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읍 선흘리 170-2에는 반공反共이란 구호로 미쳐 날뛰던 살인자들에게 희생당한 『제주 4·3 희생자 위령비』가 있는 곳으로 정당하지 못했던 국가 폭력이 얼마나 많은 피의 댓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이다. 이 『四·三 犧牲者 慰靈碑』 곁에는 216명의 「선흘리 4·3 희생자 명단」을 희생자 유족회에서 기록해 두었다. 그 옆에는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시비가 세워져 있어 그 내용을 옮겨 둔다. 선흘곶에서 우는 새 -김관후- 까마귀가 까악까악 울기 시작하네. 그 울음 숲을 버리고 어디로 향할까. 마을주민들 하나둘 대섭이 굴로 모여들고 멀리서 들려오는 총소리 치마폭으로 감싸 안네. 검은개 노란개의 그림자 어른거리고 꼭꼭 숨어라 내일 아침 볼 수 있을까. 총소리 코밑까지 밀려와 심장을 흔들 때 도틀굴 목시..