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전통5일장과 재래시장

정선5일장에서 만난 정선아리랑

천부인권 2016. 10. 11. 09:26



<2016.7.2. 정선장터 가는 길에서 만난 그네>

 


정선아리랑의 고향 정선5일장을 보기위해 창원에서 새벽에 버스에 올랐다.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는 버스는 남제천IC에서 정선읍을 향하는 38번 국도를 달렸다. 동강이 굽이쳐 흘러가는 영월을 지나고 어느 듯 59번 국도로 버스가 달리기 시작 했다. 59번 국도는 지장천을 사이에 두고 철도가 국도와 평행하게 놓여 있다. 이 철도는 강원도 산골 깊숙한 탄광으로 이어질 것이다. 산굽이를 돌고 돌아가는 지장천이 작은 농토를 만든 곳에 마을이 생겼고, 산골짝에 남창분교를 세웠으며 선평역이라는 간이역을 만들었다. 이 마을을 지나면서 버스는 쇄재를 넘어 정선읍으로 가야하고 기차는 터널을 통해 정선읍에서 다시 만난다. 쇄재를 넘으니 어천을 따라 59번 국도가 정선읍으로 향하는데 도로가 가파르고 험난하여 버스가 잘 달릴 수 있을까하고 의심을 할 정도였다. 그렇게 달리던 버스가 동강을 만났고 휘돌아가는 동강을 의지하여 생긴 정선읍에 도착을 했다. 정선읍을 기점으로 아래는 동강이고 위쪽은 조양강이라고 표시를 하고 있다.

위키백과사전에는 조양강(朝陽江)은 한강의 본류이다.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골지천과 송천이 정선 아우라지에서 합쳐져 조양강을 이룬다. 조양강은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에서 동대천과 만나 합쳐지면서 '동강'(東江)으로 이름이 바뀌는데, 동강은 영월을 기준으로 동쪽에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동강은 영월에서 서강을 만나 남한강이 시작된다.”고 한다.

버스는 정선읍을 가로질러 조양강변에 만들어 둔 주차장으로 향했다. 버스에 내려서 강 둔치로 올라오는 곳에 조양강의 유래와 함께 커다란 그네를 설치해 두어 함께 간 일행이 그네를 탄다. 외부에서 온 장사꾼들은 정선장에 가기전인 조양강 둔치에서부터 천막을 치고 전을 벌리고 있다.





정선5일장은 정선아리랑과 옛 선인들의 생활상을 재현하는 공연이 있어 이를 보기위해 공연장으로 가는 중 처음으로 눈길을 끈 것은 오래된 대나무 뿌리에 기생하여 만들어 진 죽복령이라는 버섯의 일종인 균 덩어리이다.

담자균아문(Agaricomycotina), 주름버섯강(Agaricomycetes), 구멍장이버섯목(Polypoeales), 구멍장이버섯과(Polyporaceae), 복령속(Wolfiporia)에 속한 죽복령의 학명은 Wolfiporia Poria cocos이다.

대나무 등의 뿌리에 기생한다. 땅 속에 균핵(菌核)을 형성하고 간혹 균핵 표면에 배착생의 자실체가 형성된다. 균핵(菌核) 크기는 1030cm이며 둥근 모양 또는 길쭉하거나 덩어리 모양이다.

죽복령은 기혈의 흐름이 막힌 것을 뚫어주는 작용, 가래, 신경통, 어혈, 조루증, 고질적인 퇴행성관절염, 견비통, 요통, 해수, 천식, 여성의 생리불순을 다스리는 약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2016.2.7 죽봉령을 손질하고 있는 상인>



이곳 정선5일장 입구에 있는 농협에서 현찰을 찾아 장터 안으로 향하는데 전국에서 정선장터를 구경 온 관광객이 꽤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며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신호등 앞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정선 장터 구경을 시작한다.

정선5일장은 1966217일 엣 장터의 멋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시골장으로 개장을 한 곳으로 강원도의 산에서 나는 각종 약초와 산나물 등이 유명하며 곤드레나물밥, 콧등치기, 감자송편, 메밀부꾸미, 수수부꾸미 등 토속적인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정선5일장은 2·7장으로 정선아리랑 공연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우리나라의 5일장은 2일과 7일에 열리는 장터가 인근 고을에서 가장 큰 장터로 향교가 위치한 곳이라 생각하면 틀림없다. 향교에서는 1일과 15일에 삭망례를 올리는데 이날을 피해 향교가 위치한 곳에서는 2·7장를 열게 되었다. 대체적으로 향교가 위치한 곳은 현청이나 관아가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빈번한 법·행정의 중심지였다.




