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백범선생의 친필로 남은 이순신장군의 진중음

천부인권 2010. 2. 8. 10:50

 

 


일본이 세운 도시 진해시 태평동 103번지 ‘남원로터리’에 가면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우국충정의 마음으로 남긴 “진중음(陣中吟)”의 일부를 일제에게 망한 나라를 구하고자 구국의 길을 걸으신 백범 김구선생이 친필로 남긴 글귀가 있습니다. 네모반듯한 화강암에 간결하게 새겨진 시를 읽고 있으면 그분들의 나라를 위한 구국의 비장함이 자신도 모르게 느껴집니다. 아래에 이순신 장군이 남긴 “진중음(陣中吟)”을 적어 놓습니다.

 

진중음(陣中吟)
-이순신-


天步西門遠(천보서문원)
임금의 수레 서쪽으로 멀리 가시고
君儲北地危(군저북지위)
왕자들 북녘으로 위태로우니
孤臣憂國日(고신우국일)
나라를 근심하는 외로운 신하
壯士樹勳時(장사수훈시)
장수들은 공로를 세울 때로다
誓海魚龍動(서해어룡동)
바다에 맹서함에 어룡이 감동하고
盟山草木知(맹산초목지)
산에 맹세함에 초목이 알아주네
讐夷如盡滅(수이여진멸)
이 원수 모조리 무찌를 수 있다면
雖死不爲辭(수사불위사)
이 한목숨 죽음을 어찌 사양 하리오


 

 

 

이 시비는 1946년 김구선생이 진해에 와서 해안경비대(해군)에 방문하여 해방의 기쁨을 이순신 장군이 나라를 걱정한 것과 같이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며 진해 태화여관에서 머물 때 쓴 글귀라 합니다.


건립 초기에는 진해역 근처에 세워져 있었으나, 이승만이 대통령이 되자 어느 정신없는 작자가 과잉 충성한다고 정으로 쪼아 윗부분을 깨어서 벌판에 버린 것을 뜻있는 사람들이 4.19의거 이후 충무공의 전승지인 옥포만이 바라보이는 이곳 남원로터리에 옮겨 세웠다 합니다.


비석의 정면에는 ‘誓海魚龍動盟山草木知’라 적었고, 측면에는「대한민국 29년 8월 15일 김구 근제」라고 음각한 한자가 적혀 있습니다. 비의 높이는 282cm, 폭은 44cm입니다.

 

의미심장 한 것은 일본과는 목숨을 걸고 싸움을 한 두분이 일본에 의해 우리 땅에 최초로 만들어진 계획도시 진해시의 한 중앙에 이순신 장군의 '진중음'의 일부를 백범 김구선생의 친필로 새긴 시비가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일제의 기운을 이 시비가 꾹 눌러 다시는 일제에 의해 나라가 흔들리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로도 해석되고요 후세들은 이 시비를 보면서 뼈아픈 역사를 항상 기억하며 살라고 주문을 하는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