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책과 기록

주연선집 珠淵選集

천부인권 2025. 8. 26. 18:29

 

우연히 헌책을 검색하던 중 珠淵選集(주연선집)을 보게 됐다. 헌책방에 팔고 있는 책들은 비슷한데 가격이 천차만별(千差萬別)이라 가장 싸게 팔고 있는 진해헌책방을 선택해 5만원에 구입했다.

겉 표제는 한지이고 내부는 소위 똥조~로 인쇄했다. 내용을 보니 <고종(조선제26대왕) 어찬高宗(朝鮮第26代王) 御撰>으로 대정8(大正8;1919)1130일 재판 발행한 것으로 편집 발행인이 왜구(倭寇) ‘아오야나기 고타로(靑柳綱太郞)’이다. 책 제목인 주연(珠淵)은 고종(高宗)의 호이다.

서문(序文)을 달기 전 珠淵選集全의 제목과 함께 李太王展下遺著(이태왕전하유저)라는 글을 적어 왜왕(倭王)이 고종을 '이태왕'으로 낮추어 부른 명칭이 제목에 담겨 있다. 李太(이태)는 고종(高宗)이 세자가 되기 전 이름으로 세자책봉 후에는 희()라 불렀다. 이희(李熙)1910년 일본의 왕작위를 받은 최초의 인물로 매국노이다. 그때 오얏꽃 모양의 휘장을 받았다. 이 매국노로 인하여 우리 민족의 정기가 꺾여지는 수모를 당했다.

이 책은 한지 표지이지만 내부 재질은 똥조로 전통형식의 매듭으로 책을 묶었으며, 크기는 가로 147cm, 세로 219cm이며 594p이다.

목차를 보면 제1편 시, 2편 악장(樂章), 3편 치사(致詞), 4편 전문(箋文), 5편 서(), 6편 비기(碑記), 7편 제문(祭文), 8편 유문(諭文), 9편 교문(敎文), 10편 돈유(敦諭), 11편 비(), 12편 찬명(贊銘), 13편 상량문·잡저(上樑文)(雜著)로 꾸며져 있다.

 

李太王展下遺著 ( 이태왕전하유저 )

 

李太王展下遺著(이태왕전하유저)라는 글을 적어 왜왕(倭王)이 고종을 '이태왕'으로 낮추어 부른 명칭이 제목에 담겨 있다.

 

익선관(翼善冠)·곤룡포(袞龍袍)_前韓皇帝時代(전한황제시대)의 李太王殿下(이태왕전하)

 

대한제국의 황제 모습을 싣고 고종을 '이태왕'으로 낮추어 부른 명칭을 사용함으로서 대한제국의 종말을 예견하고 있다.

 

最近薨去前(최근훙거전)의 李太王殿下(이태왕전하)

 

고종을 '이태왕'으로 낮추어 부르고 왜왕(倭王)의 작위를 받은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대한제국을 세운 이태가 매국노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사진 임

 

靑鶴亭(청학정)

 

李太(이태)의 친필 글씨 靑鶴亭(청학정)

 

李太王殿下(이태왕전하) 御誕生(어탄생) 하신 舊基御賜閣(구기어사각) 故李太王殿下(고이태왕전하) 幼時(유시)의 御乘(어승) 하시던 三品松(삼품송)

 

고종이 태어난 옛터전의 御賜閣(어사각)의 사진을 보여 주고, 어린 시절 소나무를 타고 놀던 곳을 보여 줌으로써 이씨조선은 끝났다는 것을 암시함.

 

 

珠淵選集

玉流川(甲子) 옥류천에서 (갑자;1864) -李太(1852~1919)-

瞻彼北山 저 북산을 바라보니

萬松鬱蒼 수많은 소나무 빽빽하고 푸르구나

流水觸石 흐르는 물은 돌에 부딪혀

曲曲聲長 굽이굽이 그 소리 길게 울리네

 

*옥류천(玉流泉)은 창덕궁 후원의 가장 북쪽 깊숙한 곳에 널찍한 바위와 정자들이 어우러졌으며, 1636(인조 14)에 인조는 옥류천의 큰 바위에 어필로 옥류천(玉流川)’이라는 세 글자를 새겨 넣었다. 이후 소요정·태극정(太極亭) 등의 정자를 조성하였다.

