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생각하다

낙남정맥의 우리마을 구간을 걷다.

천부인권 2010. 11. 22. 10:08

 

 

<봉림 옛 마을은 사라지고 마을 길만 남았다.>


 

낙남정맥은 지리산 남쪽 취령으로부터 경상도의 곤양, 사천, 남해, 함안, 칠원, 창원을 지나 김해로 이어지는 동쪽으로 향한 산줄기가 마지막 꼬리를 낙동강에 넣어 마치 용이 승천하듯 이어져가는 모습을 하고 있는 산길을 말한다. 이러한 낙남정맥이 지나는 곳이 우리 동네 뒷산이라 동네의 지형을 알고자하는 마음으로 봉림동 창원골프장 입구에서 출발하여 신풍고개(용강고개)까지 걸어보았다.

 

 

 

<산으로 가는 초입에서>

 

 

 <산길을 접어 들면서 뒷 모습 찰깍>

 

 

 

창원컨트리클럽(창원골프장) 입구에서 출발하여 봉림사지를 향하여 봉림산을 오르다가 창원골프장 방향인 좌측으로 가면 정병산에서 내려와 봉림산 자드락길을 따라오는 낙남정맥과 만난다. 봉림산 자드락길에는 너구리가 지나간 흔적이 있어 ‘너구리길’로 명명하자는 의견도 있다.

 

 

 

 

낙남정맥길로 접어들면 창원골프장으로 인해 옛 낙남정맥길이 끊어지고 골프장을 피해 옆으로 길이 돌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창원골프장과 인접하여 산등성이로 이어져 있는 낙남정맥은 창원골프장으로 인해 훼손이 된 구간이다. 골프장과 인접해서 길이 있다 보니 골프장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철조망이 계속 이어져 산을 분리해 두었고, 간혹 등성이를 따라가는 편안한 길이 아니라 밧줄을 잡고 내려가거나 올라야 하는 곳이 나타난다.


 

 

 

 <창원골프장 10번홀을 피해 낙남정맥은 이어진다.>

 

이구간은 산등성이를 따라가는 길이다보니 남해고속도로와 14번국도를 달리는 자동차의 웅웅대는 소음을 계속 들으며 걸을 수밖에 없는 구간이라 낙남정맥을 걷고자하는 산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할 것으로 생각했다.

 

창원골프장을 옆에 두고 걷는 길이라 골프공 치는 소리도 간간히 들리고 소나무재선충의 피해로 인해 소나무를 재거하여 덮어둔 무더기들이 보인다.

 

 

 

 

낙남정맥길을 따라 가다보니 커다란 바위 한가운데에 포고나무 한그루가 바위를 가르고 자라고 있어 자연의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단단한 화강암 위에 작은 씨앗하나가 떨어져 어쩌다 발아를 하였고 그 씨앗이 죽지 않고 서서히 단단한 바위에 연약하기 그지없는 뿌리를 뻗으면서 바위를 뚫고, 전혀 미동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커다란 바위를 쪼개어 버리고 말았다.

 


 

내려오다 보니 강철와이어가 물오리나무에 채워져 있었는데 강철와이어가 길바닥을 지나고 있어 발에 걸릴까봐 위험해 보였고, 이 강철와이어로 인해 나무가 죽어가고 있었다.


 

 

 <옛 길을 증명하는 '그령'>


 

그렇게 낙남정맥을 따라가다 보니 사람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그령’이 길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어 이곳은 옛길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곳임을 알게 한다.


 

 

<언듯 보이는 덕천 육군종합 정비창>

 

 

 

가는 길 방향의 우측에는 나무들 틈사이로 신풍마을과 덕산 방면의 육군종합정비창이 언듯언듯 보인다. 그런데 낙남정맥을 가로막고 건설된 고압전기를 보내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어 개발이란 이름으로 망가지고 있는 산하를 보는 듯하다.


 

 

 

<신풍마을, 용강마을을 품은 구룡산 >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해 길을 다듬고 보수해준 어느 고마운 사람의 배려가 돋보이는 곳도 있어 사람을 향한 그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길도 있어 마음이 훈훈해진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듯 신풍고개(용강고개)가 다와 가는지 구룡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성이를 지나게 된다.


 

 

<덕천의 육군종합정비창과 덕산마을이 보인다.>

 

 

<도계 정도 왔을 때 보인 창원골프장>

 

 

 <잠시 의자에 쉬면서>

 

 

 

<산마루가든에 도착하여>

 

 

<신풍곡개에 도착하여>


 

그렇게 걷다보니 산마루가든이 보이고 신풍고개에 다다랐다. 낙남정맥을 걸어 가는 몇 분을 만나 기도하였지만 대체로 한가한 길이었다. 혼자서 걸으며 사색을 하고 간혹 쉬어가면서 상념을 털어버리는 길로 우리 마을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은 길이다.

 

 

<국도 14호도로로 내려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