<2016.7.2 정선5일장에서 송근봉을 팔고 있다.>


전통 5일장이 열리는 곳에는 장을 보러 온 손님과 물건을 팔러 온 장돌뱅이가 장터의 중심을 이루지만 사실 이 장터의 주인은 인근 마을에 사는 주민들이다. 이 인근 마을 주민들은 텃밭에서 생산한 용돈 수준의 적은 양의 물건을 가져와 장터의 비켜 앉은 한적한 가장자리에 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장터를 찾지 않으면 장은 생기를 잃고 사람 사는 냄새가 사라져 버린다. 5일장은 이웃 주민들 간 소통의 공간이고 정보의 교류 장소로 시집간 딸의 근황을 알 수 있고, 친인척의 소식도 알 수 있는 장소이다. 또한 중매의 장소이기도 했다. 보통의 혼인은 장터 2개를 넘어가지 않는데 장터와 장터 간의 거리는 10리에서 20리 사이에 있다. 따라서 婚姻(혼인) 거리는 40리를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의 관례이다.

 

정선5일장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강원도답게 약초들을 파는 장꾼들 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나무의 암 덩어리라 불리는 송근봉이 약성이 있으며 술을 담는 재로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노점상 자판에는 우슬(쇠무릅 뿌리)과 지치, 말굽버섯, 잔나비불로초, 영지버섯 등을 팔고 있다.

 





장터를 가득 메운 인파를 헤치고 장터 속으로 들어가려는데 정선장터공연장 좌우로 펼쳐진 주막에는 함께 간 일행들이 모듬전에 막걸리 한잔을 걸치고 있다. 그래서 잠시 채면은 놓아두고 누룩냄새 풍기는 일행들의 술잔을 빼앗듯이 막걸리 한 사발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5섯 종류의 전이 안주로 나왔는데 배가 고파서 인지는 모르지만 그 맛이 예사롭지 않다.






정선5일장 공연을 알리는 예쁜 사회자가 관광객들의 흥을 돋우며 춤과 노래를 이끌어 낸다. 자신을 소개 했는데 오래된 일이라 까먹었다. 정선아리랑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한 관광객들의 표정은 기대로 한껏 부풀어 올랐다.





정선아리랑 공연 팀은 옛 우리네 생활상을 연출 하면서 각자가 맡은 역할대로 노래를 이어갔는데 여성분의 노래보다 남성분의 아리랑 가락이 더 구슬프고 우렁찬 목소리라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여인들의 한 보다 강원도는 남자들의 일상이 더 고달팠나보다. 공연이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 장터 구경을 나섰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소.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좀 건너주게

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

(후렴)

 

한치 뒷산에 곤드레 딱죽이 임의 맛만 같다면

올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네.

(후렴)

 

명사십리가 아니라면은 해당화는 왜 피나.

모춘 삼월이 아니라면은 두견새는 왜 우나.

(후렴)

 

정선읍네 물레방아는 사시장철 물을 안고 뱅글뱅글 도는데

우리집에 서방님은 날 안고 돌 줄을 왜 모르나.

(후렴)

 





장터 입구에서 본 이슬송이와 유사한 해송송이버섯을 만났다. 이들 버섯류는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교배종 버섯들이다.





정선장에 고운 차림을 한 할머니를 만나서 인사를 하니 때 묻지 않는 미소로 답을 하셨다. 흔괘히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허락을 해 주셔서 인물사진을 잘 찍지 않지만 정선장에서 만난 인연을 소중하게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했다.





정선의 특산물 중 하나인 수리취떡을 판매하는 곳에는 화분에 수리취의 실물을 전시하면서 떡을 판매하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콧등치기 국수





조금은 생뚱맞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 문어다리 구이 그래도 인기가 꽤 좋은 편이었다.





메밀묵 판매 좌판





산양삼과 적하수오 판매 좌판






강원도와 울릉도의 특산물인 산마늘(맹이) 장아찌






정선5일장에서 만나는 먹거리들의 모양과 가격도 함께 보시고 장을 찾으실 때 참고를 하시기 바랍니다.







더덕과 도라지 판매대





맛있게 점심을 먹고 다시 중심 공간인 공연장으로 돌아 왔다. 주막에 앉았던 일행들도 다음 행선지로 가기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