 

卽題 즉흥적으로 짓다 李太-

非時雷雨 때아닌 천둥과 비에

子心恐懼 그대의 마음이 두려움에 떠는구나

克省克修 능히 살피고 능히 자신을 닦아야 하리니

對天法祖 하늘을 대하고 조상을 본받으라.

 

瑞雪 상서로운 눈 李太-

瑞雪民豊殖 상서로운 눈이 내리니 백성이 풍요로워지겠구나

民食吾亦食 백성이 먹어야 나 또한 먹을 수 있는 법

又此隆寒時 허나 이처럼 혹독한 추위가 닥친 이때

貧者何以衣 가난한 이들은 무엇으로 옷을 해 입을까.

 

上苑春景 왕실 정원의 봄 풍경 李太-

春日方和暢 봄날은 바야흐로 화창하고,

苑中花發紅 정원 가운데는 꽃은 붉게 피었네.

一天分造化 온 하늘의 조화가 골고루 펼쳐지니,

萬物動仁風 만물이 인자한 바람에 움직이네.

 

賞春 봄을 즐김 -李太-

化間看蝶舞 세상의 조화 속에 나비 춤추는 것 보고,

柳上聽鶯聲 버들가지 위에서 꾀꼬리 노래 소리를 듣네.

群生皆自樂 만물은 저마다 스스로 즐기거니,

最是愛民情 그중에서도 으뜸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로다.

 

上苑卽景(丙寅) 궁궐 정원을 즉흥으로 읊다.(병인년) -李太-

上苑花萬發 궁궐 정원의 꽃은 만 가지로 피어나고

佳興與日長 아름다운 흥취는 해와 더불어 길어진다.

處處錦繡裏 곳곳이 비단 수놓은 듯 화려하고

步步滿衲香 걸음걸음마다 향기가 가득 차오른다.

 

逍遙亭敬次 正廟 憲廟兩聖朝御製韻(丁卯) -李太-

소요정에서 삼가 정묘·헌묘 두 성조의 어제(御製) 운을 이어 지음

玉流曲曲水聲長 옥수(玉流) 같은 굽이진 물결에 물소리 길게 이어지고,

松影槐陰喜晩凉 소나무 그림자, 홰나무 그늘 속에 저녁의 서늘함 기쁘도다.

嘒嘒鳴蟬佳興動 귀뚜라미(매미) 소리 요란하니 아름다운 흥취가 일어나고,

詠詩可飮萬年觴 시를 읊조리며 마치 만년의 술잔을 들 듯 하구나.

 

*소요정(逍遙亭)1636(인조 14)에 지었다. 첫 이름은 탄서정(歎逝亭)이었다가 나중에 소요정으로 바뀌었다. 북쪽과 동쪽으로 옥류천 물이 흐르며 서북쪽엔 옥류천 폭포가 있다. 그래서 지형문제 때문에 각 면마다 기단의 수가 다르다. , 남쪽은 1, 북쪽은 3, 동쪽은 5단이다. 1790(정조 14)에는 장마로 쓰러져 수리했다. 이후 큰 변화 없이 오늘에 이른다. 창덕궁 후원(昌德宮後苑) 또는 비원(祕苑)은 창덕궁 북쪽에 창경궁과 붙어 있는 한국 최대의 궁중 정원이다.

 

奉陪 慈聖, 登五雲閣有吟(己巳) -李太-

자성대비(할마마마)를 모시고 오운각에 올라 읊다

葱欝綠陰裏 짙푸른 녹음 속에서,

玉流處處聲 곳곳마다 옥구슬 같은 물소리 들려오네.

