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문화재 여행

지옥의 악귀까지도 해탈케 한다는 안정사 범종과 만세루

천부인권 2010. 12. 4. 08:02

 

 

 <안정사 만세루를 해탈교 쪽에서 촬영>


 

법화종 제일의 대찰이라는 안정사(安靜寺)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80호인 ‘안정사 대웅전’, 제282호인 ‘안정사 괘불’, 제283호인 ‘안정사 범종’, 제284호 ‘안정사 연 및 금송패’, 제471호인 ‘안정사 가섭암’이 있고, 문화재자료 제145호인 ‘안정사 만세루’ 등 6개의 문화재가 있어 오랜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직접 보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은 대웅전, 범종, 만세루, 한창 복원 중인 가섭암,이 전부이다.

 

 
<안정사 부도군>

 

안정사로 들어가는 입구 우측에는 이곳에서 열반하신 스님들의 부도군(浮屠群)이 도열을 하듯 서있어 한번 들러 볼만하다. 그리고 계속 올라가면 ‘벽발산안정사(碧鉢山安靜寺)’의 일주문이 나온다.


 

 

 <안정사 일주문>

 

 

<해탈문이 없는 대신 해탈교가 있다.>

일주문을 뒤로하고 계속 가다보면 안정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그만 해탈교가 놓여있고 좌측으로는 만세루가, 정면에는 종루가 보인다. 종루에 매달린 커다란 종은 요즘 것이고 정작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83호인 범종은 종루 위에 올려져 있다. 종루로 올라가는 계단이 썩어 올라가지 못하도록 해두었는데 용케 올라가 사진으로 남겨 두었다.

 

 

<만세루 전경>

안정사의 마당에 오르는 계단을 채 오르기 전 만세루에 관한 안내판이 있고 맞배지붕을 한 만세루의 하부 기둥이 보인다. 마당에 오르면 마당과 평면이 되기에 단층으로 보여 지지만 만세루 마루 아래는 비워져있는 공간이다.

 

만세루 입구에 세워둔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어 두었다.


안정사 만세루(安靜寺 萬歲樓)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45호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1888


이 누각은 1686년(숙종12)에 처음 건립된 이래 1841년(헌종7) 중수를 거쳐 지금에 전하고 있다. 원 건물은 정면 5칸이었다고 전하며, 중수할 때 지금과 같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로 고쳐지었다고 한다. 건축양식은 조선 후기의 서원. 향교. 누정 등에 널리 적용된 익공계(翼工系) 양식이다. 사원 경내의 누각은 문루(門樓), 강당(講堂), 종루 등의 기능을 겸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서리로 진입하게 만들어진 이 누각은 문루로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는 조선시대에 조성된 산지중정형(山地中庭型) 가람의 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경상남도 산지 사찰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종루에 달려 있는 대종>

 

 

<종루>

 

 이곳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어 두었다.


안정사 범종(安靜寺 梵鐘)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83호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1888


범종의 신앙적 의미는 종소리를 듣는 순간만이라도 번뇌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에 있다. 또 범종의 소리는 땅속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종소리를 통해 뭇 생물과 지옥의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한다고 한다. 절에서는 아침에 28번, 저녁에 33번 종을 쳐 온 세상과 땅속까지 부처님의 소리를 전하고 있다.


이 범종은 원래 1580년(선조13)에 전라남도 담양의 용천사(龍泉寺)에서 만든 것인데, 임진 왜란 때 절이 불타 폐허가 된 뒤 이곳으로 옮겨왔다. 이 범종의 외형적인 모습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범종과 마찬가지로 항아리를 거꾸로 한 형태이다. 또 종을 거는 고리부분(龍鈕) 역시 한 마리의 용으로 연출하였으며 종소리를 맑고 은은하게 하면서 긴 여운을 만들어 주는 음통(音筒)도 있어서 우리나라 고유의 범종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종의 어깨(上帶)에는 작은 체크무늬(格字細文) 위에 두 겹으로 핀 연꽃무늬(重辨蓮花文)를 둘렀으며 맨 아래쪽에는 연꽃과 넝쿨무늬를 새겼다. 종의 어깨 아래에는 9개의 유두를 둘러싼 사각형의 테두리가 4개있다. 유곽과 유곽 사이에는 이 종을 만든 일자와 장소, 종을 만들 때 도움을 준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 종의 내력을 전해주고 있다. 그 아래에는 네 곳에 연꽃무늬의 원을 두르고 원안에 만(卍)자를 새겨 부처의 세계를 표현하였으며 구름이 그것을 받치고 있다. 지름 69cm, 높이 118cm로 조형미를 갖춘 조선 중기의 범종이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83호 안정사 범종>

 

용생구자(龍生九子) 이야기

청용과 황용이 혼인를 하여 아홉이나 되는 자식을 두게 된다. “아홉이란 뜻은 ‘굉장히 많다’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 9용의 성격이 너무 달라 형제간 성격이 다른 사람에 비유하여 용생구자불성룡'(龍生九子不成龍)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모두 용은 되지 못했지만 각자의 쓰임새가 있다. 종을 매다는 고리부분(龍鈕)에 조각되어 있는 ‘포뢰(蒲牢)’는 셋째 아들이다.

 

셋째는 ‘포뢰(蒲牢)’라 한다.
모양은 용을 닮았지만 용보다 작고, 울부짖는 것을 좋아하며, 바다에 사는데 고래를 제일 겁을 내어 고래가 습격 시에 크게 울어 그치지를 않는다. 그래서 포뢰(蒲牢)를 종의 윗부분 고리로 만들어 놓고 고래모양을 새긴 나무로 종을 때린다. 포뢰의 울음소리처럼 종소리가 잘 난다고 한다.

 

 

 

<용뉴인 포뢰 그리고 목어, 대북, 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