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자연이 살아 있는 밀양 시례 호박소

천부인권 2010. 7. 28. 16:00

 

 

 

호박소는 재약산에서 뻗어 내린 얼음골에서 3km쯤 계곡을 거슬러 백운산 방향으로 가다보면 더 이상 자동차가 오르지 못하도록 철책이 놓여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의거 바리게이트 설치함” 입구에서 주차비를 지불한 것과는 상관없는 개인소유 주차장임을 알리는 간판이 놓여 있습니다. 아마도 밀양시와 백연사 절 사이에 자동차 주차장 문제로 법정에서 시비를 가렸던 모양입니다.
밀양시에 알아보니 처음 이곳에 주차장을 만들 때에는 지주들의 동의 하에서 만들었으나 백연사가 이 땅의 주인으로 바뀌면서 사유지에서의 철거를 요구하였고 법정 시비 끝에 바리게이트를 설치하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밀양시가 개인사유지를 매입하지 않고 편리만을 주장하여 주차장으로 만든 것은 중대한 실수를 한 것으로 보여 집니다. 이곳을 백연사와 협의하여 매입을 하든지 아니면 주차장을 임대하는 방법으로 협의를 하지 못한 것은 밀양시 행정의 무능함을 보는 것 같습니다. 관광객을 맞이하는 밀양시의 아름다운 모습은 예산을 들여서 만든 주차장이라면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좁은 거리에 주차를 하고 텅텅 비어있는 주차장을 지나면 백연사 앞으로 갑니다. 백연사의 경 읽는 소리를 지나려 할 때 호박소로 가는 계곡을 맞이합니다. 호박소는 1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로 인해 움푹 파인 소인데 옛날 방앗간에서 쓰이는 절구의 호박처럼 생겼다고 해 호박소라 불렀다 합니다.

 

 

 

밀양팔경의 하나로 등재된 시례 호박소의 내력을 안내판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례 호박소(詩禮臼淵)
시례 호박소는 해발 885m의 백운산 자락 계곡에 위치하며, 화강암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백옥같은 화강암이 억겁의 세월동안 물에 씻겨 소(沼)를 이루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절구(臼)의 호박같이 생겼다하여 호박소 또는 구연이라 합니다.
명주실 한 타래가 들어갔을 만큼 깊었다고 하는 얘기도 전해지며 동국여지승람에는 오랜 가뭄이 계속될 때 기우제를 지내는 기우소(祈雨所)이었다고 합니다.
둘레는 30m 정도 되며, 하얀 바위 바닥으로 이루어진 이 폭포골은 그야말로 무공해, 무오염 지대로 주위에 백련사, 형제소, 오천평 반석 등이 있어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호박소를 오르는 계곡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자리를 하였고 흐르는 물을 따라 미끄럼을 타면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즐기는 피서에 오염원을 제공하는 것은 역시 인간입니다. 자연보호 아무리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는 소중한 재산입니다. 자연을 파괴해서 얻는 이익보다 보존해서 오래도록 사용하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