 큰천남성, 점박이천남성 등이 있다. 

<천남성>

 

육지에서는「산수국」만 보았는데 제주에서「등수국」,「바위수국」을 보게 되어 다양한 제주의 식물에 감탄을 하였다. 「산수국」은 범의귓과로 높이는 1미터 정도의 낙엽 관목이며,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이라고 한다. 산수국은 꽃이 너무 작아 나비나 곤충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아 꽃가루받이를 하기 위해 헛꽃이라는 무성화를 만들어 곤충들을 유혹하여 수정한다. 헛꽃(가짜꽃)은 수분이 끝나면 자기의 역할이 다함을 알고 180도로 머리를 숙이는 겸손함을 터득한 식물이다. 등수국과 바위수국은 덩굴나무로 나무나 바위를 타고 올라 가지에서 뿌리가 내리는 공통점은 있지만 잎의 모양이 많이 달랐다.

 <산수국>

 <바위수국은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등수국>

 

어승생악의 8부 능선에는 속단이 무리지어 있었고, 정상에 다다르자 곰취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제주조릿대 위에 먼저 오른 일행들이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분주하다.

 <속단>

 <제주조릿대와 어승생악 정상>

 

정상에는 둘레 약 250m 가량의 원형의 화구호(火口湖)가 있으며, 화구호에는 늘 물이 괴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오늘은 물이 고여 습지를 이루고 있었다. 한라산국립공원내(산정부∼고산지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생화산체이며, 북서쪽에 외도천(外都川)상류, 동쪽에 도근천(都近川) 상류를 끼고 있다.

 <분화구 모습>

 <기념사진>

 

1945년 4월 일제가 “결7호 작전”이라 명명한 제주도 방비강화를 위해 신설 편성된 일본군 제58군사령부는 전략상 해안선 방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한라산을 방어진지로 구축하여 지구전을 펴겠다는 구상에 따라 육상전투 시 지휘본부를 두기 위한 지하요새를 어승생악에 만들었다.

 

해발 1,169M인 이곳은 조천, 제주시, 애월, 한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제주사람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일제의 군사시설인 고사포진지가 남아 있다. 지금까지 방카는 견고하며 내부는 5~6명이 설 수 있는 넓이이며, 두개의 토치카는 참호를 통해 연결되고 어승생악의 허리에 있는 지하요새와 통하게 되어 있어나 지금은 함몰되어 막혀 있다고 한다.

 

나라 잃은 분통함이 이렇게 아직도 남아 있는데, 우리의 지도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지금이 FTA체결을 하기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생각하라! MB정부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일제가 만든 고사포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