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비판.정려각.마애비

함안 오비각은 조종영의 효성을 기린 집(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82호)

천부인권 2014. 1. 9. 08:19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82호인 오비각(五備閣)은 함안군 산인면 송산로 434(운곡리 96-1)에 세워진 조종영의 효성을 기린 정려각(旌閭閣)이다. 가야읍에서 대산면 방향으로 지방도 1021도로를 따라가다 운곡마을을 가기 전 우측 산과 논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오비각은 생육신(生六臣)으로 추앙받고 있는 어계(漁溪) 조려(趙旅)의 후예인 독촌공(獨村公) 조종영(趙宗榮)의 효성을 추앙하고, 뛰어난 학문과 덕성을 기리는 정려각(旌閭閣)이다. 1892(고종 29)에 효감유허비(孝感遺墟碑)가 세워 졌고, 1905(광무 9)에 정려각을 세우게 되었다한다.

 

오비각은 주소를 모르면 지나치기 쉬운 곳으로 한적한 산기슭에 자리하였고, 건물은 정면 1, 측면 1칸의 다포계(多包系) 팔작집이다. 몸체에 비해 큰 지붕을 지탱해주고 있는 추녀의 네 모서리에는 활주(活柱)로 보강이 되어 있다.

 

 

 

 

 

출입문을 열고 담장 안으로 들어서면 화려한 공포가 꽃집이라 불릴만하고, 오비각(五備閣)이란 현판이 멋을 더한다.

 

 

 

 

 

오비각의 정면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8개의 홍살창이 막았고, 중앙에는 황룡과 청룡이 서로의 몸을 칭칭 감으며 머리는 하늘을 향하고 있다. 그 위에 태극문양이 있고 태극문양 위에 삼지창이 세워져 있다. 기둥과 창에는 오방색(五方色) 중 붉은 색의 단청(丹靑)을 칠하였는데 이는 우리 세시풍습의 하나인 동지(冬至)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 동지이고, 사악한 기운이 가장 득세를 하는 날이라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것이 태양이라 믿었다. 태양의 색깔은 음양(陰陽)에 있어 양()의 색인 붉은 색으로 사악한 기운을 내쫓는 색이다. 따라서 동지 날에는 붉은 색의 팥죽을 먹기도 하고, 대문이나 나쁜 기운이 많은 곳에 뿌리기도 한다.

붉은 창을 세운 홍살문(紅箭門)은 충신, 효자, 열녀들을 표창하여 임금이 그 집이나 마을 앞, (), (), (), 궁전(宮殿), 관아(官衙), 향교, 사찰의 금강문과 천왕문, 종각, 정려각, 민가의 솟을 대문 등에 세우도록 한 붉은 으로 악귀를 쫓는 풍수적 기능을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홍살뿐만 아니라 이 오비각처럼 가운데에는 삼지창(三枝槍)까지 만들어 놓았고 삼지창의 목 부분에 음양을 뜻하는 태극(太極)이나 삼태극(三太極), 불교의 만()자 문양을 그려 넣기도 한다. 삼지창은 당파창(鏜鈀槍)이라고도 하는데 당파창은 전쟁을 치를 때 쓰는 군기(軍旗)의 일종이다.

그리고 무당들이 삼지창을 사용하는데 굿에 정성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쌀 위에 삼지창을 꽂아놓고 그 위로 돼지머리를 걸어 이것이 쓰러지지 않아야 정성이 제대로 들어간 굿이라 믿고 있다.

 

 

 

 

 

정려각 안쪽 벽에 걸려 있는 편액에는 孝子趙宗榮之閭라 적고, “光武九年十一月 命旌이라 적어 1905년 을사늑약이 있던 때임을 기억할 수 있다.

 

 

 

 

 

주두(柱頭) 대신 거북이 형상을 한 받침을 사용

 

 

 

 

 

벽면에는 황룡과 청룡이 그려져 있음

 

 

 

 

 

화려한 포 사이로 바라본 세상

 

 

 

 

 

돌아 나오는 길에 남긴 오비각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