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통도사 천왕문과 가람각

천부인권 2009. 8. 5. 11:34

 성보박물관을 나오니 12시가 넘었다. 영축산통도사 일주문을 구경하며 현판을 보고 있는데, 배꼽시계는 정확히 먹거리를 요구한다. 간단히 요기를 하기 위해 “전나무 아래 쉼터”라는 간판이 붙은 일주문 옆 건물에 들어가 라면을 시켰다. 음식점에 앉아서 전동차를 타고 가는 스님이 있어 사진으로 남겨 봤다. 



 <영축산통도사 일주문>


 


  <전동차를 몰고가는 스님>


 

 <식당 전경>


  

<식당에서 바라본 풍경>

 


사찰 앞에서 먹는 라면이 생각보다 맛이 좋아 공기밥까지 냉큼 먹어 치우고, 천왕문으로 가보니 천왕문 옆에 작은 쪽문이 있고 이곳으로 노약자들이 사용하라고 안내판을 붙어 놓았다. 이러한 작은 배려가 세상을 밝게 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



 

<라면과 공기밥>

 

천왕문의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통도사 천왕문(通度寺 天王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50호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583

 

천왕문은 절 안으로 들어올 때 일주문(一株門)을 지나 통과하는 곳으로, 통도사 전체의 대문이자, 통도사 경내 세 개의 영역 가운데 하위영역(下爐殿)의 출입문에 해당한다. 이곳에는 천상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에 산다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시고 있다. 사천왕은 부처에 귀의하여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들이 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피면서 그들을 인도하는 수호신이다. 불교 세계에서 설정한 수미산(須彌山)을 중심으로 동쪽은 지국천왕(持國天王), 서쪽은 광목천왕(廣目天王), 남쪽은 증장천왕(增長天王), 북쪽은 다문천왕(多聞天王)이 다스린다. 사찰에 천왕문을 세우는 까닭은 사찰을 지킨 다는 뜻도 있지만, 출입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수호신들이 절 안의 모든 악귀를 물리치는 맑고 깨끗한 곳(淸淨道場)이라는 신성한 관념을 갖게 하려는 뜻도 있다. 수미산은 부처가 거처하는 곳이니, 수미산을 이 땅에 재현한 곳이 절이라면 천왕문을 통과한 중생은 이미 부처의 세계에 들어선 셈이다.
이 건물은 1337년(고려 충숙왕 6)에 취암(翠岩)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조성 수법으로 미루어볼 때, 현재의 건물은 19세기 이후에 중건(重建) 된 것 으로 보인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이 건물은 장식을 거의 하지 않은 익공계(翼工系) 맞배지붕으로 구성된 단순하고 소박한 구조이다. 다른 사찰의 천왕문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중앙에는 통로를 두고 좌우로는 나무로 만든 네 명의 험상궂은 천왕상을 배치하였다. 중앙 통로를 통과하는 동안 좌우에서 무서운 수호신이 눈을 부릅뜨고 위협적인 자세로 지켜보고 있으니,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자연히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천왕문 전경>



<사천왕상>

 


「노약자 전용」이란 안내판을 보면서 용어를 사용할 때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했더라면 좋았을 것인데.... 아쉬움이 남았다. 「전용」이란 용어가 우리 사회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정작 왜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지 않는 것 같다. 

「전용」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곳을 보면 “여성전용”, “성인전용”, “장애인전용” 등이 있는데 이 전용을 어기면 처벌이 따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관공서에 가보면 “민원인 전용”이란 글이 많이 보이는데, 이는 “민원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선전용 문구에 불과하지 민원인을 위한 진심이 담긴 문구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전용」이란 글을 써놓고 보면 무언가 많은 특혜를 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뭘 해주지도 않고 말로만 많은 배려를 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하는 용어가「전용」이란 글귀이다.
“「전용」이란 용어는 이를 어길 경우 법적으로 처벌이 따릅니다.” 라는 뜻이 담긴 용어이므로 실질적으로 처벌할 수 없는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우리말을 순화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생각한다.



 

<천왕문 옆 문턱이 없는 쪽문>


 

통도사는 일반적인 사찰에는 잘 없는 가람각이 있다. 이 가람각에는 부처와 상관없이 가람을 지켜주는 신이 모셔져 있는데, 이 신은 이곳의 터 신이기도 하면서 불교가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토속신앙과 융화를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통도사 주지로 부임을 하면 이 터신에게 꼭 제를 지내 가람의 안녕을 구하는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가람각 위쪽 대서리에 도자기가 있는데 그 도자기 안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여 찾아보니 소금이 들었다고 한다.



 

<종루와 마주보고 천왕문 좌측에 있는 가람각>


 

<가람각 현판>


 

<가람각 내부모습>


 

<터 신을 나무로 조각을 해두었다. 부드럽고 친근감이 가는 모습이다.>


 

<가람각 위에 있는 소금이든 도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