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자원봉사/봉사단과 마을 이야기

봄을 캐는 고성 도동마을과 농촌의 미래

천부인권 2010. 2. 21. 20:03

 

 

 

마을 뒤편 산기슭에서 겨우내 찬바람을 맞고 자란 머위를 캐시는 분을 만났습니다. 이곳 고성군 하일면 도동마을은 고성만의 해풍이 불어와 기후가 따뜻하여 머위 밭에 비닐만 덮어두면 겨울 내내 자라 2월부터 머위를 생산하는데, 지금처럼 어린 순을 캐어 나물용으로 판매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면 또 다시 머위의 새싹이 돋아나는데 그때도 어린순을 캐어 판매를 하고 찬바람이 끝나면 머위를 캐지 않고 크게 자라게 두어 줄기가 굵어지면 베어서 줄기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지금 캐는 머위는 일손이 없어 약간 늦게 캐게 되어 많이 자란 상태라 합니다. 그리고 머위는 일년 내내 생산이 가능하여 농가에 소득을 주는 효자작물이라 하십니다.

 

오늘 캐어낸 머위를 꿇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로 헹구어 내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하고 고춧가루와 참깨가루, 다진 마늘 등 양념을 넣고 참기름을 넣은 후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무치면 머위의 쌉스럼한 맛이 봄의 향기를 불러와 입맛을 돋우는 봄철 먹거리로 최고가 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머위는 화뢰라고도 하며 전초를 진해, 거담, 폐옹, 토혈 등의 약으로 사용되며, 특히 눈에 나는 다래끼에 즙을 바르면 다래끼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이 도동마을의 주된 생산 작물은 머위와 취나물인데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머위와 취나물을 캐면 농협이 수매를 하고 일반 상인들에게도 판매를 한다고 합니다. 이 마을 이장님의 안내로 취나물을 키우는 비닐하우스에 가보니 파란 취나물이 많이 자라 캐어서 판매를 할 시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제비꽃도 이곳 비닐하우스에서는 벌써 꽃을 피워 사람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이 마을입구에는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물이 솟는 곳이 있어 이 물을 마을 공동의 빨래터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흘러 샛또랑을 타고 바다를 향해 흘러가고 있어 물이 곧 돈으로 환산되는 세상을 사는 저에겐 부러운 일이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마창기술봉사단이 찾아간 고성군 하일면 도동(道洞)마을은 전형적인 시골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약 30호가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마을 이장님에 의하면 30호 중에 23호가 독거노인 가정이라고 합니다. 마을은 초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새로운 발전이라는 것을 시도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곳이라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시골은 노령화가 심화되어 이런 분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이 없어 우리의 밥상이 초라해지고 다양한 먹거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20년 내에 우리나라의 농촌은 초토화되지 싶습니다.

 

그때엔 먹거로 인해 농부가 최고의 직업으로 등극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리 공장에서 좋은 물건들을 생산한다 해도 자동차를 먹을 수 없고, 컴퓨터를 씹어 먹지는 못하는 일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