奉駕五雲閣 자성대비를 모시고 오운각에 오르니,

祝岡此日誠 오늘 이날, 만수무강 비는 마음 정성스럽기만 하네.

 

*葱欝(총울): 초목이 매우 푸르고 무성한 모양.

*綠陰(녹음): 여름날의 푸른 나무 그늘.

*奉駕(봉가): '가마를 받들다'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왕실 최고 어른을 모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는 할머니인 순원왕후를 공경하여 모시는 것을 말합니다.

*五雲閣(오운각): 창덕궁 후원에 있던 정자 이름입니다. '오색구름'은 상서로운 기운을 상징하며 왕이 머무는 곳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祝岡(축강): 산처럼 굳건하고 언덕처럼 무너지지 않는 만수무강(萬壽無疆)을 기원하는 것을 뜻합니다. 시경(詩經)에서 유래한 표현입니다.

 

登玉蓮亭 옥련정에 오르다 李太-

華山天作屹 화산은 하늘이 만든 듯 우뚝 솟아 있고

下有玉蓮亭 그 아래 옥련정이 자리하고 있네

夏日多佳氣 여름날엔 맑고 좋은 기운이 가득한데

溪長萬木靑 긴 계곡엔 푸른 나무 가득하네.

 

玉蓮亭 : 1895년 을미년 820(양력 108) 새벽. 명성황후가 시해 당한 곳

 

無題 제목 없음 李太-

彩雲葱籠雙闕裏 오색구름 푸르게 감도는 황궁(雙闕) 안에,

瑞日光明萬國中 상서로운 해는 온 세상을 밝게 비추네.

爲我三農時雨若 우리 농부들을 위해 때맞춰 비를 내려주시니,

太平安樂與民同 태평한 즐거움을 백성과 함께하네.

 

參判趙寧夏, 赴燕後韻 조영하가 연경에 부임한 뒤에 운을 이어 李太-

一別三千里 한 번 이별에 길은 삼천 리,

新年隔數旬 새해를 맞이한 지도 여러 날이 지났네.

遙知鴨江上 멀리서도 압록강 위를 짐작하니,

楊柳暗催春 버드나무가 남몰래 봄을 재촉하고 있음을.

 

*조영하(趙寧夏;1845~1884):본관은 풍양(豊壤). 자는 기삼(箕三), 호는 혜인(惠人). 서울 출신. 현령 조병석(趙秉錫)의 아들로 조병기(趙秉虁)에게 입양되었으며, 신정왕후(神貞王后) 조대비의 조카이다.
1863(철종 14) 정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고, 1867년 이조참판이 되었다. 1873년 민승호(閔升鎬) 등 민씨일족과 결탁하여 당시 흥선대원군의 실정을 탄핵한 최익현(崔益鉉)과 함께 대원군세력 축출에 앞장섰다. 1883년 독판군국사무(督辦軍國事務공조판서를 거쳐, 이듬해 지중추부사에 올랐으나 갑신정변 때 피살당하였다. 시호는 충문(忠文)이다.

 

林川郡守高奭鉉, 卽予舊學之人也, 聞某甲日在邇故, 特加一級, 又以詩贈焉(庚午)

임천군수 고석현은 곧 나의 옛 학문을 함께한 사람이다. 갑일에 벼슬길 오름을 기뻐해 특별히 한 등급 더하여 주고, 또 시를 지어 그에게 주었다. (경오년)

上林春氣早 상림엔 봄빛이 일찍이 찾아들고,

雨露結仙桃 비와 이슬은 신선의 복숭아 맺게 하네.

特贈云誰是 특별히 증직을 주니, 이가 과연 누구이랴.

甘盤有舊勞 옛날 감반 같은 충성과 노고가 있음이로다.

 

*고석현(高奭鉉) : 고종 7(1870) 110일에 임천군수로 재임 중

*上林 : 한나라 장안(長安) 궁성 부근의 이름, 황제의 정원()을 지칭. ‘임천군수와 연관해 임천(林川)과도 운을 맞춤.

