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정유고(晦汀遺稿)』는 회정(晦汀) 박영채(朴榮埰)의 시집으로 책 표지에 회정의 존영(尊影)이 있고, 한문으로 세로글씨 목차를 붙인 후 김철희(金喆熙)의 서문을 붙였다. 책은 석판본 접장으로 떡제본을 하였고 한문에 번역문을 달아 1992년에 발행했다. 출판사는 알 수가 없고 말미에 아들 박지훈(朴芝壎)의 발문이 있다.
이 책은 헌책방 부림서점에서 2026년 5월 27일에 만오천원에 구입했고, 책의 크기는 가로 19cm, 세로 26cm이며, 144쪽이다.

아들 박지훈(朴芝壎)이 기록한 회정(晦汀) 박영채(朴榮埰)의 가장(家狀)에 의하면 신라 혁거세(赫居世)의 후손으로 족보의 시작은 밀양 박씨(密陽朴氏) 규정공파(糾正公派)의 중시조는 고려 시대의 박현(朴鉉, 1253~1340)으로 밀성대군(密城大君)의 16세손이며, 태사 문정공 박흥(朴興)의 아들이다. 대(代)를 전하여 10대조 박효춘(朴孝春)은 함안에 이사하였고, 9대조 박영창(朴永昌)은 칠원(柒原, 지금은 진동면 동전리)에 이사했고, 박영채(朴榮埰,1829~1905)는 구산면 반동리와 동전리에서 후진양성 했으며, 마산애국노인회장을 역임하고 6.25사변으로 부산에 이주하여 봉산음사(逢山吟私)에서 활동했다.







晦汀詩稿序
詩者言志之謂亦 隨時代而發性情之謂也 故孟子曰 讀其詩而不知其人可乎 余今於晦汀稿 窃有所感 不能不弁一言于卷端 以副其肖彧鐘夫之懇也 晦汀子生舊韓高宗乙丑年 才弱冠 遭庚戌社屋之變 自後至乙酉光復三十六年之間 無日非山河異昔之淚矣 自後至乙巳正席二十年之頃 無歲非南北分爭之愁矣 則杜工部所謂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者非耶 晦汀子無詩則已有之 烏得不隨境而興感矣乎 春鳥秋蟲 長歌短曲 無非感時之賦也 夏雨冬雪 孤吟獨詠 亦莫非恨別之詞也 半世紀之所遺 可詠而可讀者 不爲不多 而見存於兵燹之餘也 僅十之一二矣 雖然 視世之文集之可傳者 或沒入灰燼而無傳乎 則不又奇幸矣哉 況一臠呈 以知金鼎片羽呈以證五采哉 況所存詩不見拘於聲病 自發其性情 使讀之者 可想見其爲人 于哉 晦汀子姓朴 諱榮埰 系出密陽
檀紀四三二四年壬申上元節
順天 金喆熙 謹序
註 成均館大 漢文學 敎授


회정시고서(晦汀詩稿序)
시는 뜻을 말하는 것이며, 또한 시대를 따라 성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맹자가 말하기를, “그 시를 읽고서 그 사람을 알지 못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나는 이제 회정(晦汀)의 시고(詩稿)를 보며 남몰래 느끼는 바가 있어, 책 첫머리에 한마디 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그의 간절한 부탁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회정자는 대한(大韓) 고종 을축년에 태어났다. 약관의 나이에 경술국치의 변란을 당하였고, 그 뒤 을유광복에 이르기까지 36년 동안 하루도 강산이 예전과 달라진 슬픔이 없는 날이 없었다. 또 그 뒤 을사년 이후 20년 동안에는 해마다 남북 분쟁의 근심이 없지 않았다.
그렇다면 두공부(杜工部)가 말한 “시국을 느끼니 꽃을 보아도 눈물이 흐르고, 이별을 한하니 새소리에도 마음이 놀란다.”라는 말이 어찌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니겠는가.
회정자에게 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시가 있었으니, 어찌 처한 경계에 따라 감흥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봄 새소리와 가을 벌레 소리 속의 긴 노래와 짧은 곡조가 모두 시대를 느낀 작품 아닌 것이 없고, 여름비와 겨울눈 속의 외로운 읊조림 또한 이별의 한을 노래한 말 아닌 것이 없다.
반세기 동안 남겨진 작품 가운데 읊고 읽을 만한 것이 적지 않으나, 병화(兵火) 뒤에 남아 있는 것은 겨우 열 가운데 한둘에 불과하다. 비록 그러하나, 세상 문집들 가운데 전할 만한 것들도 혹 재 속에 묻혀 전하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을 보면, 이 시고가 남아 전해지게 된 것 또한 기이한 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물며 한 조각만 드러내 보아도 솥 전체의 맛을 알 수 있고, 한 조각 깃털만 보아도 봉황의 찬란한 깃 빛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남아 있는 시들은 성률(聲律)의 결함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성정을 발현하였으니,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사람됨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
아아, 회정자의 성은 박(朴)이고 이름은 영채(榮埰)이며, 본관은 밀양이다.
단기 4324년(1992) 임신년 상원절에
순천 김철희(金喆熙) 삼가 서문을 쓰다.
주(註) : 성균관대학교 한문학 교수.
南北分爭國勢空 남과 북이 나뉘어 다투니 국력은 쇠해가고
何其主義不相同 어찌하여 서로의 사상은 이토록 다른가.
偏憎汚史侵漁弊 백성을 착취하는 탐관오리의 횡포는 사무치게 미우나,
尤喜精兵利勝功 정예 병사가 거두는 승전보는 더없이 기쁘구나.
値世危機希改革 이 위태로운 난세를 맞아 개혁을 간절히 바라며,
爲民安業願年豐 백성이 생업에 안심하고 풍년이 들기를 염원하네.
戍樓先叵見童語 변방의 망루에서 먼저 들려오는 어린아이들의 말,
勇進殲讐各盡忠 용맹하게 나아가 원수를 멸하고 저마다 충성을 다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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