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다솔사 보안암 석굴을 찾아보다.

천부인권 2010. 8. 24. 07:14

 

 

 

예전에 봉명산 다솔사를 다녀가면서 이곳 보안암 석굴은 보지 못하여 이번 사천 일대의 문화재를 돌아보면서 꼭 둘러보리라고 생각했다. 요즘 웬만한 곳은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있어 차를 타고 가다 얼마 걷지 않으면 보안암 석굴을 보게 될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등산을 하듯이 한참을 올랐다. 아마도 혼자 이곳을 찾아왔다면 포기하고 돌아갔을 것이다. 그래서 여행은 뜻 맞는 동행자가 필요한 것 같다.
산기슭에 주차를 하고 한참을 걸어 천왕봉(일명 : 수명산) 산정 가까운 곳까지 오르니 작은 너덜위에 너들의 돌을 모아서 축대를 만들고 그 위에 석굴을 만들어 두었다. 이곳에 계시는 비구니(比丘尼)스님은 여기에 건물을 짓는 것은 평지에서 만드는 건축물의 3배 이상 힘든 일이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조용한 산사에는 간혹 등산하는 사람들이 오기는 하지만 찾는 이가 거의 없어 공부하기에는 너무 좋은 환경을 갖춘 곳으로 보였다. 이곳에 석굴을 만들고 부처를 모시며 공부를 하고자 했던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을까? 인적이 끊어진 깊은 산중에 바람소리, 벌레소리 들으며 그가 이루고자한 이치는 터득했을까? 이런 저런 잡다한 생각을 하면서 석굴의 내부로 들어갔다.


 

 

 

 

 

이곳에 세워둔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어 두었다.

다솔사 보안암 석굴(普安庵石窟)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39호
사천시 곤양면 무고리 산43

 

이 석굴은 고려 말에 승려들이 수행하기 위한 시설이었다고 하나 정확한 조성 연대는 알 수 없다. 석굴은 뒷산의 경사면을 ‘L’자 모양으로 파내고 다진 터에 널빤지 모양의 돌을 반원형으로 쌓아올려 만들었다. 석재는 점판암으로 석굴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다.
석굴에는 정면 양쪽에 기둥을 세워 현관과 통로를 만들었으며, 내부에는 화강암의 긴 돌로 벽과 천장의 뼈대를 만들고 그 사이를 널빤지 모양의 점판암으로 메웠다. 내부의 폭은 3.6m이고, 길이는 2.5m이며, 높이는 2.8m이다.
석굴 안에는 도깨비의 얼굴이 생동감 있게 조각된 향 받침대가 있고, 그 뒤로 석가모니불이 봉안되어 있다. 불상은 큰 코와 굳게 다문 일자형의 입, 지그시 감은 눈은 인자하기 보단 엄격한 이미지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몸체의 옷자락과 하체부분은 매우 간략하게 표현되었다.
석가모니불 좌우에는 50cm내외의 16나한상이 안치되어 있다. 나한상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는데, 오른쪽 1구는 사라져 버렸다. 석굴은 규모가 작고 조성 수법도 거칠고 투박하나, 내부 불상의 배치 등은 경주 석굴암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 불상의 조성 수법 등에서 볼 때 고려시대로 추정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