*仙桃 : 신선의 복숭아, 곧 장수와 상서로움의 상징.

*特贈 : 특별히 증직(加官)을 내려줌.

*甘盤 : 하나라()의 현신(賢臣). 순임금 때 요임금을 보필한 인물로, 공로와 노고의 비유.

 

早春卽景 이른 봄날의 경치를 읊다 李太-

上林春氣明 상림(上林)에 봄기운이 밝아오니,

萬物生光時 만물이 빛을 내며 생동하는 때로다.

發育自然理 자라나고 길러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니,

化翁豈有私 조물주가 어찌 사사로움이 있겠는가.

 

*上林 : 본래는 한나라의 궁원의 이름이지만, 여기서는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과 나라를 상징합니다. 곧 군왕의 세계를 비유합니다.

*春氣明 : 천지의 기운이 밝아오는 것처럼, 군왕의 은혜가 온 나라에 미침을 뜻합니다.

*萬物生光時 : 만물이 자라나는 때, 즉 백성들이 모두 혜택을 입고 삶을 영위하는 시대를 은유합니다.

*發育自然理 : 만물이 자라나는 것은 자연의 도리, 곧 정치는 인위적으로 억지스러운 것이 아니라 하늘의 이치에 맞추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豈有私 : “어찌 사사로움이 있겠는가.” = 조금도 사욕이 없다.

 

寄囘還副价 參判趙寧夏 돌아오는 부사 참판 조영하에게 부침 李熙-

囘渡鴨江上 압록강을 건너 돌아오는 길,

必然鄕思多 필연코 고향 생각이 많으시리라.

應有紫宸夢 응당 임금 계신 대궐 꿈을 꾸시겠지만,

莫待春節過 부디 봄 명절이 지나도록 기다리지 마오.

 

華城行宮有吟 화성행궁에서 읊다 李熙-

來謁仙寢追慕新 화성 와서 선왕(정조)의 능을 뵈오니 그리운 정이 새롭고,

路邊楊柳帶靑春 길가의 버들은 푸른 봄을 머금었구나.

先王思澤至今在 선왕의 은택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고,

世世太平自樂人 대대로 태평하여 백성들 스스로 즐거워 하구나.

 

華城行宮敬次 正廟御製板上韻 화성 행궁에서 정조 어제의 운에 화답하다

三月隨城柳色新 삼월이 되어 성곽 따라 버들 빛이 새롭고,

群生草木際方春 만물은 풀과 나무가 무성하여 한창 봄빛이로다.

拜陵展禮需停午 능에 절하고 제사를 올리니 정오 무렵 잠시 머무르고,

觀舒占豊雨浹旬 하늘빛이 화창하여 풍년을 기약하는 단비가 열흘을 적시리라.

樓閣渾如天外境 누각은 아득하여 하늘 밖의 경계와도 같고,

村家盡是畵中人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림 속 사람 같구나.

先王盛德於斯在 선왕의 큰 덕이 이곳에 깃들어 있도다.

 

春詞 봄 노래

三月中旬柳色新 삼월 중순, 버들의 빛이 새롭고,

萬紫千紅太平春 온갖 꽃들이 만발하여 태평한 봄이로다.

群生草木皆自樂 만생명과 초목들이 저마다 즐거워하며,

薰風可以阜吾民 훈풍은 백성을 넉넉히 하리라.

 

大報壇親享日有威(辛未) 대보단에 친히 제향을 올리며 위엄을 느끼다(신미년)

於赫皇恩幾百年 , 성대한 황은이 몇 백 년 이어오고,

拜壇躳裸感風泉 제단에 몸소 절을 올리니 감응이 바람과 샘물 같구나.

我家大義昭如日 우리 집안의 큰 의리는 해처럼 밝으니,

一部麟經可以傳 한 부의 麟經(성스러운 경전)길이 전해질 만하도다.

