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시당십이경운(今是堂十二景韻)
驚麓春花 앵봉의 봄꽃-제1경
春風一夜足生涯 봄바람은 생애 하룻밤에도 족한데
雨洗山顏碧破霞 비에 씻긴 푸른 산의 안개가 흩어지네
金馬歸來曾機日 금마문에서 돌아온 지 그 언제인데
年年留發杜鵑花 해마다 두견화는 잊지 않고 피어나네
金馬歸來(금마귀래) : 금마문(金馬門)은 중국 한나라 때 지어진 미앙궁(未央宮) 문의 하나. 벼슬을 하여 관청에 나가 하문(下問)을 기다리던 곳이다. 따라서 금마귀래는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오다는 뜻이다.

龍壁冬篁 용두언덕의 겨울 대나무-제2경
龍岡歲慕綠猗猗 용강은 세모에도 푸른 대가 무성하여
活意欣看机案移 기분 따라 책상 옮겨 흔쾌히 바라본다.
鳳去千年山獨立 봉황은 가고 산만 천년 홀로 섰는데
琅干不見雪封枝 눈이 가지를 덮어 낭간은 보이지 않네
琅干(낭간): 아름다운 대나무의 이칭. 혹은 좋은 문장을 일컫기도 한다.

鳳庵孤鍾 무봉암의 종소리-제3경
殘燈落月到深宵 달도 지고 밤은 점점 깊어 등불만 남았는데
萬籟俱空四寂寥 세상의 온갖 소리 사라져 사방이 적막하네
山僧似解塵襟惱 산사의 승려가 속세의 번뇌를 벗어내듯이
打送鍾聲衆慮消 종소리 울려 보내 중생들 근심을 덜어주네

馬巖暮雨 마암산의 저녁 비-제4경
浦樹依微一夢中 물가 나무 하룻밤 꿈속처럼 희미하여
仰看雲氣濕蒼穹 구름을 쳐다보니 하늘이 젖어 있네
躊躇半壁騎驢客 언덕 위 노새 탄 나그네의 머뭇거림이
恰似當年陸放翁 옛날 방옹의 행색과 정녕 흡사하구나
陸放翁(육방옹): 중국 남송시대의 문학가 육유(陸游 ; 1125~1210). 放翁(방옹)은 호. 9300 여수에 달하는 시를 남겼으며, 금나라에 항거하는 시를 많이 써 애국시인으로 불린다.

淵臺霽月 월연대의 밝은 달-제5경
先生遺迹水東流 선생의 유적은 물처럼 동으로 흘러가고
惟見鶯峯霽月留 앵봉에는 비가 개여 밝은 달이 보이네
萬古如磨心鏡白 오랫동안 닦은 마음 거울처럼 깨끗하고
清光夜夜上簾鉤 맑은 빛이 밤마다 주렴 사이로 희미하네.

舍堂炊烟 사인당의 밥짓는 연기-제6경
江村西望隔澄紗 강마을 서쪽으로 맑은 모래 바라보면
桑柘千年釀物華 조상의 오랜 터전 좋은 풍경 빚었구나.
況是南鄕生理好 하물며 남쪽 고향 살기도 좋아서
雨中烟樹碧家家 빗속에 밥 짓는 연기 집집마다 푸르네.

南樓畫棟 영남루의 단청기둥-제7경
眼勢西窮野復寬 보이는 곳 서쪽 끝에 들이 다시 펼쳐지고
群山浮碧大江漫 푸르고 큰 강 위에 산들이 가득 떠있네
南樓豈獨專奇勝 어찌 영남루만 홀로 빼어난 승경 일 까만
為作斯亭供好看 이 정자 지은 덕에 함께 보고 즐기네

西城曉角 서쪽성의 새벽달-제8경
舞鳳山西月欲沈 무봉산 서쪽으로 달이 넘어가려 하니
松陰眠鶴忽驚吟 소나무에 잠든 학 문득 깨어 우는구나
依依畫角江城出 희미한 화각 소리 강성 밖으로 들려오면
警起幽人五夜心 유인도 놀라 새벽잠에서 깨어 일어난다
畫角(화각) : 악기의 한 가지. 대나무로 만들며 외부를 채색하였으므로 화각이라 한다. 옛날 軍中이나 城中에서 새벽을 경계하는 데 사용했다.
幽人(유인) ; 세상을 피해 조용히 은거하는 사람.

梨淵漁火 이연의 고기잡이 불-제9경
漁子連燈徹夜明 고기 잡는 등불들이 밤새도록 밝으니
波宮應有老龍驚 수궁에 응당 있는 노룡도 놀라리라
問渠知得江山趣 그에게 강산의 정취를 아는지 물으니
夢裏惟聞欸及聲 오직 노 젓는 소리만 꿈속에서 들린다네.

栗林落葉 밤 숲의 지는 잎-제10경
暮天摇落薄雲陰 해 질 녘 옅은 구름 아래 흔들리며 떨어지니
極目秋容冷不堪 가을 풍경 보이는 대로 못 견디게 차네
薊北丹楓何處是 계북의 고운 단풍도 이만한 곳 있을까
風吹一夜滿江南 한밤에 바람 불면 강남에도 가득 차리

白石看羊 백석 더미의 양치기-제11경
道士看羊去不回 양을 치던 도사는 가고 오지 않고
只留堆石古江隈 옛날의 강굽이엔 돌 더미만 남았네
至今箇箇精神白 지금도 하나같이 정신이 명백한데
長使行人指點來 늙은이가 행인을 가리키며 오는구나

青郊牧牛 푸른들의 소치기-제12경
小兒安得識陶唐 소년들이야 어찌 도당을 알랴마는
兩兩驅牛飮水傍 짝을 지어 물 먹이러 소를 몰아가네
一色青烟芳草岸 풀 우거진 언덕 푸른 안개 일색인데
夕陽無限笛聲長 석양에 피리소리 끝없이 길구나
十一代孫 龍九 謹稿 11대손 용구 삼가 지음
출처: https://yjongha.tistory.com/83 [벼이삭처럼....: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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