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4. 고사리 청송심씨 효행비와 죽포정 풍경
합포구 진전면 고사리 1071-5번지는 청송심씨의 재실인 죽포정(竹圃亭)이 위치하고 바로 옆에 남파거사청송심공효행비(南巴居士靑松沈公孝行碑)라 새긴 비가 세워져 있는데 바로 효자 심상성(沈相成)을 기리기 위해 후손이 세운 비이다. 비대(碑臺) 위에 비신(碑身)과 가첨석을 갖춘 형태이며 비각(碑閣)은 없다. 비신은 높이 142㎝, 폭 53㎝이다.
주역에 이르기를 우는 학(鶴)이 그늘에 있으니 그 새끼가 화답하도다. 「내가 벼슬을 좋아하니 나와 네가 얽혀 있다.」 하였느니 이 말은 사람이 아름다운 덕이 있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모두가 애호하고 감응하지 아니함이 없다는 뜻이다. 내가 옛 거사이신 심공의 유사를 보건대 더욱더 그것이 필연적임을 믿을 수 있게 되었다. 공의 이름은 상성(相成)이요 자(字)는 주약(周若)이시니 청송을 이어오신 안효곤(安孝公) 온(溫)의 후손이요 호(號)가 죽포(竹圃)이신 체택(體澤)의 아드님이시다. 타고난 성품이 온아(溫雅)하여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뜻을 순하게 이어받아 어김이 없었으며 스승님께 나아가서 효경과 소학을 읽게 된 연후부터는 문득 스스로를 독려(督勵)하면서 말씀하시기를 「학문을 하면서 이와 같이 행하지 않느다면 배웠다 할 수 있겠느냐.」고 하셨다.
점점 커서는 부모님은 늙고 집안이 가난하여 글을 읽는 여가(餘暇)에는 농사업을 부지런이하여 기름진 음식을 제공하였으며 아버님의 목에 종기가 나서 3년 동안을 고생하시자 날마다 의원과 약 구하기를 일삼아 감히 혹시라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때로는 고름의 「즙(汁)」을 입으로 빨아 병이 낫게 하였으며 똥을 맛보기도 하고 손가락을 잘라 소생을 시키기도 하였으며 어머니께서 등창이 나서 여러해 동안 고통을 받자 공께서 밤낮으로 입으로 빨아서 완치시켜 새살이 돋게 되는 효험(效驗)을 보게 하였으며 또 상중 6년 동안에 여막(廬幕)를 떠나지 않으셨고 안방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잡수시는 음식 중에서 채소나 과일의 맛나는 음식들은 아예 가까이 하지 않으시며 날마다 꼭 두 번씩 묘소에 성묘하였더니 묘 앞 무릎이 땅에 닫는 곳은 모두 구덩이가 파졌으며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는 풀과 나무가 모두 말라 죽었다 했다.
상기(喪期)를 마치고도 오히려 종신토록 어머니를 사모하는 효성이 식지 않았으니 그제야 이웃의 노소가 모두 말하기를 ‘효자’라 부르고 조정의 문무백관과 선비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소문을 듣고 그 일을 아름답게 여기어 혹 어떤이는 시를 지어 읊조리며 차탄(嗟歎)하기도 하고 또 그것을 인용하여 찬양하기도 하였으니 거룩하고 아름다운 효행이로다. 그 실내에서 그 선행을 몸소 실천하여 천리밖에 사람들까지 감응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이치는 “학이 울음을 우니 새끼가 화답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공께서는 병인(丙寅 1866)년에 태어나시어 경신(庚申 1920)년에 별세하셨는데 그때의 연세는 55세였다. 한 마을에 사는 박경화(朴敬和)씨와 조명규(趙明奎)씨 문정호(文正瑚)씨 등은 어찌 그분의 지극하신 행적이 사라져 감을 참지 못하여 장차 비석을 세워서 그분을 세상에 알리고 그 아들인 영섭(永燮)으로 하여금 행장을 싸들고 나에게 찾아와 비문을 요청하였다.
나와 영섭(永燮)씨 사이에는 은근한 정분이 있는터라 어찌 글솜씨가 졸렬(拙劣)하다는 것만으로 사양할 수 있으리오 명하여 가로대 저 남쪽 파산(巴山)을 우러러 보니 물은 깊고 산은 높게 치솟았구나! 은둔(隱遁)하여 사시며 의를 닦고 실천하시니 영원히 효를 생각하게 되더라 효도를 생각함이 가히 준칙(準則)이 되므로 곧은 옥돌에 드디어 새겨 두었네.
계미(癸未 1943)년 12월 초 1일 남평 문봉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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