 

聖廟酌献禮成敬慕偶題

성묘(聖廟)에서 작헌례(酌献禮)를 마치고 공경하는 마음에 우연히 짓다

杏壇日暖暢和風 행단(杏壇)에 해는 따스하고 화창한 바람이 부는데,

献酌禮成泮水東 성균관(泮水) 동쪽에서 술 올리는 예를 다하였네.

粤自祖宗崇道學 우리 조종(祖宗) 때부터 도학(道學)을 숭상해왔으니,

至今心法在于躬 지금에 이르러 그 마음의 법도가 내 몸에 있도다.

 

秋謁廟宮歷臨政院 吟示諸臣僚

가을에 종묘를 배알하고 의정부를 방문하여 신하들에게 읊다

輦路來臨坐此堂 임금의 수레가 지나가는 길로 와서 이 집에 앉으니,

明良濟濟珮聲長 현명한 임금과 신하들 가득하여 패옥 소리 길게 울리네.

王言出納宜惟允 임금의 말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은 마땅히 진실해야 하니,

宣布德音達四方 덕스러운 소리를 널리 퍼뜨려 사방에 이르게 하라.

 

*묘궁(廟宮):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종묘(宗廟)를 의미합니다.

*정원(政院): 의정부(議政府)를 가리킵니다.

*패성(珮聲): 신하들이 허리에 차는 패옥(珮玉)이 부딪쳐 나는 소리. 조정의 위엄과 질서를 상징합니다.

 

歷臨玉堂 吟示諸臣僚 옥당(玉堂)에 들러 신하들에게 읊다

臨講開筵玉署中 옥당에서 경연을 여니,

君臣情志自疏通 임금과 신하의 뜻과 마음이 절로 통하는구나.

論思啓沃伊誰任 토론하여 임금의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 누구의 임무인가,

日月刮磨賴爾功 밤낮으로 학문을 갈고닦는 그대들의 공에 의지하노라.

 

*옥당(玉堂), 옥서(玉署): 모두 홍문관(弘文館)의 다른 이름입니다. 홍문관은 궁중의 경서, 서적 관리 및 왕의 자문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계옥(啓沃): 신하가 임금의 마음을 올바르게 이끌어 깨우쳐 줌을 의미합니다.

 

歷臨內閣 吟示諸臣僚 내각(內閣)에 들러 여러 신하들에게 읊어 보이다.

故事敬遵暫駐轎 옛 관례를 공경히 따라 잠시 가마를 멈추고,

來臨擒院接臣僚 이곳에 와서 신하들을 접견하노라.

天章宸翰雙擎玩 선왕의 글과 어필을 두 손으로 받들어 감상하니,

追慕羹墻見帝堯 그리워하는 마음에 국과 담장에서도 요임금 보이는 듯하구나.

 

*내각(內閣): 규장각(奎章閣)을 의미합니다. 왕실의 도서관이자 학술 및 정책 연구 기관입니다.

*천장(天章), 신한(宸翰): 모두 임금의 글과 글씨를 높여 부르는 말입니다.

*갱장(羹墻): 순임금이 요임금을 그리워하여 국()에서도, 담장()에서도 모습이 보인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매우 깊은 그리움을 뜻합니다. 여기서는 선대 왕의 업적과 덕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玉蓮亭 옥련정에서 李太-

瑞靄籠南山 상서로운 안개는 남산을 감싸고

松陰入小亭 소나무 그늘은 작은 정자로 들어오네

池塘斜暎日 연못에는 햇살이 비껴 비치고

楊柳自搖靑 버드나무는 저절로 푸르게 흔들리네

雨後搴珠萡 비 온 뒤 구슬발을 걷어 올리니

風前倚玉欞 바람 앞에서 옥 난간에 기대어 본다

淸泉石間出 맑은 샘물이 바위 사이로 솟아나오니

琴曲共泠泠 거문고 소리와 함께 맑게 울리는구나.

