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들/생각하다

창원시 허시장 달변은 좋으나 초보 티 난다.

천부인권 2018. 9. 5. 15:23

 

 

 

2018년 9월 3일 허성무 창원시장과 블로거들의 간담회 모습

 

 

지난 9월 3일 창원시청 3층회의실에서 허성무 창원시장은 블로거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각자의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블로거들이 질문을 하고 허시장이 답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대화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고 종편에서 단련된 허시장의 달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간담회에 참가해 3가지 질문을 했다. 첫 번째 질문은 「"성주수원지"의 물은 창원시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질문의 개요를 설명하자면


『창원시 천선동 562번지 일대에 위치한 『성주수원지』는 1955년 6월 진해읍에서 진해시로 승격하면서 대량의 식수원이 필요하자 1959년 7월에 착공하여 5년에 걸친 대공사 끝에 1964년 7월 완공했다. 당시 창원은 창원기계공업단지가 조성되지 않아 허허벌판의 농촌이라 창원분지 내 물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하게 대두될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또한 창원분지 내 사람들은 농사에만 매달려 살다보니 경제적으로 가난을 면치 못했던 때였다. 그런 때에 대규모 공사가 벌어지고 일자리가 생겨나니 크게 반대하는 사람들도 없었으며, 당장 먹고 사는 형편이 나아졌으니 불만도 없었다. 
10년 후 상황이 급변하여 창원공단이 1974년 산업기지개발촉진법에 의해 산업기지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총면적 20.20㎢의 대규모 기계공단 조성사업이 시작되었다. 기반시설로는 20만t/일 규모의 공업용수, 48만kW의 전력 시설용량, 2만 1,000회선의 통신시설, 25만t/일 처리규모 폐수종말처리장을 갖추면서 기계공업의 요람이 되었다.
당시 가장 큰 문제는 공단에서 사용해야 하는 지하수였으며 각 공장마다 지하수 개발로 인해 원주민이 살던 곳의 우물은 순식간에 물이 사라져 버렸다. 결국 낙동강에 식수를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해결책이라 생각하며 지금까지 왔다.
한때 창원시는 “환경수도”를 외치며 환경을 살리자고 생난리를 쳤지만 정작 도심에서는 자연을 파괴하는 일 말고는 별로 한 것이 없다. 오히려 잘 보존되어 오던 철새들의 낙원 주남저수지는 관광자원의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철새는 없어지고 인간 떼만 왔다간다.
지금부터는 파괴된 도심환경에 자연의 생명을 불어 넣는 생태계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는 자원을 도둑질해간 『성주수원지』를 창원분지 내 수생태계에 온전히 돌려주는 사업이다.
창원분지에는 큰 하천도 없고 그나마 시민들이 의존하는 남천과 창원천은 급경사에 직강화(直江化)된 하천이라 물이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 도심의 기후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이 만든 도시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수수(水樹)의 확장 말고는 대안이 없다.
특히 창원시의 기후 문제는 분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를 해결 하는 방법 중 하나가 성주수원지 물을 도심 속으로 끌어들여 인구가 밀집해서 사는 공간에는 지상으로 개울물이 흐르도록 만들고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는 분수를 만드는 것이다. 물이 흐르는 도심은 생태학적으로도 건전하고 사람의 심성을 온화하게 해 주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로거들의 의견을 신중하게 듣고 있는 허성무 창원시장

 

이에 창원시장은 이처럼 답했다.
『환경수도에 대한 많은 분들의 지적이 있습니다. 제가 한 일은 아니지만 제가 이어 받았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모순적이거나 이율배반적인 행정을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성주사수원지 문제는 창원시의 예민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지금 진해로 가는 수돗물의 80%는 낙동강 강변여과수이고 20%가 성주수원지에서 취수한 물과 웅동수원지 물인 것으로 보고받고 있습니다. 사실상은 진해로 공급되는 물도 낙동강 물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진해구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의 정서에는 낙동강 물보다는 성주사 수원지 물이 더 깨끗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낙동강 물에 성주사수원지 물이 조금이라도 섞이는 것이 심리적 위로 또는 정서적인 위로를 삼고 있습니다. 물론 낙동강 물을 먹고 있는 구창원, 마산, 양산 등의 시민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런 통계보다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고 정치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입니다. 천부인권이 말하는 것처럼 시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민의 의사가 잘 고려되지 않고 일을 추진하다가는 될 일도 되지 않을 수 있으며, 앞으로 공론화가 필요하고 여론의 성숙도 있어야 하는 일입니다. 지역에 많이 도랑을 내고 그 물들이 흘러가면서 환경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현재의 어려움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여 『성주수원지의 문제는 취수원의 문제와 함께 하기 때문에 취수원의 해제가 필요한 부분입니다.』라 했다.

 

 "성주수원지의 물" 문제는 진해구민의 정서도 중요하지만 더 큰 그림은 창원시의 생태계 보존과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는 근본적 문제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 문제보다 원칙을 중요시하는 행정의 기준을 정해 허시장의 철학이 담긴 모습을 갖추는 것에 치중해야 앞으로 신뢰가 쌓이고 추진방향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란 측면에서 허시장의 의사 결정 방향이 아직은 초보 티를 내고 있다고 보았다.
철학과 소신을 실천함에 다소 실수가 있더라도 이를 실천해야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는 것인데 일을 생각하기도 전에 안전함을 찾고 정치적 고려에 초점을 맞추면 시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묘연해 진다. 안전 빵인 일들은 창원시의 많은 시장들이 이제까지 해왔던 일이다.
“사람중심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면 그에 걸 맞는 일을 추진함에 있으며, 몇몇이 가져가는 이익이 아니라 창원시민 모두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