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야생화-풀

‘바람난 여인’을 만나러 용추계곡에 가다.

천부인권 2012. 4. 9. 11:34


얼레지의 학명은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이고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다. 봄의 여왕이라는 호칭이 왜 생겼는지 봄바람에 흔들리는 꽃의 자태를 보면 누구나 수긍할 수밖에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 꽃말이 전하듯이 훈훈한 봄바람이 불면 여인의 화려한 치마가 봄바람에 활짝 들려진 듯하고 햇빛을 머금은 보라색의 미태는 온갖 동물들의 심성을 흩트려 놓을 만하다. 

우리나라의 산야에 피는 야생화들은 꽃이 크고 화려하지 않았기에 관상용으로 개발되거나 화단에 들어오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얼레지는 식물의 크기에 비해 꽃이 크고 화려함에도 관상용으로 개발 되지 못했다. 아마도 꽃대가 튼실하지 못하고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 짧아서 오래도록 보지 못하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개발되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백합과(百合科 Liliaceae)에 속하는 다년초인 얼레지는 땅에서 잎 2장이 마주보고 올라와 4월경 잎 사이에서 나온 꽃자루 위에 1송이의 꽃이 땅을 보며 고개를 숙인 채 핀다. 잎에는 다양한 무늬가 있고 꽃잎 6장은 한껏 뒤로 젖혀지며, 안쪽에는 자주색 W자형 무늬를 새기고 6개의 수술 가운데에 암술 하나가 길게 나와 있다.
얼레지의 서식지는 숲속이고 나무의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고 수분한 후 나무의 잎이 나올 무렵 열매를 퍼트리고 사라져버려 봄에만 살아있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봄철 먹거리가 없던 때에는 동물에게나 사람에게도 어린잎은 나물로서 구황식물이 되었으며, 초가을에 비늘줄기를 캐서 쪄먹거나 이질·구토 치료에 쓰고 강장제로 사용한다. 다만 독성이 있어 나물로 데친 후 2~3일 동안 물에 우려내면 붉그스럼한 물빛이 한참 동안 나온다. 사람이 독이든 식물을 나물로 사용하지 않고 독성이 없는 것만  나물로 사용한 것은 짐승들이 어떤 것을 먹고 있는지를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얼레지나물이 맛있다고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납니다. 이건 경험에 의한 것이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꽃대가 올라오기 전에 고라니가 잎을 먹은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