 

文廟釋奠親祭日 與諸臣齋儒共吟(壬申) 李太-

문묘석전친제일에 여러 신하와 재유들과 함께 읊다 (임신년)

仰述先王體 우러러 선왕의 체통을 따르니,

泮宮釋奠成 반궁(성균관)의 석전을 이루었네.

講論夫子學 부자(공자)의 학문을 강론하니,

吾道益光明 우리의 도가 더욱 밝아지도다.

 

善竹橋恭次, 英廟御製(並小識)

我太祖開國入甲, 予小子祗謁 齊厚兩寢,

仍拜故都 文廟歷瞻 穆淸殿 又賢善竹橋,

石上血痕 宛然如新 鳴呼, 公之精忠道學,

自不覺興感尊慕於 五百載之下, 眞東方大賢之宗也,

予小子, 安得不以公爲師乎, 敬次, 英廟詩一句, 敢效繼述之義

 

서문(小識)

우리 태조께서 나라를 여신 지 갑년(甲年, 60)이 되매, 나 소자(小子, 임금이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가 공경히 제릉(齊陵, 신의왕후 한씨의 능)과 후릉(厚陵, 정종과 정안왕후의 능) 두 능침을 알현하였다.

이어서 옛 도읍(개성)의 문묘에 절하고 목청전(穆淸殿, 고려 태조의 어진을 모신 곳)을 두루 둘러본 뒤, 또 선죽교에 이르렀다.

돌 위의 핏자국이 완연히 새로 뿌린 듯하니, 아아! (정몽주)의 정충(精忠)과 도학(道學)이여.

오백 년의 세월 아래에서도 스스로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이 일어남을 깨닫지 못했으니, 참으로 동방 대현의 으뜸이로다.

나 소자가 어찌 공을 스승으로 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공경히 영묘(영조)의 시 한 구절에 차운하여, 감히 계술(繼述, 선대의 뜻을 이어받아 발전시킴)의 의를 본받고자 한다.

 

危忠大節光宇宙 위태로운 상황 속 충성과 큰 절개는 천지를 빛내었고,

吾道東方賴有公 우리 동방의 도()는 공(정몽주)이 있기에 의지할 수 있었네.

 

臨觀冑筵識喜(丙戌) 왕세자의 잔치에 참석하여 기쁨을 기록하다(병술년;1886)

甲觀今開講 왕세자의 학문 강연이 오늘 열리니,

溫文又日新 온화한 문채가 나날이 새롭구나.

臨筵予有喜 자리에 임하여 내 기쁨이 있으니,

賜讌太和春 태화의 봄날에 잔치를 내려주셨네.

右春坊 오른쪽은 춘방(春坊)에서 짓다.

 

臨宣雷肆讌 선뇌사의 잔치에 임하여

嘉悅睿工新 아름답고 기쁘도다, 성상의 솜씨가 새로우니,

今日同歡意 오늘 함께 기뻐하는 마음,

萬和都是春 온 세상이 화목하니 모두가 봄이로구나.

右桂坊 오른쪽은 계방(桂坊)에서 짓다.

 

臨醞玉署 恭述先志 옥서에서 술을 내리시니 공손히 선대의 뜻을 기술하다

臨御集賢殿 집현전에 임하시어,

論經此讌開 경서를 논하며 이 잔치를 여셨네.

惟今繼述意 오직 지금의 계승하고 서술하는 뜻은,

法醞又恩盃 법도에 맞는 술과 은혜로운 술잔에 있도다.

 

耆讌日識喜(戊子) 기로연에서 날마다 기쁨을 기록하다(무자년)

長樂春和慶卲齡 장락궁에 봄기운 화창하니 고령을 경축하고,

九如為頌祝康寧 구여의 송으로 강녕하심을 축원하네.

今朝耆讌開金榜 오늘 아침 기로연에 금방을 여니,

南極祥輝見大星 남극의 상서로운 빛이 큰 별에서 나타나는구나.

 

健元陵 遺東宮攝裸有述(辛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